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장 담그기 문화를 세계로"…유네스코 등재 기원 특강에 잇단 발길[현장+]
78년간 장과 발효에 몰두해온 샘표가 한국 전통 장 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특별 강연 ‘장,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에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블로터>가 찾은 서울 중구 샘표 본사 1층 우리맛공간. 이번 행사는 ‘한국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며, 우리 장 문화의 우수성과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장 담그기의 가치와 과학적 원리부터 이를 활용한 음식의 조화까지 폭넓은 내용을 배우고 체험했다.
샘표는 전통 장과 발효의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식품기업이다. 2006년부터 전통 장 담그기 문화를 체험하고, 발효를 인문·영양·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샘표 된장학교’, ‘우리맛 발효학교’ 등을 운영해왔다.
샘표는 2010년부터 '글로벌 장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장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유럽 음식과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해 세계적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 연구소’와 협력해 간장, 된장, 연두 등 7가지 발효 장을 활용한 150여 개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또한, 뉴욕의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를 통해 현지 요리사와 일반인이 직접 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한국 장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장 담그기 문화와 세계화
특강은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정 교수는 “장은 신라 왕실의 폐백 음식으로 쓰였을 정도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자 채소 음식과 발효 음식이 발달한 한국 식문화의 정수”라고 소개했다.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가 한국 식문화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샘표 우리맛연구중심의 이홍란 연구원은 장 담그기의 과학적 원리와 도시 생활에 맞춘 실용적인 장 만들기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집에서 장을 담그는 일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올바른 재료와 과정을 알면 누구나 쉽고 맛있는 장을 만들 수 있다”며 전통을 이어가는 즐거움을 강조했다.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헤드셰프는 ‘세계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장’을 주제로 한국 장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식재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한식이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며 "외식업·농업·유통 등 다양한 산업들과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형균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은샘표의 장류 및 채소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장의 활용성을 소개했다. 안 연구원은 “우리 민족의 오랜 유산인 장 담그기 문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장을 활용한 요리를 더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솔루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강 후에는 샘표 대표 장류를 활용한 ‘장 페어링’ 시식이 진행됐다. 간이 없는 양배추 볶음에 연두, 양조간장, 조선간장을 더해 맛의 차이를 체험하며 식재료와의 조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연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장 담그기를 사라져가는 전통으로만 여겼지만 이번 특강을 통해 미래지향적이고 자랑스러운 식문화임을 알게 됐다”며 “K푸드가 주목받는 지금, 매우 유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샘표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 전문 기업으로서 우리 장 문화의 우수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장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