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좋아하세요?”.. ‘불황 속 독보적 성장’ 웃어야, 울어야

제주방송 김지훈 2023. 3. 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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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등 각종 먹거리물가 폭등.. '저가' 선호↑
라면 수요 늘며 판매량 급증.. 기업 가치 상승
고물가 속 '런치플레이션' 등 수요 증가 견인
민간 소비 위축 불가피, "정책 고민 뒤따라야"


지속되는 고물가에 휘청이는 살림살이 여파로, 유독 웃음짓는 업종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라면회사라고 합니다.

장기 불황에 힘들고 어려울 수록 라면회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안팎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밥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늘어난게 주 요인으로 풀이되는데, 급변하는 소비 패턴 속 빛과 그늘을 암암리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라면 수요 늘며 판매량 급증.. 기업 ‘몸값’ 높여

조금이라도 밥값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줄줄이 마트로,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고물가시대답게 어떤걸 골라 봐도 장바구니는 무겁고, 가격 비교를 하기가 무섭게 물가 오름세는 가파르기만 합니다.

가장 손이 가는 품목 가운데 하나는 라면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선 몇백 원짜리 저가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라면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가격으로 소비심리를 파고들면서 여타 라면들을 앞설 정도로 수요 몰이를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다른 라면들 역시도 수요가 몰리긴 마찬가지라, 최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1위 라면회사인 N사의 지난달 라면 판매량만 해도 1년 전보다 10%상당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국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이같은 라면 등 저가 품목에 집중되는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관련된 기업의 목표 주가까지 상향 조정될 정도가 됐습니다.

관련해 S증권사 측에선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도 외식이나 간편식 등 대체재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 두 차례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대체재 대비 여전히 높은 가격 경쟁력과 오랜기간 구축해 놓은 브랜드 파워가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큰 강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먹거리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웃돌아.. 불황형 소비 급증

실제 라면 등 저렴한 먹거리로 쏠리는 소비는, 높아진 물가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10개월 만에 5% 아래로 떨어졌지만 각종 먹을거리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외식만 해도 지난달 7.5%로 물가상승률을 웃돌았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가 전년 대비 10.4% 오르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배 이상 웃돌아 가계 부담을 실감케 했습니다.

지역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아 제주 역시 이같은 상황들이 고스란히 반영돼, 외식물가는 지난달 8.0%에 가공식품 물가 역시 10.5%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집밥’이든 ‘외식’이든 식재료비에 나가 사먹는 지출 압박이 상당해진 탓에 안팎으로 ‘라면’과 같은 불황형 품목에 대한 수요가 늘 수 밖에 없는 구조로 풀이됩니다.


■ 하반기 원가 부담 완화.. “라면 경쟁력 높아”

더불어 내수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라면에 대한 수요는 급증세로 파악됐습니다.

또다른 D증권사 분석에선 라면은 카테고리 그 자체로 해외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만 해도 국내 전체 라면 수출금액이 7억6,500만 달러(한화 1조 원)로 전년 대비 1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국내 상위 라면업체 두 곳의 수출을 포함한 합산 해외 매출액만 지난해 36% 증가한 1조5,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증권사는 리포트를 통해 “국내 라면업체 뿐만 아니라 일본 라면업체의 실적이 서구권인 미주지역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가파른 물가 상승 속에서 라면이 간편한 식사 대용식으로 부각되고, 다양한 맛과 함께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N증권사 역시도 라면업종의 주가 상승 등을 내다보면서 2년 연속으로 이뤄진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라면의 가격 경쟁력은 높다는 판단을 제시했습니다.

증권사에선 “가격과 수요가 함께 상승하면서 외형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각종 원재료비 부담 등 원가율 부담도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먹거리 물가 안정 '현안'.. 정책 당국 대책 촉구

장기 불황을 경험한 과거 일본이나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은 지난해 미국에서는 PB 상품과 저렴한 재화가 인기몰이 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도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외식을 삼가는 대신 편의점에서 홀로 도시락 등 간편식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라면업종이 성장 기대감을 높인다고 하지만, 한쪽에선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외식물가와 더불어 그간 금리 인상 효과 탓에 민간 소비가 위축되는 양상이 팽배해지면서 위기감을 높이고 있는게 현실이라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외식 등을 삼가고, 최대한 식비 등 고정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 역시 높아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지점”이라면서 “무엇보다 서민 가계 부담을 줄일 먹거리 물가 안정과 각종 금리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고민을 정책 당국에서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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