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 사유지 내 외부인 부정주차...이제 단속될까

김동원 2024. 8.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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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아파트 내 불법주차 민원 153배 증가"
민형배 의원,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서울시 한 아파트 주차 차단기[김동원 기자]
서울시 한 아파트 방문차량증[김동원 기자]

#"입구에서 (차량등록증이 없는) 외부인들에게 방문지를 물으며 확인하지만, 정확한 파악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대가 방문하는데 매순간 외부차량 운전자와 방문지 거주자 간의 관계를 일일이 확인하기 너무 버거워요."(서울시 한 아파트 주차관리원)

"한 외부인이 (주차관리원에게) 저희 집을 방문한다고 말하고 주차했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참 황당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집 주소가 노출된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해당 아파트 주민)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해마다 늘기만 하는데 주차 공간은 제자리다. 차량을 2~3대씩 보유하고 있는 가정도 흔하다. 아파트 단지는 주차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근 상가를 이용하거나 개인 용무를 위해 인근 아파트 주차장을 부정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얌체족도 부지기수다. 아파트는 사유지여서 행정력이 개입하기엔 한계가 많다. 그러나 사회적 갈등은 팔짱만 끼고 방관할 수 없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기자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를 찾았다. 정문 옆 작은 초소엔 한 60대 경비원이 땡볕 아래 아파트를 출입하는 차량들을 분주히 확인하고 있었다. 주차관리원 A씨는 "주차 공간도 협소한데 외부인 출입도 많다. 일일이 용무를 확인한다는 게 너무 어렵다"며 주차 관리 고충을 토로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 강모 씨도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외부인들이) 우리 아파트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서 경비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동주택 등 사유지 내 주차갈등 해소방안 의결서'에 따르면 사유지 내 불법주차 민원 건수는 2010년 162건에서 2020년 2만4817건으로 약 153배 증가했다. 해당 의결서의 국민의견 수렴 결과, '사유지 불법주차 행위에 대해 행정력을 집행하기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인원은 전체 설문 인원의 98%였다.

아파트 등 사유지 내 부정주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그러나 현행법상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법으로 '도로교통법', '주차장법', '자동차관리법' 등이 있지만 이들로 사유지 내 주차질서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

도로교통법은 도로 등 특정 장소에서의 주차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사유지인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자동차관리법은 2개월 이상 타인의 토지에 차량을 방치하는 경우 자동차를 옮길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일반 사유지에 일시적으로 주차질서를 위반하는 경우 해당 법률을 적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주차장법은 주차 행위가 아닌 주차시설을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은 '부설주차장'으로 분류되지만 관련 규정이 미흡해 아파트 내 주차장 관리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서울시와 구청 관계자 역시 "제도적 개선이 없으면 단속 근거를 제시할 수 없어 행정조치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1대 국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계류된 이후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9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해 법안 처리에 다시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특정한 경우 외부차량을 사실상 견인조치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외부차량이 무단주차한 후 연락이 두절돼 (입주민 등의) 차량주차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주차장 관리자가 해당 자동차의 운전자(또는 관리책임이 있는 자)에게 자동차를 다른 장소로 옮길 것을 권고할 수 있다. 이러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주차장 관리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요청해 문제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다.

또한 누구든지 주차구획을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주차장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위반 시 각각 50만원 이하의 과태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법률안이 통과되면 사유지 내 부정·무단주차 단속 근거가 마련돼 행정청도 이전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동원인턴기자 alkxandro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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