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랙박스는 '이런 기능'도 들어간데요
우리나라에서 운전자중 블랙박스 없이 운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의 블랙박스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사고이기에, 사고 현장을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는 블랙박스는 이제 ‘운전’의 필수품을 넘어 ‘안전’의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블랙박스. 과연 지난 1년간 가장 인기있었던 기능과 제품은 무엇일까? 차트로 살펴보는 블랙박스 트렌드와 2023 인기 제품까지 한 눈에 알아보자.
2019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연간 블랙박스 판매량을 살펴보자. 2019~2020년 소폭 상승하며 판매량을 유지하던 블랙박스 판매량은 2021년 약 20% 가까이 떨어졌고, 2022년에도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6월까지 판매량 역시 2022년의 절반 수준으로, 연간 판매량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 판매량이 점점 떨어지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블랙박스가 이미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내 차량의 블랙박스 보급률은 100%에 육박하며, 신차를 출고할 때부터 차량에 설치되는 내장형 블랙박스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구매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내장형 블랙박스는 아직 기능이나 성능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고 제품 선택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장형 블랙박스 대신 블랙박스를 별도로 구매하는 사용자도 여전히 많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최근 1년간 집계된 블랙박스 차트를 살펴보며 2023년 블랙박스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먼저 디스플레이 사이즈다. 블랙박스의 크기를 좌우하기도 하는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8.9cm(3.5인치)가 전체 판매량의 74%를 차지했다. 큼직한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터치가 편리해 조작하기 쉽고, 녹화된 장면을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많은 사용자들이 선택하고 있다. 이보다 약간 더 작은 6.9cm(2.7인치)가 12%로 2위를 차지했으며, 화면이 없는 블랙박스가 6%로 3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블랙박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채널별 판매량이다. 채널은 블랙박스의 카메라 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1채널은 카메라 한 대, 2채널은 카메라 두 대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판매된 블랙박스 채널은 바로 2채널.
전방 카메라와 후방 카메라로 구성되어 차량의 앞뒤를 모두 촬영할 수 있는 2채널은 가장 일반적인 블랙박스 구성으로, 전체 판매량의 무려 93%를 차지하고 있다. 전방 또는 후방에 다는 1채널 블랙박스는 5% 점유율로 2위에 올랐으며, 차량 내부나 측면을 촬영하는 3채널과 4채널 블랙박스는 1% 점유율에 불과했다.
주행 또는 주차 장면을 기록하는 블랙박스의 최대 지원 용량은 물론 크면 클수록 좋지만, 용량이 커지면 그만큼 가격대가 높아지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적절한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블랙박스 최대 지원 용량은 128GB. 지난 1년간 판매된 블랙박스의 과반수가 넘는 69% 점유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최대 지원 용량 256GB가 15% 점유율로 2위, 64GB가 10%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최대 지원 용량이 작은 제품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포맷을 자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블랙박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카메라. 화소 외에도 어떤 카메라 모듈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시인성이 달라지며, 특히 야간 주행이 잦은 경우 밝고 선명한 화질을 위해 좋은 이미지 센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사랑받은 블랙박스 카메라 모듈은 야간에도 뛰어난 시인성을 자랑하는 소니의 Exmor R 스타비스 센서. 4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가성비 좋은 블랙센서에 주로 채용되는 CMOS 센서가 32%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으며, 기술이 향상된 소니 스타비스 IMX 335가 22%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2023 블랙박스 카메라 트렌드
2채널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전방 카메라와 후방 카메라는 어떤 옵션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을까? 먼저 카메라 화질을 결정하는 전방 카메라 화소의 경우, 501만 화소 이상이 32%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채널 중 전방 카메라를 주 카메라로 사용하다 보니 화소가 높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201~300만 화소 제품이 26% 점유율로 2위, 401~500만 화소 제품이 21% 점유율로 3위에 올라, 전방 카메라 중에서는 400만 화소 이상 제품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방 카메라 해상도의 경우 QHD(2560x1440) 제품이 51%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면서 FHD(1920x1080) 제품의 판매량을 넘어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 FHD가 상당히 고해상도 블랙박스로 평가 받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카메라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듯하다. 전방 카메라 프레임은 30프레임 이하가 99%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전방 카메라 시야각은 160도 이하가 59%, 140도 이하가 38% 점유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2023년 후방 카메라 트렌드를 살펴보자. 먼저 화소의 경우 101~200만 화소가 67%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301만 화소 이상이 22% 점유율로 2위에 오르면서 후방 카메라는 전방 카메라와 달리 아직까지 101~200만 화소 수준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300만 화소가 7% 점유율로 3위, 100만 화소 이하가 4%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후방 카메라 해상도 역시 FHD가 7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QHD는 15% 점유율에 불과했다. HD(1280x720) 해상도도 아직까지 1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후방 카메라 프레임은 전방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30프레임 이하가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했고, 후방카메라 시야각은 ~140도가 50%, ~160도가 44%로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랐다.
2023 블랙박스 기능별 트렌드
ADAS(첨단운전자 보호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되는 차량이 늘어나면서, 블랙박스에도 ADAS 바람이 불고 있다. 안전한 주행을 돕고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ADAS 시스템 중에서는 어떤 기능이 가장 인기 있을까?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박스에 탑재된 ADAS 기능 중에서 가장 많이 탑재된 기능은 앞차출발알림(FVSA)이었다. 이는 앞차가 출발하면 소리를 내어 알려주는 기능으로, 정차 중 전방을 주시하지 못하고 있을 때 유용하다.
다음으로 차선 이탈을 막아 교통사고 확률을 크게 낮춰주는 차선이탈경보(LDWS) 기능이 2위를 차지했으며, 과속 단속 구간을 알려주는 과속단속알림,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해 부딪치지 않게 알려주는 전방추돌경고(FCWS) 기능이 비슷한 판매량으로 각각 3위, 4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네 가지가 현재 블랙박스에 포함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ADAS 기능이다. 정차 중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면 알려주는 신호변경알림(TLDS)도 일부 제품에 포함되고 있으나 아직 비율이 적은 편이다.
ADAS 외 부가기능으로는 주차녹화 중 블랙박스로 인해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을 막아주는 배터리 방전 방지 기능과 저속 촬영으로 메모리 걱정 없이 장시간 녹화할 수 있는 타임랩스 기능이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고, 메모리 카드를 주기적으로 포맷할 필요가 없는 자동 포맷 기능과 여름철 블랙박스 과열을 막아주는 고온 차단 기능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주차녹화 상태일 때 LED램프를 작동시켜 녹화 중임을 알려주는 시큐리티LED와 시동을 걸면 3~5초 만에 빠르게 부팅되는 퀵 부팅 등이 많이 탑재되고 있다.
블랙박스 판매점유율 (제조사 및 브랜드별)
지난 1년간 국내 블랙박스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블랙박스 제조사는 어디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블랙박스 보급률을 자랑하는 만큼, 블랙박스 시장에서는 국내 제조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차트를 살펴보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팅크웨어 아이나비와 파인디지털 파인뷰가 정확하게 양분하고 있는 모양새.
최근 1년간 판매량은 팅크웨어가 41%, 파인디지털이 40%로 팅크웨어가 약간 앞섰고, 재원씨앤씨, 샤오미, 한라홀딩스 등이 2~5%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 팅크웨어 아이나비 베스트3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팅크웨어 블랙박스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들이다. 1위와 3위는 기본 용량만 다른 동일한 제품으로, 아이나비 VX1000이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출시된 아이나비 VX1000은 지난 해 12월에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전방 QHD, 후방 FHD 해상도에 3.5인치 IPS패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USB-C타입으로 스마트폰과 바로 연결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편의성과 성능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가 눈에 띈다. 아이나비 QXD7000은 전방 QHD, 후방 FHD 해상도에 2.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였으며, 소니 스타비스 IMX 335 센서를 적용해 야간에도 시인성을 높였다.
* 파인디지털 파인뷰 베스트3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파인디지털 블랙박스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들이다. 1위를 차지한 제품은 전후방에 모두 FHD 카메라를 적용한 파인뷰 X900 파워 2채널. 2초 내 빠른 부팅과 한 달 이상 주차 충격 녹화가 가능한 초저전력 모드가 특징이며, 3위인 파인뷰 X950은 더 업그레이드 된 모델로 1.5초 퀵 부팅과 무려 7개월이 넘는 주차 충격 녹화가 가능하다.
2위에 오른 파인뷰 X3300 와이파이는 전방에 QHD 카메라를 적용한 모델로 514만 화소를 자랑한다. 세 가지 제품 모두 소니 Exmor R 스타비스 센서를 적용해 뛰어난 시인성을 보여주며, AI 충격 안내 시스템을 적용해 가짜 충격을 거르고 진짜 충격만 인식해준다.
* 기타 제조사 BEST5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을 제외한 인기 제품 5종이다. 1~2위에 오른 재원씨앤씨 아이로드 TX5 풀HD는 전방에 FHD, 후방에 HD 카메라를 탑재한 모델로,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과 ADAS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체로 10만 원대 미만의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라이트컴 COMS GF502과 같이 2만 원대로 매우 저렴한 1채널 제품도 눈에 띈다. 해당 제품은 주행 장면을 기록하기 보다는 주로 차량 내부 촬영이나 급발진(페달) 등을 기록하는 부수적인 용도로 사용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cowave.kr
글 / 박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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