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치고 물대포, 치맥 먹다 숏폼…직관의 즐거움, K-야구 ‘대흥행 시대’ 열었다
587경기 만에 대기록 ‘역대 최소 경기’
278경기 매진…평균 1만7187명 운집
프로스포츠 첫 1200만 관중 돌파 유력
2030 여성팬이 주도하는 직관의 즐거움
숏폼 소비·구단 마케팅·KBO 정책 등 효과
![프로야구 관중이 2년 연속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역대 최소경기인 587경기 만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에 비해 날짜로는 23일, 경기 수로는 84경기 빨랐다. 23일 프로야구 kt 위즈-두산 베어스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 관중이 들어찬 모습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ned/20250824114240822ntss.jpg)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지난달 25일 삼성 라이온즈-kt위즈전이 열린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전 카카오톡 알림으로 위즈파크의 명물 튀김만두와 쫄면을 픽업하고 자리에 앉았더니 1루석은 이미 축제가 시작됐다. 벌써 10년이 넘은 위즈파크 워터페스티벌에 홈관중은 익숙한 듯 우비와 물총을 챙기고 들썩들썩 하이 텐션. 2회 kt 안현민이 좌전 안타를 날리자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물대포에서 거센 물줄기가 쏟아져 나왔다. kt 팬들은 물폭탄을 맞으며 방방 뛰고, 삼성 팬들은 또 이 장관을 영상으로 찍어 곧바로 SNS 숏폼으로 올린다. 현장에 가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는 ‘직관의 즐거움’. K-야구의 뜨거운 흥행을 이끈 요인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4일 KBO에 따르면 전날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 10만1317명의 관중이 입장, 총관중 1008만8590명을 기록했다. 한 시즌 1000만 관중은 역대 최초인 지난해(1088만7705명)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또 지난해 9월 15일 671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는 올해 587경기(전체 720경기 중 81.5% 소화)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며 역대 최소 경기 기록도 썼다. 날짜로는 23일, 경기 수로는 84경기 빨랐다. 현재 추세대로면 올해 사상 첫 1200만 관중까지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날 대구(키움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2만4000명), 창원(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1만7983명), 광주(LG 트윈스-KIA 타이거즈·2만500명), 대전(SSG 랜더스-한화 이글스·1만7000명) 경기는 매진됐고, 서울 잠실(kt wiz-두산 베어스) 경기엔 2만1834명이 입장했다.
올시즌 KBO리그는 최소경기 관중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최소 경기 100만명(60경기)부터 시작해 200만(118경기), 300만(175경기), 400만(230경기), 500만(294경기), 600만(350경기), 700만(405경기), 800만(465경기), 900만(528경기) 관중 기록을 모두 깼다. 그리고 최소 경기 1000만 관중 기록까지 달성했다.
올시즌 한 경기 평균 1만7187명을 기록, KBO리그 역대 최다 평균 관중(2024시즌 1만5122명)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587경기 중 278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지난해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매진 기록(221경기)을 이미 경신했다.
삼성은 133만816명의 관중을 ‘라팍’(삼성라이온즈파크)에 불러모아 역대 KBO리그 단일 시즌 구단 최다 관중 기록(2024시즌 LG 139만7499명)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면서 흥행에 불을 지폈다. 특히 전통 인기구단인 한화와 롯데, LG의 고공행진에 야구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이날 구단 최초로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한 한화는 홈팬들 앞에서 6연패 사슬을 끊어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관중석에서 물대포가 뿌려지고 있는 모습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ned/20250824114241142vthv.jpg)
프로야구의 흥행의 일등공신은 2030 여성이다. 야구장 체험 문화를 활발하게 소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한다. 적극적인 구매력으로 시장을 확장시키는 힘도 있다.
KBO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팬 성향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인기 폭발의 키워드는 ‘여성’과 ‘MZ 세대’였다. 오프라인 전체 응답자의 64.3%는 프로야구 관심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20대 여성은 무려 77.9%가 관심이 늘었다고 답했다. 20대와 30대 여성은 응원팀 용품 구매에서도 평균을 웃돌았다. 30대 여성 관중들은 2022년 유니폼과 응원 도구 등의 구매 비용으로 20만7900원을 소비했고 지난해엔 27만3000원을 썼다. 성별·연령별 분류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들을 공략하는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두산의 ‘망그러진 곰’, LG의 ‘잔망루피’, 롯데의 ‘에스더버니’와 ‘짱구’ 등 캐릭터와 협업한 의류와 굿즈는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2030 여성들은 구단들이 다양한 버전의 유니폼을 내놓을 때마다 구장 내 매장을 ‘오픈런’하며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온라인 예매사이트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6개 구단 정규시즌 온라인 예매자 성별 비중은 여성 57.8%로 남성(42.2%)을 크게 앞선다. 여성의 예매 비율은 2023년 51.4%, 2024년 56.4%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올해 20∼30대 여성의 예매 비율은 전체 38.3%에 달한다.
숏폼 플랫폼은 젊은 야구팬들의 경험과 과시욕을 폭발시킨 매개체가 됐다.
KBO는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40초 내 경기 영상을 팬들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30 팬들은 숏폼 형식의 SNS를 통해 야구 정보를 확인하고, 또 자신만의 방식대로 가공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했다.
스케치북에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문구를 써서 TV 중계에 잡히고, 치맥을 넘어선 상상초월의 K-푸드를 즐기고, ‘삐끼삐끼 춤’ 등 치어리더들의 에너지 넘치는 응원, 쉴새 없이 울려퍼지는 구단 응원가와 선수 테마곡을 ‘떼창’하는 장면은 SNS를 통해 이미 전세계가 주목하는 한류 콘텐츠가 됐다. 2만원대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야구 직관이 핫한 ‘놀이 콘텐츠’가 된 것이다.
![2년 연속 프로야구 1000만 관중을 돌파한 23일 kt 위즈-두산 베어스전에서 두산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4/ned/20250824114241419zate.jpg)
KBO의 자동 볼 판정시스템(ABS)가 ‘공정성’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마음을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는 피치 클록까지 도입해 경기 시간도 줄였다. 정규이닝 기준 2025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분으로 지난 시즌의 3시간 10분보다 10분 가까이 줄었다. KBO 측은 “스피디한 것을 좋아하는 MZ 세대에게 더 빠른 경기 진행과 플레이 템포로 어필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과거의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프로스포츠 최고 인기를 이끌었던 프로야구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여성팬들이 급격히 유입된 프로야구는 2011년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돌파하고 2012년엔 715만명 이상의 관중을 모았다.
하지만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 등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관중 수가 600만 명대로 뒷걸음질쳤다. 당시 KBO 총재와 10개 구단 사장단이 이사회에서 프로야구 인기 하락에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심각한 위기의식을 공유할 정도였다.
펜데믹 암흑기를 지난 2021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당시 한국갤럽 설문 결과에 따르면 KBO리그에 ‘관심 있다’고 밝힌 응답은 34%로 2013년 이래 가장 낮았다. ‘별로 관심 없다’, ‘전혀 관심 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56%에 달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각 구단의 전력이 하향 평준화됐고, 저작권 보호를 이유로 ‘움짤’(움직이는 짤방)을 금지하는 등 MZ세대의 디지털 소비 문화를 따라가지 못한 이유가 컸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로 바야흐로 ‘대흥행 시대’를 맞이한 프로야구. 리그 경쟁력과 팬들의 즐거운 경험을 높이는 쌍끌이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인기를 위한 고민을 새롭게 시작할 때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회삿돈 43억으로 코인 투자 황정음…징역 실형? 집행유예? [세상&]
- “회당 출연료 5억” 결국 싹쓸이 넷플릭스→왜 한국은 못 만드나, ‘탄식’ 쏟아진다
- “비행기에서 툭하면 담배, 누구?” 연기 너무하다 했더니…결국 터진 논란
- 국내 코인 보유 내역 공개 ‘발칵’…10억 넘는 30대 1167명
- “미모의 女가수, 나체로 호텔에…‘이것’ 때문이라는데” 무심코 ‘클릭’하는 기사, 그리고
- “BTS 정국도 피해자”…재력가 노린 해킹조직 총책 구속 기로
- [단독] 9000만원 네 자녀 양육비 배째라 배드파파…명예훼손 소송까지 걸었다 [세상&]
- 배·허벅지 아니다…가장 먼저 살찌는 부위는 의외의 ‘이곳’
- [영상]‘상어 vs 악어’ 왜 같이 있어?...상상 못한 결말은[나우,어스]
- “분리수거하다 수류탄이?”…구로구 고등학교 충격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