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프랑스전 동점골 생각나네… 아드보카트 퀴라소 감독, 독일 골문 열자 주먹 불끈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인구 15만' 퀴라소가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선취골을 내주고도 동점골을 터뜨렸다. 과거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2006 독일 월드컵에 참가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퀴라소의 사령탑으로 변신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치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박지성이 프랑스전 동점골을 넣었을 때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퀴라소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2시 미국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독일과의 맞대결에서 1–7로 졌다.
'전차군단' 독일은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국 2위(4회 우승)에 빛나는 강팀이다. 이번에도 FIFA랭킹 10위로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반면 퀴라소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인구 약 15만명, 면적은 제주도의 약 4분의1에 불과한 퀴라소는 네덜란드 자치령의 작은 섬나라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던 아이슬란드(약 32만명)를 제치고 역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로 기록됐다.
퀴라소를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을 이끌었던 아드보카트 감독이다. 올해 79세로 월드컵 역사상 '역대 최고령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퀴라소의 FIFA랭킹은 82위. 우승후보 독일과의 체급은 컸다. 이를 증명하듯 독일은 전반 6분 만에 선취골을 신고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플로리안 비르츠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루카스 은메차가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퀴라소의 골네트를 갈랐다.
이 때까지만 해도 독일의 압승이 예상됐다. 실제로 독일은 이후 세차게 퀴라소를 밀어붙였다. 다득점이 나올 분위기였다.
하지만 퀴라소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1분 역습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의 커트로 흘러나온 공을 리바노 코메넨시아가 페널티박스로 침투하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은 수비수에 발을 맞고 굴절되며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 득점은 월드컵 역사상 퀴라소의 첫 득점이었다. 특히 우승후보 독일을 만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동점골을 터뜨렸기에 그 기쁨은 매우 컸다.
이 장면은 20년 전, 2006 독일 월드컵 한국-프랑스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0-1로 프랑스에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35분 설기현의 크로스를 조재진이 떨궜고 골문 앞으로 전진하던 박지성이 절묘한 오른발 터치로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은 파비앵 바르테즈의 손을 맞고 포물선을 그리며 프랑스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디펜딩챔피언인 프랑스와 균형을 맞추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한국은 프랑스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아드보카트 감독이었다.
퀴라소의 이날 동점골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퀴라소는 20년 전 한국처럼 무승부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38분 독일의 니코 슐로터벡이 코너킥에서 헤딩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깼고 전반 추가시간 카이 하베르츠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이후 독일은 후반 2분 자말 무시알라, 후반 23분 니다니엘 브라운, 후반 33분 데니스 운다브, 후반 43분 하베르츠가 추가골을 얹었다. 경기는 독일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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