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M그룹 차녀 우지영의 태초이앤씨,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LOI 제출

볼트엣마켓(Vault@Market)은 가치있는 거래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자를 보호(Vault)하는, <블로터>의 새로운 자본시장 정보제공 서비스입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입찰에 우오현 회장의 SM그룹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엔 딸이 소유한 회사를 통해서다. 그렇지 않아도 줄잡아 10여개에 이르는 건설사를 소유한 SM그룹이 또 건설사 인수를 추진하자 '벌떼식 지배구조'가 더욱 복잡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딸 소유 회사의 M&A를 위해 SM그룹 타 계열사가 연이어 자금을 댄 것으로 보여 계열사 지원에 대한 정당성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건설 홈페이지

4일 법조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차녀 우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태초이앤씨’가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매각 주관사측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6월19일 대우조선해양건설 매각 공고를 내고 6월20일부터 7월3일까지 LOI를 접수받았다. 접수 결과 LOI를 제출한 인수후보는 SM그룹 차녀가 지배하는 태초이앤씨, 그리고 기타 기업 등 총 2곳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2022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83위를 기록한 중견건설사다. 원래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였는데, 대우조선해양이 2017년 7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에 매각하면서 분리됐다. 키스톤PE는 2019년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지분 전량을 한국테크놀로지에 넘기면서 엑시트했다.

하지만 이후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대내외 악재에 휩싸이며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기에 이르렀다.

우선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대주주인 한국테크놀로지와 대주주 관계회사 등에 대여금 및 지분 인수 등으로 다량의 자금을 지출했다. 추후 드러났는데, 이 기업들은 대부분 부실기업이었고 대우조선해양건설은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건설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고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협력사 자재대금 뿐만 아니라 직원임금 마저 주지 못할 정도로 곳간 사정이 악화됐다. 계약한 도급현장에서 공사원가가 상승하자 손실이 늘고 실적은 꾸준히 악화됐다. 지난해에는 외부감사인에게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감사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견디지 못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노조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명령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미지급한 금액은 34억원에 이른다. 법원은 2023년 2월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명령했고 이번에 공개매각에 나서게 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가격으로는 200억원대 후반 가격이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매각 방식은 인수 회사가 대우조선해양건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본을 대고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자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총 발행가액과 회사채 인수대금 합계액의 60% 이상을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로 투자해야 한다.

LOI 제출 마감 결과, SM그룹의 관계회사인 태초이앤씨에 관심이 쏠린다.

태초이앤씨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우지영씨가 100% 지분을 들고 있는 개인회사다. 2017년 7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으며, 주요 사업은 주택건설·분양, 부동산개발·임대업이다.

SM그룹 회장의 차녀가 지배하는 회사임에도 이 회사는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태초이앤씨 간략 재무현황(자료=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

2022년말 기준 부채(42억원)가 자본(41억원)보다 많다. 2022년에는 약 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억원대 후반 가격으로 추정되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하기엔 재무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기업인 셈인데도 이번에 인수전에 나선 것이다.

태초이앤씨는 부족한 재무여력을 보충하기 위해 SM그룹 계열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태초이앤씨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태초이앤씨의 자금거래 현황에 따르면 주로 SM상선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우지영씨가 본인이 보유한 SM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지분(21.7%) 일부를 담보로 제공해 차입금의 신용을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M그룹 계열사가 지분관계도 없고 거래관계도 많지 않은 기업에 3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대여해준 것 자체가 오너 일가 회사에 대한 우회지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회생기업 M&A 관련 한 관계자는 "오너 2세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부친 소유 계열사가 자금을 빌려주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이라며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이 왜 태초이앤씨라는 오너 2세 회사를 통해 회생기업 인수에 나섰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오너 2세들의 경영 능력을 키우고 2세간 경쟁을 자극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SM그룹은 삼라, 삼라마이다스 등 건설 관련 기업을 정점으로 동아건설산업, 우방, 태길종합건설, 경남기업, 삼환기업, 우방토건 등 줄잡아 10여개 건설사를 복잡한 지배구조 형태로 이미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STX건설마저 인수한 바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비슷한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이다. 이 때문에 마구잡이식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지배구조를 정리하지 않는, '벌떼식 지배구조'를 가진 그룹이라는 평이 뒤따른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예비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이달 25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