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자 "김건희 행보, 장관이나 시장처럼 구체적인 지시"

조현호 기자 2024. 9. 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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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앵커 "항상 귀기울이겠다는 현장 목소리? 뭘 말하나"
SBS "지지층 겨냥? 부정적 여론 변수" KBS TV조선 채널A 보도 안 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성대 JTBC 기자가 11일 저녁 JTBC 뉴스룸 스튜디오에 출연해 돌비뉴스 코너 영부인의 순찰에서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인근 시찰을 두고 낮은 자세의 소통이 아니라 장관이나 시장이 현장지도하는 모습이 적절하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김건희 여사가 마포대교 일대를 시찰하는 등 돌연 광폭 행보에 나선 것을 두고 JTBC 기자가 “정치인이 현장점검하고 시찰나온 듯한 모습, 장관이나 시장이 현장지도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게 적절하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MBC 앵커는 “대통령보다 비공개행보를 이어온 대통령 부인 이름이 들어간 기사가 더 많다”며 “김 여사가 항상 귀기울이겠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무얼 말하고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성대 JTBC 기자는 11일 '뉴스룸' 스튜디오에 출연해 본인의 '돌비뉴스' 코너 <영부인의 순찰>에서 대통령실이 '김 여사, 자살 예방 및 구조 관계자 격려 방문'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와 사진 18장을 공개한 것을 들어 “공개된 사진과 발언들을 보면 격려만 한 게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올 들어 해외순방이나 대통령 부부의 공식 행사를 제외하고 김건희 여사의 단독 일정만 보면 혼자 조용히 추모한다거나 국민과 눈높이에서 소통한다거나 비공개로 봉사활동을 하는 장면들이 대부분이었다”며 “반면,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경찰이나 소방 관계자들을 대동해서 뭔가 현장 현안을 점검한다든지 지시를 하는 느낌의, 마치 정치인이 현장점검이나 시찰을 나온 듯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진들이 공개된 사진의 절반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건희 여사 발언도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실 브리핑을 보면, 김 여사는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고, 항상 주의를 기울여 선제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여사는 마포대교 난간 등을 직접 살펴본 뒤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를 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저녁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생명 구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소방근무자들과 함께 마포대교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를 두고 이성대 기자는 “구체적인 지시 사항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며 “대통령 부인, 엄밀히 따지면 민간인”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공적 지위도 없지 않느냐'는 한민용 앵커의 질의에 이 기자는 “그렇다. 관계자들을 격려할 수는 있지만, 마치 장관이나 시장처럼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이례적”이라며 “그러다 보니 야당에서도 '마치 대통령이 현장지도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인가' 이런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이미 여당에서도 사실상 도의적인 사과는 좀 필요한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여사 일정이 공개될 때마다 정치적인 찬반 논란, 계속 이어져 왔는데 이 때문에 일정을 공개하더라도 좀 낮은 자세로 소통하는 모습이면 모르겠지만 방금 보신 것처럼 마치 장관이나 시장이 얘기하는 것처럼 현장 지도하는 모습들을 공개하는 게 적절하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김 여사의 추석 영상 등장을 두고도 “여당에서조차 '대통령실 정무 감각이 있는 거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지 MBC 앵커는 11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김건희 여사가 자살 예방의 날이라며 구조 관계자들을 찾아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는 얘길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조현용 앵커는 “비공개 일정이라지만 사진은 여러 장 공개됐다”며 “그런데 검색 사이트에서 올해 나온 전체 뉴스를 집계해 보니까 선거에서 뽑힌 대통령 이름이 나오는 기사보다 비공개 행보를 이어온 대통령 부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기사가 오히려 더 많다는, 특이한 결과도 나온다”고 말했다. 조 앵커는 “항상 귀 기울이겠다던 현장의 목소리는 무얼 말하고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조현용 MBC 앵커가 11일 저녁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김건희 여사가 마포대교 현장에 방문해 귀기울이겠다던 현장의 목소리가 무엇을 뜻하냐고 되묻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는 <'사과' 없이 전면등판‥'경청' '조치' 하는 김 여사> 리포트에서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단독 행보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가 “사업가로 살아온 김 여사가 남편이 대통령 됐다고 집에만 있으라는 건 과도한 폭력”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MBC는 “김 여사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BS도 같은 날짜 '8뉴스' <활동 보폭 넓히고 김 여사‥야 “용산에 밀정?”>에서 “지지층을 겨냥해 잠행이 아닌 적극 소통을 택했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야당의 비판과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같은 날 TV조선과 KBS의 '뉴스9', MBN '뉴스7', YTN '뉴스나이트', 연합뉴스TV '뉴스리뷰' 등 메인뉴스에서는 이번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8일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추석 인사 영상에 함께 등장한다는 첫 보도(<대통령 추석 인사에 김건희 여사 등장한다>)를 했던 채널A는 11일 '뉴스A'에서 김 여사의 마포대교 시찰 같은 광폭행보 논란은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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