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비중 늘려 수익률 높인 국민연금... 10년 운용성과 뜯어보니
최근 3년 日 연기금·노르웨이 국부펀드 수익률도 제쳐
비중 축소하던 국내 주식… 증시 랠리에 전략 수정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지난 10년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년 동안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과거 안전자산(국내외 채권) 중심이던 투자 체질을 해외 주식·대체투자 중심으로 바꾸면서 ‘공격 투자’에 나선 결과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 고갈 시기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운용 수익률을 높여 연금 고갈 시기를 늦춘 셈이다.
최근엔 반도체 초호황으로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자, 국민연금은 그동안 투자 비중을 줄여오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끌어올렸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1일 조선비즈가 지난 10년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자산별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한 2018년(-0.92%)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2022년(-8.22%)을 제외하고 8개 연도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5개 연도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했고,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래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2022년 이후 3개년도(2023~2025년) 연평균 수익률은 15%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2024~2025년 2년 연속 글로벌 국부펀드인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민연금의 올해 1분기(1~3월) 기금 운용 수익률도 선전하고 있다. 1분기 국민연금 수익률은 4.42%로, 약 65조원의 운용수익을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해외 주식(-0.11%)과 국내 채권(-2.03%) 투자 성과는 부진했지만, 국내 주식(21.67%)을 중심으로 해외 채권(4.98%), 대체투자(5.27%) 등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국민연금의 운용 성과가 크게 개선된 것은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 자산 배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저수익 자산 편중 우려가 제기되자, 장기적인 성과를 높이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주식 위주로 변경해 왔다.
이에 따라 국내·해외 주식을 합한 목표 비중은 2019년 38%에서 2026년 55.5%까지 높아진 반면, 국내외 채권 비중은 같은 기간 49.3%에서 29.5%로 낮아졌다.
특히 해외 주식은 국민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린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해외 주식은 2019년 30.63%, 2021년 29.48%, 2023년 23.89%, 2024년 34.32%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2018년(1.64%), 2020년(10.22%), 2022년(-12.34%)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도에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108조원이던 해외 주식은 2021년 250조원을 넘어선 뒤 2023년 300조원, 2024년 400조원, 올해 3월 말 기준 557조원까지 증가했다. 자산별 목표 비중도 2019년 20% 수준에서 출발해 2023년 30%를 넘어섰고, 2025년 기준 약 35.9%까지 확대됐다. 2024년부터는 자산 비중 1위로 올라섰다.
국내 채권은 오랜 기간 국민연금 내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 영향으로 전체 운용 성과 기여도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채권 수익률은 2018~2019년 3%대, 2020년 1%대 수준에 머물렀고, 2022년과 2024년에는 각각 약 5% 안팎의 손실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투자 비중이 줄곧 감소하던 국내 주식이 올해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이례적으로 존재감을 키운 것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곧 축소해 왔다. 2019년 18.0%이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지난해 14.9%로 낮아졌다.
그런데 최근 코스피 지수가 주요국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 랠리를 펼치자 이 비중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기존 14.9%에서 5.9%포인트 높은 20.8%로 조정됐다.
기금위는 “상법 개정 등에 따른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을 고려했다”며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리밸런싱(비율 조정)으로 인한 시장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과 이에 따른 증시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2025년 82.44%, 올해 1분기 21.67%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 역시 코스피 지수가 장기간 박스권 흐름을 보이던 2024년까지 140조원대에 머물렀으나, 이후 상승장을 거치며 2025년 260조원을 넘어선 뒤 올해 3월 말 기준 321조원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줄곧 확대해 온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 비율도 다소 낮아지게 됐다. 당초 국민연금의 올해 해외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은 37.2%였지만, 이를 34.7%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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