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협조해 북괴군 폭격" 與 의원 문자 포착…국방위 여야 공방

전혜인 2024. 10. 2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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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에서 24일 여당 의원과 대통령실 안보실장 사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공격' 문자가 오간 것이 공개되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다가 국정감사가 파행됐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국정감사 도중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한 언론 카메라를 통해 포착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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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24일 여당 의원과 대통령실 안보실장 사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공격' 문자가 오간 것이 공개되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다가 국정감사가 파행됐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국정감사 도중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한 언론 카메라를 통해 포착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따르면 한 의원은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이어 한 장관이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하자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겁니다"라고 했다.

야당은 해당 문자를 두고 정부와 여당이 한반도의 안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과 용산, 국방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신(新) 북풍 공작"이라며 "최근 윤석열 정부에 닥친 명태균 사건 등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과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것에 대한 모면책인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 의원은 "북한이 이것을 자국 병사에 대한 선전 포고로 (판단해) 문제 삼으면 남북전이 되고, 한반도에서 상호 보복 전투가 이어지게 되면 안보 위기 사태가 초래된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도 "국방위에서 이 회의를 긴급회의로 전환해 결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한 의원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경고하고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의원의 사적 대화일 뿐이라며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심리전은 북한군의 사기를 저하하는 용도로 말씀을 하신 것 아닌가"라며 "그런 사적인 대화에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의원을 옹호했다.

당사자인 한 의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 비판도 못 하는 의원들이 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가지고 악마화하는 게 참 가소롭다"고 비난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회하지 않으면 단체로 퇴장하겠다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정회하라 말라 할 권리가 어딨느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결국 여야 간 말다툼이 반복되던 국방위는 정회했다.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정회 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한반도까지 끌고 오려는 것인가. 김건희 여사 이슈를 덮으려고 이제는 '전쟁사주'까지 하는 것인가"라며 "대한민국 국민을 전쟁의 위협으로 몰고 가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당장 이와 관련한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며 "국민의힘은 즉각 전쟁을 조장한 한기호 의원을 제명하고, 대통령실은 신원식 안보실장을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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