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도 이젠 안간다.." 오은영이 강조한 요즘 5060대가 인간관계 끊는 진짜 이유

젊을 때는 인간관계를 끊는 것이 큰일처럼 느껴진다. 싫어도 직장 때문에 만나고 오래된 친구라는 이유로 불편한 관계도 참고 이어간다. 하지만 50대와 60대가 되면 사람을 대하는 기준이 조금씩 달라진다.

오은영 박사가 책과 방송에서 이야기해온 관계에 대한 관점을 따라가 보면,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성격이 까다로워져서라기보다 더 이상 관계 속에서 자신을 계속 소모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1. 만나고 돌아오면 꼭 내가 초라해지는 관계

동창회에 나가면 처음에는 반갑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식 이야기가 나오고 집과 재산, 퇴직 후 생활과 여행 이야기가 이어진다. 누군가는 아무 뜻 없이 한 이야기인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 내 인생과 비교하게 된다.

이런 만남이 반복되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평가받으러 가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인간관계는 사람을 만나는 횟수보다 그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감정을 반복해서 경험하는지가 중요하다.

2. 내가 계속 참아야만 유지되는 관계

친구가 무례한 말을 해도 분위기가 깨질까 봐 웃어넘긴다. 만나기 싫은 날에도 상대가 서운해할까 봐 약속에 나가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자신의 일정부터 바꾼다. 오은영 박사는 방송에서 관계에는 상호적인 힘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짚은 바 있다. 한 사람만 계속 참거나 맞춰야 유지되는 관계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함보다 피로가 커질 수밖에 없다.

5060이 되면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가 앞으로 이 사람을 몇 번이나 더 만나게 될까." 그 질문을 하고 나면 싫은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남은 시간을 계속 쓰고 싶지 않아진다.

3. 이제는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것보다 중요해졌기 때문

결국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싫어진 것이 아니다. 자기 마음을 함부로 소모하고 싶지 않아진 것이다. 50대와 60대가 되면 그 말의 의미를 현실에서 체감하기 시작한다. 오랜 친구라고 해서 반드시 계속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고 친척이라고 해서 모든 말을 참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관계를 끊는 것이 정답이라는 뜻이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마음을 계속 희생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싫어도 나갔던 동창회에 가지 않고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힘들었던 친구와 조금씩 거리를 둔다. 연락이 줄어드는 대신 혼자 산책하거나 정말 편한 사람 한두 명을 만나는 쪽을 선택한다.

사람이 싫어진 것이 아니라, 이제야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관계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줄어드는 것을 무조건 외로운 일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사람 숫자가 아니라 남아 있는 관계의 모습이다.

내가 힘들다고 말했을 때 들어주고, 싫다고 말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으며,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이 몇 명이라도 있다면 충분히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50대와 60대 이후에는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만큼 오래된 관계를 돌아보는 일도 필요하다. 만날 때마다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관계인지, 아니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어도 편안한 관계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중년 이후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진짜 이유는 사람에게 정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남은 인생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느라 자기 자신에게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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