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건강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로 매년 CSM 3조↑"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상품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향후 10년간 매년 보험계약마진(CSM) 3조원 이상을 창출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다는 구상을 밝혔다. 신계약 CSM 배수가 높은 상품의 판매 증진을 통해 CSM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신계약 CSM 배수가 높다는 것은 같은 보험료를 받아도 판매이익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20일 삼성생명의 2023년 실적발표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신계약 CSM 배수는 14.2배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건강보험이 25.7배로 가장 높았으며, 사망보험 12.7배, 금융형 상품 3.2배로 그 뒤를 이었다. 2023년 신계약 CSM 중 건강보험 비중은 점점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4분기에는 45%에 이르러 절반에 가까워졌다.
삼성생명이 매년 CSM 3조원 이상 달성하기 위해선 매월 2500억원의 CSM을 확보해야 한다. 이중 2000억원을 건강보험이 커버를 하고 나머지 부분은 종신보험이나 금융형 상품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김종민 CPC(고객·상품·판매채널) 상무는 "CSM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져 신계약 CSM 배수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20배로 낮춰 잡아서 예상치를 계산했다"며 "삼성생명은 매월 100억원의 건강보험 신계약을 창출하고 있는데 낮춰잡은 신계약 CSM 배수를 감안해도 2000억원의 CSM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신보험 시장이 수익성 측면에서 전망이 밝진 않지만 적어도 500억원의 CSM은 창출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5~10년은 계속해서 연간 3조원의 CSM을 달성할 수 있는 체력과 판매전략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최근 과열 양상을 보였던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 디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더행복종신'보험의 7년납 10년 만기 시점 환급률을 120% 미만으로 낮춰 금융감독원의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변인철 계리 상무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일반 종신보험에 비해 절반 정도의 수익성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늘리지 않을 것"이라며 "잘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금융형 상품과 연금, 일시납 상품에서도 매년 200억~300억원 수준의 CSM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규제로 판매가 위축되는 일이 있어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자신했다.
삼성생명은 장기적으로 신계약 CSM 비중의 60% 이상을 건강보험이 점유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상품을 꾸준히 출시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3월 치료 여정별 종합건강을 보장하는 '일당백 보험' 상품을 시작으로 유병자를 타깃으로 하는 건강보험인 '경증간편 다모은 보험', 2030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다(多)드림 건강보험' 등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신상품을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 3조원을 넘기며 최대규모 신계약을 달성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8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했다. CSM은 12월 말 기준 12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과 신계약 CSM 증가 효과로 직전 년도(210%)보다 높은 220~225%로 잠정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현금 배당성향을 중장기적으로 35~45% 범위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3년 삼성생명은 주당 3700원의 배당을 책정, 시가배당률은 5.1%를 기록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