[단독] 신동엽 "'청룡'받으니까? 다른 사람 1000명 받는 것보다 기뻐"(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인터뷰)
[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1991년 SBS 특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이후 올해로 데뷔 32주년. 대한민국의 코미디 전성기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는 그의 별명은 국민 MC이자 '동엽 신(神)'. 신동엽(53)은 머물지 않는 도전으로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천상 방송인이다.
진심으로 시상식을 즐기는 태도까지도 '동엽 신' 그 자체였다. 신동엽은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BSA)에서 남자 예능인상을 수상하고는 무대에 올라 보는 이들을 주목시키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상식을 하나의 콘텐츠로 완성시켰다. 시상식 전반의 분위기를 평한 수상소감도 화제였다. 신동엽은 "진짜로 즐겁게 파티 같았다. '소년시대' 음악이 나오면서 춤을 추길래 '와 대박! 임시완이 직접 추는 거야?'했는데 시완이가 너무 늙었더라. (박)남정이 형이라서 웃기기도 했다가, 레전드가 나오니까 발상도 재미있고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다른 시상식들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고 파티를 하는 느낌이었다. 경직되지 않은 사람들 표정에 전체적 공기가 젊고 신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견이 없는 수상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상처받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신동엽은 수상 당일을 떠올리면서 "진짜 누가 받는지를 아무도 안 알려주더라. 저도 받을 수도 있지만,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참석을 했는데 후보들이 나오면서 '아 얘도 올랐구나' '참 열심히 잘했지' '재미있었지' 하기도 했다. 보면서 '잘하면 내가 받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이어 "아무래도 'SNL코리아'를 길게 해왔으니 내심 기대가 되기도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SNL코리아'는 신동엽과 10년을 넘게 함께한 프로그램이다. tvN에서 방영됐던 시즌3부터 함께했고, 올해까지 무려 13년째 함께하고 있는 것. 신동엽은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던 안상휘 대표와는 끈끈하다. tvN에서 나와서 할 때에도 '어떤 플랫폼에서 할까'를 생각하면서 쿠팡플레이와 하게 됐다. 플랫폼도 달라졌고, 이제는 제작사도 달라졌지만 안상휘 대표와 저, 그리고 우리 멤버들인 PD와 작가들은 그대로 오래 함께하니까 이 작품에 힘을 실어준 느낌도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SNL'로 멋스럽게 상을 제대로 받을 일이 없었잖나. 'SNL'로 상을 받고 최근에는 MT도 함께 갔는데, 멤버들이 너무 좋아하고 축하해주더라. 무대에서 안상휘 대표의 표정도 보였는데, 10여 년을 함께 하다 보니 전우애도 짙어졌다"고 밝혔다.
'신인 명가'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신예들을 발굴한 것도 'SNL'의 역할이었다. 신동엽은 "상을 받으면서 제가 상을 받기 전에 윤가이가 여자신인예능인상을 수상했고, 그전에는 주현영, 김아영이 상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SNL'을 통해서 새로운 친구들이 사랑을 받고 인정을 받는 것을 쭉 몇 년간 지켜보며 소중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야 방송도 오래 했지만, 'SNL'이 아니었다면 그녀들은 대중이 알기 쉽지 않았고 사랑받는 계기가 없었을텐데, 얼마나 중요한 프로그램인지 실감이 됐다. 'SNL' 자체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고, 앞으로도 어떤 친구들이 상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뿌듯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신동엽은 수상소감을 통해 얼마나 치열한 고민 끝에 'SNL'이 탄생하고 있는지를 알린 바 있다. 이에 등장하는 호스트들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신동엽은 "이번 시즌 섭외만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동안 리부트의 첫 호스트였던 이병헌을 시작으로, 전 연인이던 이소라까지 섭외할 수 있던 데에는 신동엽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했을 터. 신동엽은 "삼고초려가 아니라 사고, 오고초려를 할 정도였다. 제 친구 이병헌이 첫회를 해줘서 여전히 고맙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소라 씨도 사석에서 만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이소라 씨의 유튜브에도 출연했고, '나중에 SNL에 출연해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제작진의 연락에 흔쾌히 해주더라.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재미있지 않겠나.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네' 싶은 것을 해줘서 고마웠다"고 출연자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도 강력한 호스트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엽은 "섭외가 너무 힘들다"면서 "내가 생각해도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하고 나면 너무 행복해하고 진짜 뜨거워지는 느낌인데, 하기 전에는 걱정이고 부담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아무나 섭외할 수 없으니 섭외와의 전쟁이다. 이번 시즌의 목표는 1회부터 10회까지 10명의 섭외를 깔끔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앞으로 선배님으로 따지면 최민식 선배 같은 분도 모시고 싶고, 하정우 씨도 감독도 하고, 코미디 감각이 뛰어나니 모시고 싶다. 천재 같더라. 이쪽으로 특유의 '똘기'가 발휘돼 재미있을 것 같다. 또 손석구 씨나 황정민 씨,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와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코미디 외길에 실내 스튜디오 예능, 그리고 콩트에서도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동엽은 이제는 유튜브로도 세계를 넓히며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중. 그런 신동엽의 '롱런' 비결은 '진심'이다.
"얄팍한 수를 쓰면 언제든 걸리게 돼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나쁜 의로도 생활하다 보면 결국엔 어느 순간 딱 걸리게 되는 거다. 조금은 손해 보는 듯 하지만, 이타적인 마음으로 하다 보면 사람들은 그걸 기가 먹히게 알아주고 자기에게 도움이 된다. 어렵고 힘든 싸움일 수 있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렇게 꾸준히 달려온 신동엽의 손에 쥐어진 첫 '청룡' 트로피는 어떤 의미가 될까. 신동엽은 "내가 직접 상을 받지 않더라도 그 모습을 누구보다도 자주 보는 편인데, 그날도 그렇게 말했고 예전에도 그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상을 받아 보니까, 다른 사람들 상을 받을 때 행복하지만, 내가 받는 순간 행복감은 다른 사람이 1000명 정도 받았을 때의 마음이다. 너무 좋다. 그냥 너무 좋다"며 밝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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