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최민식도 얼어붙게 만든 여배우의 정체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연기 괴물, 배우 최민식. ‘올드보이’부터 ‘신세계’, ‘명량’까지 한국 영화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그가, 의외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은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2001년작 ‘파이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을 휩쓸며 재평가된 이 작품은 그에게도, 관객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 명작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지금 들어도 믿기 힘든 촬영 비하인드가 숨어 있습니다. 상대역이었던 홍콩의 톱스타 장백지가 혹한기 강원도 고성 바닷가 촬영에 지쳐 결국 삼합회 조직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던 사건이 있었던 겁니다.

계약서에는 아침 식사로 키위 샐러드, 마시는 물은 무조건 생수라는 조항까지 포함돼 있었지만, 강원도 바닷가에서 그런 메뉴를 준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죠. 상황을 견디다 못한 장백지는 울면서 아버지에게 전화했고, 통역사는 “큰일 났다”며 “여배우 대우가 엉망이라고 장백지 아버지가 화가 났다”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그 아버지가 다름 아닌 삼합회 관계자라는 것. 삼합회는 홍콩 최대 범죄 조직 중 하나로, 촬영장 분위기는 그 순간 급랭했습니다. 최민식은 “살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현장이었다”고 회상할 정도로 당시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연기를 해냈고, 장백지도 끝까지 촬영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파이란’은 지금까지도 팬들에게 회자되는 최민식 필모그래피의 보석이 됐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가장 따뜻하게 찍었던 영화가 ‘파이란’이었다.” 하지만 그 따뜻함 뒤엔 이런 숨 막히는 뒷이야기가 있었죠. 영화는 결국, 카메라 밖의 현실이 더 드라마틱할 때 진짜 명작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