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더 냈고 마셨는데 잠 왜 안 오지”…이제 ‘디카페인’ 기준 확 바뀐다
‘90% 제거’ 기준서 실제 함량 기준으로 전환
일반 음료처럼 보이는 술도 제품 전면에 주류 표시 의무

정부가 ‘디카페인’ 표시 기준을 대폭 강화해 실제 카페인 잔류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제품에만 해당 문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을 고시했다. 핵심은 커피 원두에 남아 있는 카페인 양이 고형분 기준 0.1% 이하일 때만 ‘탈카페인(디카페인)’ 또는 ‘디카페인 원두 사용’ 표시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시행 시점은 2028년 1월 1일이다.
기존 국내 기준은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으로 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두 자체의 카페인 함량이 높으면 상당 부분을 제거하더라도 최종 제품에 적지 않은 카페인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디카페인’이라는 표시와 실제 체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번 개정으로 기준은 ‘제거율’에서 ‘잔류량’ 중심으로 바뀐다. 즉 얼마나 제거했는지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등 주요국의 관리 방식과 유사하다.
디카페인 커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식약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디카페인 커피 생산량은 2020년 대비 2024년에 약 2.9배 증가했다. 수입량 역시 같은 기간 1.7배 늘어나며 수요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임산부와 수험생, 야간 근무자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제품은 현재 기준상 문제없이 디카페인 표시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제 잔류 카페인 수치까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에서 주류 표시 기준도 함께 강화했다. 최근 일반 음료와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한 협업 제품이 늘면서 술인지 모르고 구매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일반식품 형태의 주류 제품에는 제품 전면에 ‘술’ 또는 ‘주류’라는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해당 문구는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20포인트 이상의 크기로 적고, 배경색과 명확히 구분되도록 해야 한다. 음료수처럼 보이는 술에 대한 혼동을 줄여 소비자 안전과 알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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