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헤더…미소 띤 감독
손, 가볍게 머리로 콩콩…
“준비 끝…큰 꿈을 좇을 시간”
“심리적 부담 극복했을 가능성”
재활 전문가, 회복 긍정 평가
23일까지 오현규 등록 시한
동료가 찬 공이 높게 날아오자 자연스럽게 머리를 댔다. 가벼운 백헤더, 평소라면 그냥 넘어갈 장면이었는데 이날은 달랐다.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이 카타르에 입성한 이래 처음 머리를 쓴 장면이라서다.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그의 빠른 회복을 증명하는 신호였다.
손흥민은 지난 21일 카타르 도하의 베이스캠프인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 이목을 사로잡았다. 다친 부위를 보호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을 시작한 손흥민은 외부에 공개된 15분간 밸런스 회복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밸런스볼 위에서 파트너인 손준호(산둥)가 던져주는 공을 킥으로 돌려주는 동작을 반복했다.
손준호가 찬 공이 높게 날아오자 손흥민이 가볍게 백헤더를 성공시켰다. 헤더에도 머리에 별다른 충격이 없었는지 훈련 막바지에는 의도적으로 헤더를 몇 번 더 시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별도의 헤더 훈련 프로그램은 아니었다”며 “(선수가) 워밍업 단계에서 자신에게 오는 공을 장난 삼아 머리 뒤로 넘긴 것이라더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마르세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왼쪽 눈 주변 네 군데에 골절상을 당했다. 비슷한 부상을 당한 선수들 대부분은 부상 당시 충격과 수술 후유증으로 헤더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도 최근 인터뷰에서 “아직 수술한 지 열흘밖에 지나지 않아 헤더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스스로 헤더를 시도한 것은 몸 상태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훈련을 앞두고 수비수 조유민(대전)이 “생각보다 (손)흥민 형의 몸 상태가 좋아서 놀랐다”고 말한 터라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재활 전문가는 손흥민의 헤더와 관련해 과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희망적 신호인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카타르 도하의 아스페타 스포츠의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인혁 전 대한축구협회 트레이너는 “원래 선수가 얼굴을 다치면 헤더에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 장난이라도 머리를 썼다는 것 자체가 그 부분을 극복했을 가능성을 높인다”며 “그러나 아직은 공을 주고받는 수준이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도 이날 훈련에서 손흥민의 몸놀림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벤투 감독과 손흥민은 이날 훈련을 앞두고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가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 5분간 독대하며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23일 오후 4시까지 손흥민의 예비 멤버로 데려온 오현규(수원)의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손흥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준비는 끝났다. 가장 큰 꿈을 좇을 시간”이라고 적으며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벤투호는 24일 오후 10시 도하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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