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많이 뛰어야 수훈선수? 메시는 슬슬 걷다 넣는다

임보미 기자 2022. 12.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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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뛰어야 수훈선수? 메시는 슬슬 걷다 넣는다

"관심 없는 척 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레전드 센터백이었던 리오 퍼디낸드(44)는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호주와의 경기 내용을 설명하면서 "어느 위치에서든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메시와 다른 선수들 간의 차이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로드리고 데폴(28)은 메시의 '걷는 축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미드필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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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Qatar2022]
평균 8.3km 움직이며 4.8km 걸어… 함께 뛰는 데폴은 11km 질주 ‘최장’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메시는 걸으면서 상황 읽고 공간 찾아내”
리오넬 메시
“관심 없는 척 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레전드 센터백이었던 리오 퍼디낸드(44)는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호주와의 경기 내용을 설명하면서 “어느 위치에서든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메시와 다른 선수들 간의 차이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왼쪽부터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수프얀 암라바뜨, 프렝키 더용
‘신계(神界)’의 메시는 다른 선수들처럼 많이 뛰어다니지 않는다. 퍼디낸드의 말처럼 관심 없는 척 서 있다가도 어느 샌가 골문 근처까지 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놓은 카타르 월드컵 경기 데이터에 따르면 메시는 16강전까지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33.1km를 뛰었다. 경기당 평균 8.3km를 뛴 셈이다. 이는 8강 진출국 선수 중 가장 많이 뛴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4경기 56.3km·평균 14.1km)와 비교하면 60%도 안 되는 거리다.

축구에선 전후반 90분을 기준으로 11km가량을 뛰면 많이 뛴 것으로 본다. 12km 이상이면 ‘정말 많이’ 뛰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km가 안 되면 적게 뛴 것이고 메시처럼 8km대라면 ‘정말 적게’ 뛴 것이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의 경기당 평균 뛴 거리 8.3km 중에는 시속 7km 이하로 사실상 걷다시피 한 거리가 절반이 넘는 4.8km나 된다. 제대로 뛴 거리는 경기당 평균 3.5km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뛰고도 메시는 4경기에서 모두 19번의 슈팅을 날렸고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슈팅, 득점, 도움 부문 모두 아르헨티나 대표팀 내 1위다. 메시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이유다. 설렁설렁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장 전체를 구석구석 살피면서 어느 틈엔가 골로 연결시킬 수 있는 자리에 가 있는 것이다. 모이를 찾는 새처럼 경기 도중 끊임없이 고개를 좌우로 돌려대는 메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51)은 메시의 ‘걷는 축구’를 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큐멘터리 ‘이것이 축구다’에서 “메시는 안 뛴다. 그저 상황을 읽는다”면서 “하지만 걸으면서도 고개는 끊임없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의 약한 지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탐색한다”고 했다. 또 “5∼10분만 지나면 메시 머릿속엔 경기장 전체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자신이 어디로 가야 공간이 더 생길지를 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로드리고 데폴(28)은 메시의 ‘걷는 축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미드필더다. 키 180cm의 데폴은 169cm의 메시 가까이에서 뛰며 상대를 압박하고 메시에게 태클이 들어오면 달려가 공을 다시 빼앗는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메시의 보디가드’다. 데폴은 “경기할 때마다 메시의 체력을 최대한 아끼고 메시가 움직일 공간을 늘려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우리는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한다”고 했다. 데폴은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총 44.1km(경기당 11km)를 뛰었는데 아르헨티나 대표팀 중 가장 많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데폴이 메시와 패턴 플레이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치고 올라가면 옆에 있던 메시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침투할 공간을 갖게 된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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