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지켜라!”, 색다른 스페이스 MMORPG 아레스: 라이즈오브가디언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에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3번째 MMORPG 아레스: 라이즈오브가디언즈(이하 아레스)가 26일 오픈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다. 31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2위에 오르며 Top5에 진입했다. 이로써 카카오게임즈는 Top10에 자사의 MMORPG 3종을 모두 랭크시키며 엔씨 소프트와 함께 차트를 양분하는 구도를 형성했다.

퓨전 판타지 은하 MMORPG

중세 판타지가 판치는 국내 MMORPG 세계에서 아레스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새로운 모습의 MMORPG다. 물론 판타지가 살짝 섞인 퓨전 은하 판타지의 모습이긴 하지만 수트를 입은 캐릭터의 모습이나 스킬, 탈것 배경 등 분명 색다른 그림을 보여주는 것만은 확실하다.

중세 판타지 MMORPG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슈트 디자인

클래스는 헌터, 워락, 워로드, 엔지니어 4개로 구성되어 있다. 헌터는 양손검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보조무기로 총을 쓴다. 근접 클래스로 빠른 공격속도가 특징이다.

워락은 일반적인 판타지 MMORPG의 마법사로 생각하면 된다. 스태프를 주무기로 마법봉에 해당하는 로드를 보조무기로 한다. 마법사처럼 캐스팅 시간이 있고 강력한 원거리 공격을 구사한다.

워로드는 해머와 쉴드로 근접전을 벌이는 클래스로 공격 속도는 느리지만 파워가 상당하다.

엔지니어는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사용하는 클래스로 주무기 건틀렛은 강력한 타격기를 구사하고 보조무기로 총을 사용해 원거리에서도 공격 가능하다.

유저는 이 클래스 중 3가지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3개를 정하면 고정으로 변경 불가능 한 것이 아닌 슬롯에 어떤 슈트를 장착하는지에 따라 사용 가능한 클래스가 달라지는 방식이다.

초반엔 2개의 슈트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슈트는 각각 배리어를 가지고 있어 데미지를 많이 입었을 경우 다른 슈트로 전환해 전투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다. 또한 각 슈트에 따라 적과의 상성이 있어 상성에 맞게 슈트를 변경하면 더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전략적으로 전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아레스는 각 행성을 넘나드는 설정이다. 대부분의 판타지 MMORPG가 거대한 대륙에서 지역을 넘나드는 것에 반해 아레스는 행성 안에서 여러 지역을 탐험하고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각 행성에 따라 개성이 뚜렷하고 더 방대한 세계관을 즐길 수 있다.

행성을 넘나들며 모험을 하게된다

다만 기왕 우주를 배경으로 한 만큼 우주를 더 부각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40레벨에 가깝게 행성 안에서의 전투만 있을 뿐 우주선을 탄다던가 행성이 아닌 우주에서 어떤 전투나 이벤트가 일어나는 등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은하계 전투를 경험할 수 있었으면 더 유니크하고 재미있었을 것이다. 또한 초반 행성 디자인이 일반적인 MMORPG에서도 충분히 경험했을 것 같은 황무지나 초원 등 크게 개성이 없는 밋밋한 모습인 점은 다소 아쉬웠다.

우주를 내세웠지만 그 개성을 더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수동전투의 효용성도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패드까지 지원하며 수동 전투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데 직접 체험해 본 결과 수동이 그다지 효용가치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아마 유저가 수동전투를 선택하는 지점은 대체적으로 보스전일 것으로 보이는데, 다크소울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격 판정이나 스킬 패턴이 어려웠다. 거의 피할 수 없는 패턴이 많아 자동 전투로 이길 수 있는 보스를 수동으로는 이기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기왕 게임패드까지 지원하며 수동에 대해 정성을 쏟았다면 수동 전투를 좀더 재미있고 플레이 하기 쉽게 다듬어 주었으면 한다.

보스전을 수동으로 하기에는 그 난이도가 너무도 살인적이었다

타격감과 스킬 그리고 대작 MMORPG다운 방대한 콘텐츠 양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다양한 필드 보스와 레이드 그리고 경쟁 요소들은 아레스가 흥행을 이어가는데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될 만큼 짜임새 있었다.

익숙함 속에서 다른 차이를 만들다

아레스는 전형적인 한국 MMORPG다. 넓은 맵에 수많은 몬스터를 배치시키고 끊임없이 그 몬스터를 잡으며 여러 필드 보스나 레이드 등 이벤트를 수행해 나간다. 어쩌면 이런 방식의 MMORPG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교과서 같은 형식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이런 방식이 아니면 MMORPG를 즐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에 모바일을 지원하는 MMORPG는 대부분 서로가 서로의 후속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아 있다.

아레스도 전체적인 게임 진행방식은 기존의 국산 MMORPG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아레스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갖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아레스에는 궁수가 없다. 대한민국 MMORPG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클래스 궁수를 빼 버린 것은 전형적인 클래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아레스는 특출 나게 유리한 클래스가 없다. 앞서 언급했듯 상성에 따라 유리한 클래스가 존재할 뿐 하나의 클래스로 전투를 수행할 수는 없다. 그만큼 4종의 클래스 모두가 가치 있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유저는 모든 클래스에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다른 클래스를 경험하기 위해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도 없다.

붕어빵 오퍼레이터

우주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장비나 스킬 등에서도 색다른 비주얼을 연출한다. 다양한 탈것이나 펫 역시 기존의 MMORPG와는 다른 모습이다.

전투 중 시전할 수 있는 일격필살 스킬과 버스트 역시 기존의 MMORPG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시스템이다. 물론 일종의 강력한 스킬에 불과하다 여길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대체로 자동전투에 맡기는 상황에서 일격필살이나 버스트는 전투 비주얼을 더 파괴력 있고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전투를 더 재미있고 몰입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다.

여러 이벤트 성 전투는 다채로운 재미를 줬다

이미 얻은 슈트의 코스튬으로 현재 착용하고 있는 장비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점도 좋았다. A급 슈트를 얻었지만 C급 슈트 코스튬이 더 마음에 들면 C급 슈트의 의상을 착용할 수 있다. 캐릭터의 룩만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은 캐릭터를 가장 보기 좋은 상태로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더 높여주었다.

완성도 있는 메인스토리

이처럼 아레스는 전체적인 시스템은 우리에게 익숙한 MMORPG 그 모습 그대로 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MMORPG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평가하고 싶다. 플랫폼의 한계를 인정하되 거기서 그치지 않고 최대한 새로운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아레스처럼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여러 새로운 변주를 가져오는 MMORPG가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스페이스 MMORPG 아레스가 점점 경직되어 가고 있는 국산 MMORPG에 새로운 활로를 뚫어 주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그저 대중에게 인기있다고 중세 판타지로 도배되는 것이 아닌 적어도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둘 것인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게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주를 지키려는 가디언들의 노력이 국내 MMORPG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