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집에서 '실종된 아들' 시신이…"4년간 몰랐다"는 아버지, 왜?

박효주 기자 2024. 10. 2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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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신고한 아들이 친부가 사는 집 작은방에서 백골로 발견됐다.

검찰은 아버지가 아들 시신을 발견했음에도 방치했다고 보고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B씨 사인이 명확하지 않으나 타살 흔적이 없는 점, 아버지인 A씨 입장에서 B씨 시신을 발견하고도 방치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유기 혐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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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실종 신고한 아들이 친부가 사는 집 작은방에서 백골로 발견됐다. 검찰은 아버지가 아들 시신을 발견했음에도 방치했다고 보고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부산지법 형사4단독은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70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4월 28일 부산 동구 자신의 집 안방에서 아들인 B(30대)씨가 숨진 것을 발견하고도 관공서에 신고하거나 장례를 치르지 않은 채 4년 넘게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집을 방문한 지인이 우연히 B씨 시신을 발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B씨 사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사인이 명확하진 않지만, 타살 흔적이 없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재판에서 A씨는 B씨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되는 동안 악취를 느끼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실종 신고를 한 것에 대해서는 아들이 성인이 된 이후 자주 연락하지 않아 잘 사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연락이 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 지인과 동생 역시 A씨 집에 방문했을 당시 특별히 시신이 썩는 냄새 등을 맡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재판장은 "A씨 집에 상당 기간 B씨 시신이 방치돼 있던 것은 유기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인이 A씨 집에 여러 차례 찾아갔는데 시신이 부패하는 냄새 등을 맡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과 평소 집이 청결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B씨 시신이 바로 발견되지 않았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 사인이 명확하지 않으나 타살 흔적이 없는 점, 아버지인 A씨 입장에서 B씨 시신을 발견하고도 방치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유기 혐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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