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하이엔드 DAC 제작 기술의 완성형을 제시하다
MSB Technology
The Cascade DAC
MSB 테크놀로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오디오 엔지니어링 전문 브랜드로 조나단 굴만과 다니엘 굴만 형제가 이끌고 있는데, DAC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들을 선보이는 메이저 브랜드이다. 이제는 제법 익숙한 용어들이지만, 비트 퍼펙트, 개별 래더 방식과 클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초기 DAC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과 아키텍처를 통해 혁신적인 성능으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는 만큼 과거에 안주할 수 없는데, 이런 점에서 볼 때 MSB 테크놀로지는 변함없는 도전으로 신제품에 주력하고 있고, 그리고 새로운 차세대 하이브리드 DAC인 더 캐스케이드 DAC를 2024년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새롭게 선보이며 화제가 되었다. 더 캐스케이드 DAC는 기존 모델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플랫폼으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DAC가 3개의 별도로 구성된 섀시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개별 역할을 살펴보고 동사만의 특화된 기술까지 정리해 보겠다.
첫 번째 가장 상단은 디지털 디렉터 역할이다. 여기에는 완전히 독립적인 디지털 관련 하드웨어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전용 전원부도 적용되어 있다.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띄는데, 1344개의 칩 LED를 장착해 기능과 정보를 표출해 주고 있어 뛰어난 시인성을 자랑한다. 그리고 초당 120억 번의 처리 능력을 갖춘 FPGA로 개발된 전용 DSP 두 개를 사용해 컨트롤하고 있다. 장착된 DAC 모듈은 차세대 Hybrid DAC MKⅡ 모듈로 디스크리트 래더 방식으로 핫과 콜드를 완전히 구분한 풀 밸런스 타입이며 채널당 4개씩 8개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DAC 모듈보다 4배 확장된 데이터 처리 폭을 갖추었고, 다이내믹, SNR뿐만 아니라 디테일과 해상력을 더욱 향상시켰다. 사용된 클록은 Femto 33의 MKⅢ 버전을 채용했는데, 현존하는 클록 중 제로에 가까운 가장 낮은 지터 수치를 가진 모듈이다. 그 결과 엄청난 헤드룸 확보와 디지털의 한계를 극복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사운드로 승화시켰다. 이 밖에도 디지털 입력은 4개의 입력 슬롯을 장착할 수 있고, 옵티컬과 코액셜 모듈, AES/EBU 모듈, USB 모듈, 네트워크 렌더러 V2 모듈, MSB ProISL 인터페이스 모듈, 듀얼 ProI2S 입력 모듈 등 다양하게 선택이 가능하다.
두 번째 중앙에 있는 섀시는 순수한 아날로그 블록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디지털 신호의 아날로그 변환 기능 이외에도 캐스케이드 DAC에는 아날로그 입력을 추가해 별도의 프리앰프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으며, 이를 위해 2개의 XLR 밸런스 입력과 2개의 RCA 언밸런스 입력을 갖추었다. 특히 프리부에 적용된 아날로그 회로는 0dB 또는 +6dB 게인 조정과 버퍼로만 구성된 타입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ADC 처리 과정 없이 바로 아날로그 신호를 최종 DAC 이후 출력과 동일한 임피던스를 유지해 아날로그로 결합되는 타입이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ADC 변환을 통해 프리 기능을 갖춘 DAC들과 차별화된 무손실 시그널을 자랑하며 노이즈도 극복했다. 그리고 어테뉴에이터 볼륨은 릴레이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최대한 별도의 시그널 증폭이나 왜곡 없이 완전한 대역을 가득 채운 순수한 아날로그 신호를 최종 출력까지 전달하는 패시브 프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프리 기능은 독립된 구조이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MSB 파워 앰프와 같이 임피던스, 입력 감도가 매칭되는 파워 앰프가 있다면 효과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디지털 디렉터와는 다이오드 레이저 광섬유 소재의 전용 캐스케이드 링크로 연결된다.
세 번째는 맨 아래인 캐스케이드 파워 베이스로, 두 번째로 설명한 아날로그 변환부 전용 전원부이다. 외부 간섭과 노이즈에 취약한 AC 전원의 필터링과 차폐된 3개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DC 변환 후 DC 리플을 제거를 위해 인덕터와 15개의 커패시터들을 통해 깨끗한 DC 전원을 만들고 있다. 웬만한 분리형 하이엔드 프리앰프를 넘어선 전원부의 성능으로 완성시켰고, 전용 DC 전원 케이블을 통해 아날로그 블록에 독립적인 전원을 공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프리앰프부 성능이다. 이번 리뷰에서는 필자의 시청실에서 파워 앰프와 직결로 확인도 해 보았다. 우선 하이엔드 하이파이용에 최적화된 적당한 공간 잔향과 배음도 느껴지는데, 의도적인 튜닝의 결과물로 들렸고, 스테이지와 투명도, 해상력이 돋보였다. 단순히 버퍼 회로와 어테뉴에이터로 만들어졌지만, 동사의 노하우가 반영된 순도 높은 신호 체계를 통해 정성스럽게 만들어 냈다.
여성 보컬 곡으로 이사벨 페퍼콘이 부른 ‘Love of My Life’를 선곡해 보았다. 동사의 기존 제품들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감정선이 느껴지는 디테일과 느긋함이 묻어나는 사운드였다. 오디오적인 느낌보다 바로 앞에서 정성스럽게 노래를 불러 주는 기분을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고, 4대의 첼로 연주 질감은 투명함과 자연스러운 울림으로 돋보였다.
실내악 곡은 스메타나 현악 사중주 1번 E단조 ‘나의 생애로부터’ 중 1악장을 파벨 하스 콰르텟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도입부 비올라의 질감 표현이 또렷하고, 이어지는 두 대의 바이올린 역시 1, 2 바이올린 선율의 경계를 쉽게 전달해 주었으며, 바이올린의 거친 활 질감도 전달되었고, 첼로 울림은 어느 때보다 느긋하고 차분했다. 현악기 4대의 경계와 균형의 묘미를 독보적인 표현력으로 들려주고, 각기 다른 톤 컬러가 정확히 표현되었고, 함부로 나서지 않는 절제된 에너지와 디테일을 만들어 냈다.
대편성 곡으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중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를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하는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이 곡은 웬만한 DAC에서 스테이지와 다이내믹을 만들어 내기 쉽지 않은 곡인데, 캐스케이드는 과감하고 돋보이는 응집력과 다이내믹으로 쉽게 무대를 만들었다. 각 파트들의 현란하고 일사불란한 움직임과 대담한 표현력들이 곡에 집중하게 만들었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순화되면서도 응집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금관의 포효와 목관의 디테일 표현력이 상당히 돋보인다. 뒷배경과 저역의 덩어리감이 상당히 크며, 웬만한 대편성 곡에서도 흐트러짐이 없고, 에너지와 순발력을 고루 갖추었다.
사운드 성향은 대편성 곡과 같이 악기 편성이 큰 장르에서 독보적인 성향을 들려주었고, 대형 스피커와 초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갈수록 더욱 실력을 발휘할 스타일이다. 정리해 보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캐스케이드만의 확실한 사운드 철학이었는데, 마치 앞으로 하이엔드 DAC의 사운드 방향을 정해 주는 듯했다. 과거 제품들과 같이 에너지와 투명도, 정보량만 내세우는 DAC의 시대는 끝났고, 앞으로는 DAC를 통해 느긋함과 차분함을 지닌 아날로그의 중심적인 감성을 제대로 만들어 낸 잘 숙성된 사운드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가 느껴졌다. 또 다른 장점은, 차세대 DAC답게 혁신적인 모듈형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분도 고려되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더 캐스케이드는 차세대 하이엔드 DAC의 방향성을 제대로 제시해 준 현시점 MSB 테크놀로지 기술력의 완성형을 보여 준 기억에 남는 DAC라고 할 수 있다. 글 | 장현태
문의 SELekt (010)5016-5220
수입원 GLV
가격 1억5,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