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비웃는 미스코리아 대회 “딥페이크 속 내가 더 매력적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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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전 사회적 문제가 된 가운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딥페이크 문제를 희화화하는 질문이 등장해 논란이 인다.
26일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24일 열린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에서 후보자들이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차이)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이에 답하는 장면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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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전 사회적 문제가 된 가운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딥페이크 문제를 희화화하는 질문이 등장해 논란이 인다. 성범죄마저 여성의 외모 경쟁 대상으로 소환한 폭력적인 질문이라는 비판이다.
26일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24일 열린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에서 후보자들이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차이)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이에 답하는 장면이 공유됐다. 딥러닝과 페이크(가짜)의 합성어인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일컫는 말이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합성물 성범죄에도 널리 이용돼 문제가 된다. 네덜란드 인공지능연구소 센서티(Sensity) 조사 결과 2019년에 제작된 딥페이크 영상 1만4천여건 가운데 96%가 성적 합성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나온 딥페이크 질문은 폭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마저 여성의 외모 서열화라는 미스코리아식 어법으로 변주한 장면”이라며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딥페이크 영상물을 두고 가상의 미모 경쟁 구도를 만들고, 참가자들이 ‘딥페이크 성범죄는 심각한 문제’라고 답할 수도 없는 질문으로 바꿔버린 것이 참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공식 소셜미디어에도 항의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성범죄를 가벼이 여기는 대회는 사라져야 한다”, “수많은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 이 질문은 너무 잔인하다”, “질문 자체가 성희롱이고 위계를 이용한 괴롭힘” 등의 댓글을 올리고 있다.
문제가 된 질문을 넘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성차별적인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행사라는 지적이다. 2001년까지만 해도 매년 공중파 방송에서 중계됐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이런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케이블방송에서만 중계되고 있다.
이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주최한 글로벌이앤비는 “인공지능 가상 기술이 영화, 광고, 교육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세태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질문을 제시한 것이었지만, 현재 딥페이크가 성적 불법 영상물로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질문에 훨씬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며 “불편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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