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C녹십자의 관계사 투자 포트폴리오 장부금액이 한 분기 만에 30% 가까이 줄었다. 지주사에 종속기업 GC녹십자웰빙을 매각하면서 웰빙이 보유하던 이니바이오도 관계기업 목록에서 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장 관계기업 장부는 축소됐지만 적자가 이어진 이니바이오 관련 재무 변동성을 덜어내는 효과가 기대된다.
관계사 투자 장부 358억↓…이니바이오 제외 영향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올해 1분기 말 관계·공동기업 투자 장부금액은 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216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358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29.5%다. 한 분기 만에 관계사 장부가 3분의1 가까이 축소된 셈이다.
관계사 장부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이니바이오가 빠진 영향이 컸다. 이니바이오는 지난해 말 지분율 25.63%, 장부금액 380억원으로 잡혀 있던 관계기업이었지만 올해 1분기 말엔 목록에서 빠졌다. GC녹십자웰빙의 지분 취득으로 연결 장부에 반영된 지 약 1년 만에 제외된 셈이다.
이니바이오는 GC녹십자가 직접 보유한 회사가 아니라 당시 종속기업이던 GC녹십자웰빙이 보유한 투자자산이었다. GC녹십자웰빙은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이니바이오 지분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 규모는 보통주 127만250주, 금액은 약 400억원이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니보'를 확보해 에스테틱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적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올 3월부터 바뀌었다. GC녹십자가 GC녹십자웰빙 지분을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에 약 505억원에 넘기면서다. 웰빙이 GC녹십자 연결 대상에서 빠지면서 회사가 보유하던 이니바이오도 관계기업 장부에서 함께 제외됐다.
이니바이오 제외 후 GC녹십자의 투자자산은 지씨지놈, RMG-KB 글로벌 바이오엑세스 펀드, 카나프테라퓨틱스 중심으로 압축됐다. 회사의 관계사 장부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씨지놈 500억원 △RMG-KB 펀드 209억원 △카나프테라퓨틱스 80억원 등이다. 세 곳의 합산 장부금액은 790억원으로 전체 포트폴리오 858억원의 92.1%를 차지한다.
재무 리스크 덜고 투자 재원 확보 '두마리 토끼'
GC녹십자 입장에서는 이니바이오가 관계기업 장부에서 빠지며 재무 변동성을 일부 덜어낸 효과도 있다. 이니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171억원을 기록해 전년 130억원보다 외형을 키웠지만 영업손실 64억원과 당기순손실 99억원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여기에 누적 결손금은 991억원까지 불어났고 부채총계(862억원)가 자산 규모를 웃돌면서 자본총계는 -175억원을 나타냈다. GC녹십자 연결 재무제표에는 380억원 규모 관계기업 투자자산으로 잡혀 있었지만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에서 지분법손실과 손상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했던 자산이다.
주력 제품인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투자 재원 측면에서도 웰빙 매각대금의 의미가 작지 않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미국 판매 확대에 맞춰 오창공장 생산 기반을 다시 손보고 있다. 회사는 올해 오창공장 내 피하주사 면역글로블린(SCIG) 생산라인 도면 설계를 확정하고 오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엔 알리글로 피하주사(SC) 제형 개발도 공식화했다. 목표 개발 일정은 △2027년 임상 3상 진입 △2030년 임상 완료 △203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으로 잡혀 있다. 생산설비와 임상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중장기 투자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GC녹십자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94억원으로, 웰빙 지분 매각대금 505억원을 밑돌았다. 여기에 장단기차입부채는 8622억원까지 늘어 있었다. 차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500억원이 넘는 현금 유입은 알리글로 생산 확대와 SC 제형 개발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3월31일 GC녹십자웰빙 지분 매각에 따라 이니바이오도 관계기업 장부에서 빠졌다"면서 "(장부가는 줄었으나) 확보한 자금은 이 같은 핵심 사업 투자 여력을 보강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 내 알리글로 판매 확대에 따라 생산능력 확충과 SC 제형 개발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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