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지식램프] [7] 외국인이 92%인 도시, 두바이에서 본 이민정책
이번 글은 두바이에서 막 귀국해 쓴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아랍에미리트(UAE)가 어떻게 분위기를 재구성하는지 직접 확인하고자 방글라데시에서 곧장 두바이로 향했다. 먼저 그 도시에 사는 이란 교민들의 가게를 찾아가 보았다.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이란 교민들의 재산을 압류했다는 일부 언론의 기사가 과연 사실인지 점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두바이에서 내가 만난 이란 사장님들은 “아무 불편 없이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서양 언론에서 나온 기사들은 과장이 꽤 섞여 있다”고 전했다. 재산 압류 대상은 불법 행위를 했거나 그런 혐의를 받는 일부이지, 자기들처럼 평범한 이란 교민들은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이란발 드론 위협 때문에 고통을 겪던 아랍에미리트를 다시 보면서 자연스럽게 유럽과 비교하게 되었다. 많은 독자가 잘 아시겠지만, 현재 유럽은 이민자 문제로 큰 정치적·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느라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였지만 마치 양날의 검처럼 그것 때문에 상처 받으며 헤매고 있다. 그 나라의 풍습이나 법을 받아들이고 전통을 존중하면서 잘 섞이는 이민자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이민자도 적지 않다. 특히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애초부터 이민자가 많이 사는 도시 외곽 지역의 관리 실패로 문제 해결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 그런 유럽의 상황을 지켜본 일부 한국인들도 “유럽 꼴 좀 봐라. 이민자는 더 이상 받지 말자”고 말하기도 한다.
이민자 문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실패 사례로 유럽이 떠오르지만, 성공 사례인 두바이는 왜 언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말을 듣고 어떤 독자는 “웬 두바이? 아랍에미리트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국인의 귀화가 제한되는 나라이고, 이민자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론할 수도 있다. 나 역시 그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따로 있다.
두바이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에는 현재 거의 3세대째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다. 특히 두바이에는 원주민이 8%, 외국인이 92%일 정도로 외국인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토록 높은 이주민 비율을 가진 도시가 역사상 또 있었는지 모르겠다. 언뜻 보면 이런 이주 제도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외국인들은 현재 두바이의 이 시스템을 인정하며, 특히 좋은 일자리를 가진 이들은 두바이에서 계속 머물고 싶어 한다. 가족과 함께 평생 살겠다는 의향도 크다.
나는 두바이의 외국인 거주 정책을 무조건 긍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대한민국도 직면한 인구 감소와 이민 정책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유럽만 보며 좌절하지 말자는 뜻이다. 나름 성공한 두바이 사례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 현실에 맞는 해결책을 다각적으로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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