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5조 투자로 AI 칩-인프라 확충… “관건은 정부 뒷받침”
1호 과제로 ‘AI 인프라 확충’ 꼽아… 한개에 6000만원 고성능 AI칩
메타 등 15만개-韓기업은 2000개… 업계 “컨트롤타워 환영, 예산안 미흡”
정부는 26일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를 출범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7년까지 세액 지원 등을 통해 65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등 ‘AI 국가 총력전’에 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국가AI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가AI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AI가 국가 역량과 경제성장을 좌우하고 경제, 안보의 핵심이 되는 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며 “AI 3대 강국 도약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이뤄 나가기 위한 국가 총력전을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 KAIST도 ‘H100’ 0개… “6년 내 15배로 확충”
위원회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민간위원 30명과 장관급 정부위원 10명 등 총 43명이 참여한다. 부위원장으로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선임됐다.
정부는 민관 합작투자 바탕으로 최대 2조 원을 들여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2엑사플롭스(EF·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 처리 능력) 이상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해 기업 및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H100 3만 개 규모로 현재 민간 기업이 보유한 총 2000개의 15배 수준이다. 자금은 정부가 예산과 KDB산업은행 출자 등 정책금융을 통해 2000억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민간이 부담할 계획이다.
위원회 안전·신뢰분과위원장을 맡은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국내 AI 연구인력들이 연구개발에만 매진하는 환경을 갖추려면 AI 칩 확보, AI 인재 육성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 산업계 “AI 컨트롤타워 환영… 예산안 미흡”
이날 출범식 이후 이어진 토론에선 국내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박상욱 대통령과학기술수석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절박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국산 AI 반도체 조기 상용화를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 국내 AI 컴퓨팅 생태계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7년까지 4년간 민간은 총 65조 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세액 지원 등으로 투자 활성화에 나선다. 재계나 학계는 미국, 중국, 중동 산유국들이 앞다퉈 AI 국가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국가적 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도 지원 청사진이 나온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AI컴퓨팅센터 구축의 구체적 장소나 설립 계획이 부재하고, 민간 투자 65조 원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활성화 방안이 없어 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AI 관련 학과 교수는 “연구 예산 변동도 심한데 정부가 어떻게 계획대로 밀고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뒷받침할 전력 확충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의협 ‘정부 뺀 협의체’ 논의…李 “정부 개방적으로 나와야”
- 귀국 尹, 마중나온 韓과 대화없이 악수만…24일 만찬 ‘갈등 분수령’
- ‘의료계 블랙리스트’ 작성 32명 중 30명은 의사…2명 의대생
- 檢, ‘文 前사위 특채 의혹’ 관련 前 청와대 행정관 27일 소환
- 곽노현, 진보 교육감 단일화 경선 탈락…강신만-정근식-홍제남 압축
-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에…민주당 “법 왜곡죄 상정”
- “거짓말처럼” 하루만에 8.3도 뚝↓…불쑥 찾아온 가을
- 故장기표, 김문수에 “너부터 특권 내려놓으면 안되겠나”
- “연금개혁안 도입되면 75·85·95년생 150만원 더 낼 수도”
- “천석꾼 가세 기울었어도, 독립운동 아버지 원망은 이제 안 해요”[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