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열 시트는 패밀리카의 필수 조건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2026년 들어 아빠들 사이에서 SUV 대신 왜건과 대형 세단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3열 없이도 가족차로 충분하다는 인식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왜건, SUV 능가하는 실용성 입증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가 2025년 11월 출시 3분 만에 완판되며 왜건 열풍을 이끌었다. SUV와 세단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틈새 모델이 이룬 이례적 성과다. V90 크로스컨트리와 함께 볼보의 왜건 라인업은 2024년 말 기준 국내 판매량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왜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2열을 접으면 V90의 적재용량은 1,526L, BMW 5시리즈 투어링은 1,700L에 달한다. 3열 SUV인 팰리세이드(1,587L)를 능가하는 수치다. 전고가 낮아 지하주차장 진입이 자유롭고, 세단 기반 플랫폼으로 승차감도 SUV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승차감이 결정적 변수
“SUV 버리고 세단으로 돌아온 이유”라는 제목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이 2025년 11월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는 “자동차의 본질인 주행과 편안함에서 세단을 이길 수 있는 차종은 아직 없다”며 승차감을 강조했다.

실제로 매일경제 2023년 6월 보도에 따르면 BMW와 벤츠를 놓고 고민하던 부부들이 볼보 왜건으로 결론을 내리는 사례가 증가했다. “아빠는 BMW, 엄마는 벤츠를 원했지만 양보 못 하는 상황에서 왜건의 세단급 승차감과 SUV급 공간이 해결책이 됐다”는 분석이다.
BMW 5시리즈 투어링, 기자협회 선정
BMW 뉴 M5 투어링은 2026년 1월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1월의 차’로 뽑혔다. 고성능 왜건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일반 5시리즈 투어링도 2024년 출시 이후 꾸준한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다.
볼보 XC90은 2026년 북미 올해의 차 부문 1위에 올랐지만, 정작 국내 아빠들은 같은 브랜드의 V90을 선택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났다. 6월 출시된 2026 볼보 XC90이 8,82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부담도 왜건 선호를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비까지 앞서는 왜건
왜건은 제작단가와 유지비 측면에서도 SUV보다 유리하다. 차고가 낮고 가벼워 공기저항이 적어 연비가 우수하다. 토요타 신형 전기 왜건 SUV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대형급 차체에도 20km/L 이상의 연비를 자랑하며 2025년 3월 공개됐다. 싼타페와 쏘렌토를 위협할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왜건이 가족차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폭스바겐 골프 바리언트가 준중형 왜건 디팩토 스탠다드로 통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산되며 “왜건의 무덤” 오명을 벗을 조짐이다.
3열 시트 없는 차량이 가족차로 부적합하다는 편견이 무너지고 있다. 승차감, 연비, 공간 활용성을 모두 갖춘 왜건이 아빠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급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