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려다 불법체류자 잡혀 마음 불편”…‘한국공연’ 태국가수 사과

태국 가수 암 추띠마 [사진=타이PBS 유튜브 캡처]

태국의 인기 가수가 최근 한국 공연을 열었다가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자신의 공연을 보러왔던 태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대거 체포됐기 때문이다.

31일 타이랏 등 태국 언론에 따르면 태국 가수 암 추띠마는 지난 25일 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클럽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많은 태국인들이 찾았다. 이중에는 불법체류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찰은 공연장과 그 주변에서 검문을 실시해 불법체류자 158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버스 2대에 나눠타고 추방 절차를 위해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도 지난 26일 오전 2시께 인천시 남동구 외국인 전용 클럽을 단속해 불법 체류 외국인 83명(태국인 80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불법체류자 체포 소식을 들은 암 추띠마는 소셜미디어(SNS)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며 “한국에 있는 모든 태국인을 응원한다”고 올렸다. 그는 인천 공연에 이어 26일 개최하려던 천안 공연도 취소했다.

카오솟TV는 “사건이 일어난 뒤 암 추띠마는 자신의 콘서트에서 붙잡힌 태국인들에 대해 마음이 불편하다고 전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등 위로의 말을 했으며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콘서트’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태국 누리꾼들도 대체로 “가수 잘못이 아니라 불법체류자들이 잘못”이라며 암 추띠마를 위로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암 추띠마가 한국 경찰을 도왔다”, “한국 이민 당국이 가수를 고용했나”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암 추띠마가 사과한 이후 현지 언론들은 한국에 14만명 가량 있는 태국인 불법체류자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한국 돼지농장에서 일하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태국인 불법체류자 사례 등을 언급하며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