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울릉도

격렬하고 화려한 산세와 깊고 푸른 동해바다가 어우러진 울릉도.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리고 아름다운 섬의 속살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독도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돼있는 독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섬이지만 막상 그곳을 가본 사람은 많지 않다. 날씨와 파도가 허락해야지 닿을 수 있는 아름답고 신비한 섬이기 때문이다. 독도는 울릉도에서 두 번째로 큰 부속 섬으로 89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화산 섬이다. 동도와 서도, 2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동도에는 해양수산 시설이, 서도에는 주민들의 숙소가 자리해 있다. <삼국사기>에 512년 이사부가 울릉도를 중심으로 한 해상왕국 우산국을 정벌하면서 독도가 우산도라 불렸다는 기록이 있으며, <세종실록지리지>에 우산과 무릉 두 섬은 날씨가 맑은 날 서로 바라볼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부정기선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안용복길 3

사진=월간 아웃도어

관음도

깍새가 많아 ‘깍새섬’이라고도 불리는 관음도는 울릉군 저동항에서 5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해 있다. 높이 106m, 둘레 약 800m로 죽도와 독도에 이어 울릉도에서 세 번째로 큰 부속 섬이다. 이곳에는 관음쌍굴이라 불리는 높이 14m의 해식동굴 2개가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조면암으로 이루어진 경관이 아름다워 울릉도 3대 절경으로 꼽힌다. 특히 이 동굴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면 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농작물 재배는 불가하지만 동백나무, 억새풀, 부지깽이나물, 쑥 등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울릉도 일주 유람선을 타고 관광했으나 2012년 보행연도교인 현수교가 세워져 육로로 찾아갈 수 있게 됐다.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리

사진=월간 아웃도어

봉래폭포

울릉도 최고의 명승지를 꼽으라고 하면 늘 첫 번째로 꼽히는 명소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을 오르는 길목에 자리하며 높이가 약 30m에 이른다.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집괴암이 3단과 2단을 이루고 있으며 화산재가 굳어져 생성된 조면암이 1단을 이루는 등 총 3단으로 이뤄져 있다. 수량이 풍부해 1년 내내 폭포수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봉래폭포에서 쏟아져 내려온 물은 울릉도 남부 지역의 주요 식수원이기도 하다. 폭포 근처에는 한여름에도 시원한 냉기가 감도는 풍혈과 삼나무 숲을 비롯해 울릉도 전통가옥인 투막집이 있어 볼거리도 다양하다. 봉래폭포 관리소에서 봉래폭포까지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사진 제공=울릉군

행남해안 산책로

관광을 목적으로 새롭게 조성한 것이 아닌, 예부터 울릉도 주민들이 걷던 옛길을 재정비한 산책로다. 울릉도는 지형이 험준한 탓에 곧은 길이 거의 없으며 주로 해안가에 마을이 형성돼 있어 마을과 마을을 잇는 해안 길이 곧 주민들이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었다. 주민들 간 다리 역할을 하던 이 길은 바다를 끼고 있어 조망권이 탁월해 자연스레 관광객이 몰려들었고 지금은 울릉도 여행 필수 코스가 됐다. 행남해안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저동항 촛대바위에 이르는 구간으로 수려한 자연 경관은 물론 소요 시간이 짧아 인기가 많다. 방파제와 절벽, 동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영화 속 요정들의 아지트를 통과하는 듯한 신비로운 기분이 들 것.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봉래1길 19-47 행남해안산책로

사진 제공=울릉군

나리분지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지대인 나리분지는 1~2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인해 칼데라 화구가 함몰하며 형성된 화구원이다. 그 안에서 분출한 알봉과 알봉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2개의 화구원으로 나뉘는데, 북동쪽이 나리마을, 남서쪽이 알봉마을이다. 분지를 감싸 안 듯 와륜산이 둘러싸고 있어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섬 속의 섬이었으나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식당과 민박집이 들어서 있다. 겨울철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울릉도에서는 과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너와 지붕을 갖춘 우데기 집을 지었는데 그 흔적이 나리분지 곳곳에 남아 있다.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사진=월간 아웃도어

대풍감

우리나라 10대 비경으로 꼽히는 대풍감은 울릉도 북서쪽 꼭짓점에 자리하고 있다. 절벽 위에는 아찔한 전망대가 우뚝 서 있는데, 훌륭한 비경을 두르고 있는 덕에 전망대가 많은 울릉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 대풍감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가지다.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은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 20인승 모노레일을 타면 304m에 이르는 39도의 경사를 약 6분 만에 오를 수 있어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르는 동안 발아래로 펼쳐지는 너른 동해바다도 조망할 수 있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15분 정도 숲길을 걸으면 가파른 절벽 위, 울릉도 해안을 품은 전망대에 닿는다.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리

사진=월간 아웃도어

삼선암

울릉도 북면 천부리에서 바다를 향해 서면 높고 웅장한 3개의 기암이 시선을 끈다. 공암, 관음도의 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비경으로 꼽히는 삼선암이다. 울릉도에서 물빛이 가장 맑고 절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며 높이는 각각 107m, 89m, 58m에 이른다. 이곳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하늘나라의 세 선녀가 울릉도에 내려와 목욕을 하곤 했는데 이를 걱정한 옥황상제가 장수와 용을 딸려 보냈다. 목욕 후 돌아갈 시간이 되었는데 막내 선녀가 보이지 않았다. 함께 온 장수와 그만 눈이 맞아 정을 나누고 있었던 것. 이에 노한 옥황상제가 세 선녀를 바위로 만들었다고 한다.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깊어서인지 가장 작은 막내 선녀 바위에는 다른 바위와 달리 풀 한 포기 나지 않고 홀로 멀찍이 떨어져 있다.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리

사진=월간 아웃도어

성인봉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은 높이가 986.5m에 이르며 성인봉에서 뻗어 나온 산맥이 울릉도의 남면과 북면, 서면을 가르는 경계가 됐다. 성인봉은 산이 높고 유순하게 생겨 마치 성인들이 노는 장소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성인봉 북서쪽에는 나리분지 안에 솟은 알봉이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시림을 품고 있다. 성인봉 원시림은 지하의 마그마가 지표로 빠져나가면서 빈 공간이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생긴 호수에서 시작됐다. 호수 안에 퇴적물이 쌓이고 물이 빠져나가면서 지금처럼 평평한 지대가 됐으며 이후 오랜 기간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됐다.
경북 울릉군 서면 남양리

사진=월간 아웃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