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 '밤비' 생일카페 가보니

지난 13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카페에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버추얼(가상)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 '밤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팬들이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여성이 대다수로, 좋아하는 아이돌이 새겨진 열쇠고리와 배지 등 굿즈를 서로 나누며 입장을 기다렸다.

카페 내부에는 아이돌 공연 영상과 노래가 재생됐고, 벽면에는 아이돌 사진과 관련 물품 등이 전시됐다.

입장한 팬들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전시된 사진과 구매한 굿즈 사진을 찍었고, 한 공간에 마련된 화이트보드에는 멤버의 생일을 축하하는 팬들의 글과 그림이 빼곡히 채워졌다.

자매끼리 생일 카페를 방문한 김 모(15·여) 양은 "언니가 좋아하는 그룹이라 관심을 가지게 됐다. 생일 카페에서는 팬들이 제작한 다양한 굿즈를 살 수 있어 다른 멤버 생일 카페에도 간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소수 문화로 꼽혔던 버추얼 아이돌의 팬심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플레이브'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은 모습으로 구현된 버추얼 아이돌이다. 사람의 움직임이 캐릭터에 반영되는 모션 캡처 기술로 탄생했다.

아이돌 역할을 각각 담당하는 실제 인물이 장비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가상현실(VR)에 반영된다.

최근 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생일 카페가 잇따라 열리며 실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생일 카페 입장을 기다리던 20대 여성 박 모 씨는 "유튜브 숏츠로 처음 접했다. 모션캡처 장비를 입고 실제 사람이 방송을 진행해 소통이 가능하고, 멤버들의 성격이 독특해 좋아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팬덤 문화로 자리 잡은 생일 카페는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카페를 대여해 사진과 굿즈 등으로 꾸미고 함께 모여 생일을 축하하는 모임이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아이돌의 사진이나 그림이 그려진 컵홀더와 엽서, 스티커 등이 제공된다.

이날 생일 카페에서는 온더락잔, 키링, 틴케이스 등이 제공됐다. 응모권을 통해 당첨된 등수에 맞춰 물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인 '럭키드로우(제비뽑기)'도 마련됐다.

카페 관계자는 "오픈 시간인 11시부터 30분 동안 음료를 사고, 카페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오늘 총 16타임을 진행하고 각 타임 별로 약 25명 정도씩 입장하도록 예약된 상태"라고 전했다.

버추얼 아이돌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비대면에 익숙한 10대 중심의 문화, 사건·사고 위험성이 낮은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환 대경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1020세대는 발전된 증강·가상현실 기반의 콘텐츠에 익숙해졌다.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속 캐릭터에 친숙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돌의 인성과 사생활 등에 완벽함을 요구하는 현시점에 버추얼 아이돌은 의도된 기획을 통해 안정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이외에 다양한 스토리, 비현실적 행동 등을 활용해 신선함을 제공하는 것 역시 성공 요인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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