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칼럼] 큰 정부 경제체제의 허실
단기적 가격 안정 효과 있지만
투자 유출 등 저성장 부작용도
내수 회복·불평등 완화 노력을
한국 경제는 큰 정부 체제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큰 정부는 시장경제하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큰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주택 거래 허가나 차별과세 등을 통해 시장개입을 늘리고 있다. 큰 정부 경제체제가 어떻게 선택되고 그 비용은 무엇인가는 한국 경제를 전망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 중요하다.

이러한 비용 때문에 다양한 대응책이 제시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미국 시카고 대학의 라구람 라잔 교수는 ‘자본가로부터 자본주의 구하기’에서 자본가들의 과도한 이윤추구 행위가 불평등을 심화시켜 큰 정부를 불러온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MIT 대학의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이익집단의 로비에 의해 선택된 착취적 제도가 경제적 불평등과 저성장을 심화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제도의 혜택이 특정 이익집단보다 모든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포용적 제도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그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해 왔지만 중국의 추격으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저성장과 고실업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과도하게 늘어난 시중 유동성과 불공정한 과세 제도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해외 직접투자와 미국주식 투자가 늘어나 환율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시장실패와 지나친 이윤추구의 도덕적 문제를 비판하면서 시장개입을 늘리고 있다. 앞으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경우 해외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성장, 양극화로 큰 정부 선택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큰 정부 경제체제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적 압력이 있기 전에는 내부적 장치에 의해 스스로 시장경제 체제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 경제가 큰 정부로 이행하는 것을 사전에 막고 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장률을 높이고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 통화당국은 과잉 공급된 시중 유동성을 줄이고 정부와 국회는 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합산 금액으로 변경해서 주택 가격을 안정시켜 부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게 구축된 노동, 세금 등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해 해외투자를 국내 투자로 전환해 내수를 회복하고 성장률을 높일 필요도 있다. 자본가를 비롯한 이익집단도 과도한 이윤추구보다는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에 관심을 가져서 국민의 큰 정부 선호 경향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 저성장과 불평등을 심화시킨 제도는 개선되어야 하지만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은 큰 정부의 부작용과 비용을 크게 한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제 다 말랐습니다”…40년 포효 끝에 무대 지운 임재범의 ‘보통의 결단’
- 활동 뜸했던 이유 있었다…한고은·윤현민·조권, 부모님 암 투병 고백
- “너는 아끼지 말고 먹어라”…김신영, 14년 독한 강박 내려놓은 이유
- 낙인을 실력으로 지워냈다…임지연, 12년 현장이 증명한 1인 2역의 무게
- “나를 참 좋아하셨구나”…전인화, 수십 년 시부모 모신 속내
- 통장 잔고 300만원, 박성웅의 10년 무명을 바꿔준 인생 철학
- “DJ·걸그룹부터 민머리 분장까지”…이선희·인순이·이서진, 데뷔 40년 차 스타들의 반란
- ‘10원’도 못 쓰는 이승철…결혼식 날 장부부터 압수한 ‘1000억 자산가’ 아내
- 차승원이 김선호를 2번 연속 파트너로 택한 진짜 이유
- ‘YG 떠나면 끝’ 비아냥 뚫고 238억 정산금…제니의 홀로서기, K팝 판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