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분리 당시 LG에서 LX홀딩스로 이관된 총 자산은 9133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 자회사 3사 순자산만 합해도 2조원이 훌쩍 넘는데 실질적으로 LX홀딩스 회계에 반영된 자산은 9000억원에 그쳤다. LX홀딩스가 출범한 지 5년차가 됐지만 자회사 자산과 지주사 자산간 괴리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는 LX그룹의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력 상장 자회사와 회계적 연결성 부족
현재 LX홀딩스의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되는 종속회사는 LXMDI와 LX벤처스 2곳 뿐이다. 핵심 자회사로 불리는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MMA 등은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로 분류됐다.
올해 1분기 말 자회사 4곳의 순자산은 총 5조원에 달하지만 결과적으로 LX홀딩스 회계에 잡힌 자산은 약 1조6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만큼의 순자산을 장부가로 반영하는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 회계 처리 원칙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LX인터내셔널의 순자산은 2조6860억원이지만 LX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27.48%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6983억원만 자산으로 계상됐다.
만약 이들 자회사를 종속기업에 편입했다면 LX홀딩스의 연결 기준 자산은 5조원을 넘을 것이다. 하지만 회계 기준상 지배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회사의 자산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제약을 안게 됐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지분이 20~50% 미만일 때는 원칙적으로 관계기업으로 분류한다. 물론 자회사의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분이 50% 미만이어도 종속기업에 편입하는 예외 사례가 있지만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종속기업 요건 충족에 유리하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을 30% 안팎의 지분으로 지배하고 있다. 또 LX MMA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지만 일본 스미토모화학, 일본촉매 등과 의사결정을 함께 하는 합자 회사로 설립 형태상 종속기업에 편입할 수 없다.
이처럼 낮은 자회사 지배력은 LX홀딩스가 출범 후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들 자회사는 LX홀딩스의 소유분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수치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없는 상태로 최대주주가 30%만 소유해도 경영권에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주사와 주력 자회사의 연결성이 미약하다 보니 회계적 연결성이나 전략적 일체감을 시장에 보여주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3사 합산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하지만 LX홀딩스 연결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성자0산은 약 2700억원에 불과했다. 그룹의 실질적인 자금력이 상당한데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그룹의 체력이 훨씬 작아보이는 착시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배당 수익 유동적·상표권 수수료 안정적
순수 지주사의 주 수익원은 자회사가 지급하는 배당금과 브랜드 수수료다. 특히 배당금은 일정 수준 배당 성향을 유지하더라도 전년도 현금흐름과 일회성 투자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배당 규모를 정하기 때문에 일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LX홀딩스 자회사는 모두 디스플레이, 화학, 건설, 국제 원자재 가격 등 경기 민감도가 아주 높은 산업군에 분포돼 있다. 이 경우 타 산업군 보다 주주환원 수준의 변동폭이 크다. 실제 LX세미콘은 2023년 주당 4500원씩 지급했지만 이듬해 주당 1800원씩 배당했다. 또 LX하우시스는 2023년 200원에서 이듬해 17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자회사의 배당 예측성이 떨어지면 모회사 입장에선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LX홀딩스의 배당 수익은 △2022년 1030억원 △2023년 685억원 △2024년 32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배당 수익은 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내년 배당 수익은 올해 자회사 실적에 달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 LX인터내셔널은 올해 작년 보다 양호한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LX하우시스의 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과 달리 상표권 수익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 LX그룹 자회사는 LG그룹에 소속 당시와 동일하게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2%를 LX홀딩스에 지급하고 있다. LX홀딩스는 2023년 첫 상표권수익으로 294억원을 확보한데 이어 작년 325억원을 수취했다.
김수정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