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추석, 최진실의 열연 빛났던 입양 실화

[N년 전 영화 알려줌 #97/9월 21일]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Susan Brink's Arirang, 1991)

32년 전 오늘(1991년 9월 21일), 대한민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수잔 브링크(본명 신유숙)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 개봉했습니다.

인쇄소 직공이던 아버지가 1965년 한강에서 수영 중 심장마비로 익사한 후 삯바느질로 연명하다 가난을 못 이긴 어머니는 막내인 '신유숙'을 입양시키기에 이릅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1년이 지난 1966년 가을이었죠.

네 살짜리 소녀는 이유도 모르는 채 스웨덴의 항구 도시 노르셰핑에 도착했는데요.

그때부터 '유숙'의 험난하고 힘겨운 삶이 시작됐습니다.

낯선 환경과 생소한 모습의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느껴야 했던 소외감, 친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자아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갈등과 고통 속의 나날들이 그랬죠.

'신유숙'의 유년은 양모의 차별과 가혹한 매질, 욕설을 받으면서 시작되었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지 못해 열세 살 때 첫 번째 자살을 시도합니다.

18세가 되었을 때 집을 나와 여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한국의 친모를 찾았으나 모든 노력이 무위로 끝나 버리고 더욱 큰 절망에 부딪히는데요.

그런 절망 속에서 방황하기 시작하던 중 한 남자와의 동침 끝에 임신하게 됩니다.

18세의 미혼모로 힘겨운 생활을 하던 중 한 청년을 만나 모처럼 생의 행복을 맛보게 되지만, 친구에게 사랑마저 빼앗겨 버리고 절망 속에서 두 번째 자살을 시도하죠.

이러한 시련 속에서 '유숙'은 종교의 힘에 의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요.

이런 이유로 종교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에 의해 아이도 키우고 공부도 하는 힘겨운 생활을 강한 의지로 이겨내고, 드디어 스물네 살에 웁살라 대학 종교학과에 입학하게 됩니다.

대학 3학년 때인 1989년 늦가을, 우연히 한국의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기획한 해외 입양아 특집 프로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친모를 찾게 되는데요.

가족들과의 상봉을 통해 커다란 행복을 느낀 '유숙'은 자신에게 주어진 그 모든 고통과 가혹스럽던 운명마저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이릅니다.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은 한국전쟁 이후 해외 입양이 시작된 지 당시 40년이 넘은 시점에서 그때까지 방치돼 오던 해외 입양아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입양아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순을 설득력 있게 꼬집었다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 문화의 침투와 전통 문화의 붕괴 등 주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의식적으로 영화화하는 작업에 앞장서며 뉴 코리아 시네마의 기수로 분류되는 장길수 감독이 자신의 특기를 잘 살렸는데요.

영화의 대부분이 스웨덴 현지 로케이션으로 이루어졌고, 배역도 현지에서 캐스팅됐습니다.

'수잔 브링크'를 맡은 최진실은 스웨덴에 가서 외국어 대사로 연기를 했고, 표정 연기와 뛰어난 감정 묘사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인기상을 받았는데요.

MBC 특집극이 방영된 지 1년 만에 완성된 영화는 추석에 맞춰 개봉되어, 당시 관객 동원(16만 3,000명)에서 비교적 성공한 작품이 됐습니다.

그 뒤 수잔 브링크의 행보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MBC는 1990년대 중반에도 수잔 브링크의 삶을 다시 한 번 담아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죠.

한편, 수잔 브링크는 2009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감독
장길수
출연
최진실, 김윤경, 최성희, 멀린 베리하겐, 신진희, 손지혜, 박예숙, 피아 그렌, 박용수, 피에르 부트루스, 최승규, 조학자, 강희, 최경옥, 문미봉, 라스 그린, 전숙, 니클라스 발그렌, 안병경, 김지영, 실리에 노메, 이경훈, 헬레나 린드블룸, 송규환, 박아름
평점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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