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지난 27일 정치권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SNS를 통해 영화가 사건의 배후를 북한이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인 것처럼 그렸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의원과 대구경북 4선 김상훈 의원도 각각 날 선 비판에 가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소재는 민감하게 다뤄지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로 용인되느냐는 취지로 비판에 힘을 보탰고, 나경원 의원은 영화 산업 구조 자체에 특정 정치 성향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실제 역사적 사건, 그리고 영화가 다룬 지점

이 영화가 다룬 1974년 8월 15일 사건은 당시 특별수사본부가 북한과 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실패하고 옆에 있던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지은 사건이다. 문세광은 그해 12월 사형이 집행됐다. 다만 육 여사가 문세광이 아닌 다른 총탄에 맞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혹은 2005년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되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뤄지며 꾸준히 존재해왔다. 영화는 이 진실을 파고드는 기자와 형사를 중앙정보부가 방해하는 설정을 통해 해당 의혹을 극화했다.
"정치적 목적 없다" 제작진의 공식 입장

논란이 커지자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2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 작품이 공개된 기록과 자료를 폭넓게 조사해 실존 인물과 사건을 모티브로 가상의 인물·상황을 결합한 극영화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거나 극 중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 않았으며, 특정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할 목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존중하지만, 창작의 산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허진호 감독 역시 개봉 전 인터뷰에서 영화가 사건의 결론을 내리는 방식은 의도적으로 피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