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재벌도, 천재도 나오지 않습니다. 학벌도 스펙도 변변찮은 이른바 '쌈마이' 인생들이 주인공이죠. 그런데도 2017년 여름 안방을 울리고 웃기며 최종회 시청률 13.8%로 유종의 미를 거둔 드라마가 있습니다. 박서준·김지원 주연의 KBS '쌈, 마이웨이'입니다.

격투기장과 백화점, 꿈과 현실 사이
고동만은 한때 태권도 유망주였지만 지금은 해충 방제 회사에 다니며 격투기의 꿈을 삭이고 사는 남자입니다. 최애라는 아나운서가 꿈이었지만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여자죠. 남들 눈에는 실패한 청춘이지만, 두 사람은 포기라는 말 대신 각자의 링에 다시 오르기로 합니다. 이 무모하고도 씩씩한 도전이 드라마의 심장입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설렘의 정석
20년 지기 소꿉친구였던 동만과 애라가 서로를 이성으로 의식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 드라마는 설렘 제조기가 됩니다. 투닥거리다가도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로맨스의 정석으로 꼽히죠. 박서준과 김지원은 이 작품으로 청춘 로코 케미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링 위의 액션과 골목의 로맨스가 번갈아 흐르며, 청춘의 두 얼굴을 고루 담아냈습니다.

남일바 사람들의 짠내 나는 연대
동만과 애라 곁에는 각자의 현실과 싸우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오래 사귄 연인 사이의 현실적인 고민, 취업과 생계의 무게까지. 네 청춘이 옥탑방과 골목에서 부대끼며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안겼습니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 진짜 같은 청춘의 얼굴이었죠.

12.9%에서 13.8%로, 월화극 1위의 피날레
방영 내내 월화극 1위를 지킨 이 드라마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종회에서 13.8%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동만과 애라가 부부가 되는 꽉 닫힌 해피엔딩은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죠. 종영 후에도 청춘 드라마 추천 목록에 빠지지 않는 스테디셀러로 남아 있습니다. 짠내와 유머를 오가는 대사들은 지금도 청춘 드라마 명대사 모음에 단골로 등장합니다.

내 인생도 마이웨이로 가고 싶은 날
남들의 기준에 지쳐버린 날, 이 드라마는 어깨를 두드리며 말해줍니다. 삼류면 어떠냐고, 내 길을 가면 된다고. 씩씩하게 오늘을 사는 모든 쌈마이들에게 바치는 응원가 같은 작품. 정주행을 끝낼 때쯤엔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될 겁니다. 여름밤 치킨과 함께 보기 좋은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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