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정상 탈환 vs 26년 만의 우승…KS 1차전 톨허스트 vs 문동주

손현수 기자 2025. 10. 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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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서 한국시리즈 1차전
엘지 트윈스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와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연합뉴스

“기회는 항상 오지 않는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절실하게 임할 것이다. 우승하기 위해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로 팬분들께 보답하겠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저는 준우승을 많이 한 감독이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많이 있다. 우승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욕심보다는 선수들과 즐겁게 한경기 한경기 잘 풀어가겠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드디어 가을야구 최종장이다. 정규시즌 내내 선두 다툼을 펼친 엘지와 한화의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가 26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엘지는 2023년에, 한화는 1999년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왕좌에 올랐다. 엘지의 통산 4번째 우승일까, 아니면 한화의 통산 2번째 우승일까. 과연 최후에 웃는 팀은 누가될까.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엘지(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감독 및 선수들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트로피를 앞에 놓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엘지 임찬규, 박해민, 염경엽 감독, 한화 김경문 감독, 채은성, 정우주. 연합뉴스

리그 ‘2강’ 엘지와 한화는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을 펼쳤다. 한화는 전반기를 1위로 마쳤지만, 시즌 후반 엘지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한화는 시즌 마지막까지 엘지를 추격했지만, 143번째 경기에서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에 9회 역전패하며 2위가 됐다. 엘지는 자력으로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내며 플레이오프 승자를 기다렸다. 두 팀의 상대전적은 엘지가 8승7패1무로 조금 앞서있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 9월26∼29일 경기에서는 한화가 2승1패로 시리즈를 가져갔다.

염경엽 감독이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염 감독은 불과 2년 전인 2023년, 취임 첫 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며 엘지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14년에는 넥센(키움 전신) 히어로즈 감독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왼쪽) 엘지 감독과 김경문 한화 감독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2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패넌트레이스가 끝나고 3주가 넘는 시간동안 팀이 올 시즌 잘했던 부분, 장점들을 중심으로 준비를 열심히 했다”며 “한화는 투타 짜임새를 갖춘 팀이다. 우리 또한 단단한 조직력과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하는게 장점이다. 2023년(한국시리즈)때처럼 한화와 멋진 승부를 펼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레이오프를 매 경기 분석하면서 잘 봤다. 4차전에서 끝나면 어떡하나 했는데, 5차전까지 가서 그래도 조금은 우리가 유리한 상황에서 (시리즈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구는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은 리그 통산 1000승 이상을 올린 명장이지만, 리그 우승 경험이 없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를 이끌던 2005년과 2007년, 2008년, 엔씨 다이노스 감독이던 201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4차례 모두 고배를 마셨다.

4전5기, 한국시리즈 우승에 다시 도전하는 김경문 감독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오프에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엘지는 여러모로 짜임새가 강한 팀이지만, 우리 선수들과 함께 좋은 경기를 하면서 이번만큼은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 엘지가 강한 팀이고 좋은 팀이지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할 확률은 73.2%(41번 중 30번). 두 감독은 73.2%의 확률이 걸린 1차전 선발 투수로 앤더스 톨허스트(엘지)와 문동주(한화)를 각각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는 현재 우리 팀 선발 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다. 한국시리즈 3, 4, 5차전을 연이어 펼쳐야 하기 때문에 1차전 선발 투수가 4일 휴식 후 (5차전에) 등판해야 한다”며 “톨허스트는 체력 회복이 빠른 선수라서 1차전 선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문동주는 플레이오프에서 자신 있게 잘 던졌고, 일정상으로도 문동주가 맞는다고 봤다”고 했다.

톨허스트는 지난 8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팀에 합류한 대체 외국인 투수다. 올 시즌 8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2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후반기 팀 성적을 이끌었다. 다만 톨허스트는 초반 4경기에선 4승(무패) 평균자책점 0.36(25이닝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9월 이후 4경기에선 2승2패 평균자책점 6.16(19이닝13실점)으로 흔들렸다. 한화와는 1경기에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문동주는 데뷔 첫 가을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으로 팀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문동주는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불펜 등판해, 1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3차전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 161.6㎞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말그대로 삼성 타선을 얼려버린 문동주는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문동주는 시즌 엘지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7.04(15⅓이닝 12실점)로 부진했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베테랑 손아섭(37)은 프로 데뷔 19시즌 만에, 채은성(35)은 17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손아섭은 2011년과 2012년(이상 롯데), 2023년(엔씨 다이노스)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으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모두 실패했다. 손아섭은 지난 7월 엔씨에서 한화로 이적하며,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게 됐다. 손아섭은 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리드오프(1번 타자)로 출전해, 19타수5안타, 타율 0.263을 기록했다.

2009년 엘지 육성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은 채은성은 친정팀을 상대로 첫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채은성은 2023년 6년 총 90억원 FA(자유계약선수)계약으로 엘지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공고롭게도 엘지는 채은성이 떠난 그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화 주장인 채은성은 플레이오프 5경기 20타수7안타 타율 0.350으로 활약했고, 특히 5차전 4타수3안타 5타점을 올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채은성은 “한국시리즈는 처음이다. 아직 (한국시리즈를)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긴장감은 똑같을 것 같다. (임)찬규가 선발로 나오겠지만 서로의 성향을 잘 알아서 상대를 해보면 어려울 때도 많고 제가 당할 때도 많은데 이번엔 좀 다르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한편, 한화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홈런을 허용했던 엄상백을 빼고 김종수, 윤산흠을 넣었다. 권광민은 제외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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