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2%로 높인 한은, K자형 양극화 해법 찾아야
한국은행은 26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보다 0.2%포인트 높은 2.0%로 조정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로 경기가 반등할 거라고 본 것이다. 지난해 0%대 저성장 늪에 빠졌던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 신호를 보이며 잠재성장률(1.8%)을 웃돌 수 있다고 한 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K자형 성장 양극화’ 위험이 커진 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반도체 중심 IT를 주축으로 경제가 성장하며 IT 밖 분야 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낮게 전망됐다. 한은은 주가 상승 과실이 고소득층에 집중될 수 있고,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 구조를 변화시켜 소득분배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환율과 부동산이 아직 안정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지난해 5월 연 2.75%에서 2.50%로 내린 이후 6번 연속 동결했다.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택 가격과 관련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대출을 통한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종합하면, 우리 경제는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고 볼 수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부동산원의 2월 넷째주(23일 기준)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하고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폭도 4주 연속 축소됐다. 이제 집값 안정의 첫발을 뗀 셈이다. 또 전국 자영업자 3088명을 조사해 이날 발간된 국회미래연구원의 ‘2025 자영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는 “몸을 갈아넣어 인건비를 아끼고 있지만, 실질 소득은 최저생계비 수준이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고소득·저소득 가구의 소득분배 격차가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국가데이터처 자료도 이날 나왔다.
정부의 당면 과제는 성장이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모두의 성장’이어야 한다. 성장 과실이 고루 퍼지도록 경제 정책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민생의 기본인 물가와 부동산을 안정시켜 내수 확대로 이어지게 하고, 세제·규제 등을 정비해 부동산에 묶인 자금이 증시 등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이재명 대통령 언급처럼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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