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꿈꾸던 무대에 서기로 한 바로 그날, 주인공은 맨홀에 빠집니다. 그리고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집니다.
꿈을 이룬 날 벌어진 일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조는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재즈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서는 것이 평생의 꿈입니다. 마침내 유명 밴드의 오디션에 합격해 그날 밤 공연을 앞두고 들뜬 채 거리를 걷다가 사고를 당합니다. 영혼이 된 조는 다시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영혼 22를 만납니다. 죽음을 다루면서도 무겁지 않게, 오히려 사는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 구성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아카데미 2관왕
이 작품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습니다. 음악상 부문에서는 같은 해 후보에 오른 한국 영화와 경쟁한 끝에 수상했습니다. 앞서 열린 제78회 골든 글로브에서도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 두 부문을 가져가며 같은 조합의 2관왕을 기록했습니다. 연출은 피트 닥터 감독이 맡았는데, 그는 앞서 두 차례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적이 있는 인물입니다.

극장이 멈춘 해에 190만 명
국내에서는 2021년 1월에 개봉했습니다. 극장 관객 수가 바닥을 치던 시기였는데도 이 작품은 19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았습니다. 같은 기간 개봉한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수치였고, 개봉 전부터 해외 평단의 호평이 이어지며 기대가 쌓인 결과였습니다. 여러 번 다시 보는 관객이 많았다는 점도 흥행을 길게 끈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재즈와 영혼의 세계
음악은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연주 부분을, 전자음악 듀오가 영혼 세계의 사운드를 맡았습니다. 뉴욕의 거리와 클럽은 사실적인 질감으로, 태어나기 전 세상은 선과 면이 흐르는 추상적인 형태로 그려져 두 공간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같은 영화 안에서 전혀 다른 두 가지 그림체를 쓰는 시도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결국 묻는 것은 하나
이 작품이 마지막에 도착하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대단한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하루하루가 의미 있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피자 한 조각, 지하철역의 연주, 떨어지는 단풍잎 같은 장면들이 그 답을 대신합니다. 어른이 더 많이 운다는 평이 따라붙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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