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철수한다더니 돌연 태세 전환" 1조 5천억 들고 현지 브랜드 뒤집은 승부수

한때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잘나가던 현대차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면서 현대차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고, 이제는 월간 판매량 1만 대도 넘기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그런데 모두가 중국 시장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던 순간, 현대차가 무려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와 향후 5년간 신차 20종 투입이라는 전혀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신차 투입을 넘어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전기차부터 자율주행, 배터리까지 전략 자체를 바꾸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에서 합산 점유율 10%를 넘기며 월 20만 대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빠른 전기차 개발 속도를 앞세우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기준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약 4,000대, 기아는 약 5,000대에 그쳤으며, 두 회사의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39% 감소하고 시장 점유율도 0.6%까지 떨어졌다.

과거 상당한 존재감을 보였던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현대차가 꺼내 든 핵심 카드는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인 신차 공세다.

현대차와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은 베이징현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8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신차 20종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단순히 기존 모델의 디자인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포함해 중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차종을 대거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중국 재공략의 선봉장은 바로 아이오닉 V다.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된 이 차량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개발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현지 전용 양산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던 차량을 그대로 들여오는 대신,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사용 환경에 맞춰 상품성을 새롭게 구성했다.

특히 현지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도로 환경에 맞는 운전자 보조 기술을 적용하고, 배터리 분야에서는 CATL과 손을 잡았다.

글로벌 브랜드라는 타이틀 대신 중국 현지 업체의 기술과 생태계를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이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 또 다른 무기는 EREV다.

EREV는 차량의 주행 자체는 전기모터가 담당하되, 탑재된 가솔린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해 배터리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인 순수 전기차처럼 충전 인프라에만 온전히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잦거나 충전소 이용이 불편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2027년 상반기 새로운 전동화 SUV 출시를 시작으로 중형과 대형 차급까지 EREV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넓혀갈 구상이다.

현대차가 거대 시장인 중국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넘어 미래 자동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략적 거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차 투입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초기 판매량이 아직 눈에 띄게 반등하지는 않아 성공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1조 5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과 20종의 신차 계획이 실제 판매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성적표에 달려 있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현대차가 2030년 연간 50만 대 판매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