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문성 "현대家 떠나면 축구 망한다? 20년 전 이야기"
감독 선임 추천은 전강위, 결정은 이사회
이임생 권한, 정몽규 아닌 이사회가 줘야
무자격자의 부적절 결정… 洪, 심리적 해임
축협 입장 보면…여전히 심각성 모르는 듯
피파, 축협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
축협, 기업 후원 안 받아도 운영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어제 문체부가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죠. 잠깐 듣고 오겠습니다.
★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을 포함한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해 최종 2차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도 아니고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위촉된 바도 없으며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상의 감독 추천 권한이 없습니다.
이번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서 규정 및 절차를 위반한 점이 감사를 통해 확인된 만큼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이에 대한 시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어제 중간 감사 결과 발표를 보고 어떻게 이분은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합니다. 박문성 축구해설위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문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어제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의 의미, 뭐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일단 규정을 위반했다, 잘못이 있었다라고 했던 그동안의 지적들을 문체부라고 하는 공식기관이 공식화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동안은 사람들의 목소리로만, 주장으로만 있었던 것을 실제 문제가 있어. 실제 정몽규 회장, 클린스만 감독, 홍명보 감독은 특혜를 포함을 한 규정 위반을 했어, 잘못을 했어라고 하는 걸 공식화했다는 게 의미입니다.
◇ 김현정> 공식적으로 확인해 줬다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럼 발표 내용을 하나하나 좀 짚어보겠습니다. 사실 축구계의 여러 문제점이 수면 아래서 보글보글하다가 빵 하고 터진 건 클린스만 감독 때잖아요. 역시 이번 문체부 감사도 클린스만 감독 선임 문제부터 다 들여다본 거죠?
◆ 박문성> 맞습니다.
◇ 김현정>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어떤 문제를 발견한 겁니까?
◆ 박문성> 요약하자면 3개를 얘기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전력강화위원회의 무력화인데요.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을 뽑는 기구죠. 그런데 이거를 단 두 번 소집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처음에 소집해서는 그러면 내용을 상견례도 하고 우리 어떤 감독 뽑아야 되지? 기준과 원칙을 세워야 되는데.
◇ 김현정> 물론이죠.
◆ 박문성> 첫 모임 때 뭐라고 그랬냐면 위원장에게 모든 위원들은 그 권한을 위임해 주세요. 이랬다는 거예요.
◇ 김현정> 첫 모임에서?
◆ 박문성>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나요?
◇ 김현정> 아니요.
◆ 박문성> 그러니까 내가 알아서 다 할게 이거거든요.
◇ 김현정> 두 번째는요?
◆ 박문성> 두 번째는 클린스만 감독을 그래서 뽑아놓고 두 번째로 모이라고 한 다음에 클린스만이 됐으니까 아셨죠? 통보를 받고 그다음에 그 회의 30분 뒤에 기자 브리핑을 했다는 거예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발표를. 너무 황당하죠?
◇ 김현정> 황당하네요.
◆ 박문성> 사람을 뽑아야 되는, 감독을 뽑아야 되는 전력강화위원회가 그렇게 파행적으로 무력하게 운영됐다. 두 번째는 그 과정에서 축구협회장이, 정몽규 회장이 개입했다는 건데 어떤 식으로 개입했냐면 최종 후보 2명, 클린스만이 포함된 화상 미팅을 회장이 진행을 했다는 거예요.
◇ 김현정> 화상 미팅이라면 화상 면접인가요?
◆ 박문성> 면접이죠.
◇ 김현정> 면접을 회장이. 아니, 축구협회장이면 축구협회장 업무 중에 그게 있다, 이렇게 볼 수는 없는 거예요?
◆ 박문성> 아니죠. 그거는 감독 선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선임의 추천과 그 결정은, 추천은 전력강화위원회가, 결정은 이사회가.
◇ 김현정> 아예 그렇게 매뉴얼이 있어요?
◆ 박문성> 정관이 있죠. 그러니까 거기 회장이 들어오게 되면, 그러니까 우리가 클린스만이 선임됐을 때 비판이 이런 거였잖아요. 이거 회장이 찍은 거 아니야?
◇ 김현정> 회장이 이웃 주민이었던 연 때문에 이렇게 한 거 아니냐? 그런 소문은 많았잖아요.
◆ 박문성> 톱다운으로 찍은 거 아니야? 회장이 원하는 사람 그냥 꽂은 거 아니야? 그게 확인된 거죠. 그래서 그런 식으로 두 번 했다는 게 확인된 거고 물론 그거에 대해서 축구협회가 해명을 한 걸 보면 너무나 난센스인데 화상 미팅을 한 건 맞지만 그냥 한국대표팀과 축구협회에 바라는 게 뭔지 의견 청취하려고 들은 거야. 정말 이건 납득하기가 어렵죠. 어떤 사람을 면접하는데 회사 CEO가 딱 2명만을 뽑아가지고 화상으로 연결을 한 다음에 나 특혜 준 거 아니야. 나 그냥 우리 회사에 어떤 게 궁금한 거지 신입사원 한 사람을…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거고 세 번째는 그런 모든 것들을 결정해야 되는 이사회를 패싱했다는 거죠.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 그래서 다 회장이 전권을 휘둘렀다, 이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더 큰 논란이 있었던 것은 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문체부가 뭘 밝혀냈습니까?
◆ 박문성> 여기도 세 가지이긴 한데요. 첫 번째는 이임생 이사의 권한 문제입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물러난 다음에.
◇ 김현정> 전략강화위원장.
◆ 박문성> 그런 다음에 이임생 이사가 그 권한을 가졌다고 하는데 그 권한을 누가 줬냐, 이런 거죠.
◇ 김현정> 원래는 어떻게…
◆ 박문성> 이사회가 부여해야 돼요.
◇ 김현정> 그렇게 넘겨받으려면 이사회의 의결이 있어야 돼요?
◆ 박문성> 그렇죠.
◇ 김현정> 그런 게 없었습니까?
◆ 박문성> 서면 의결이건 모여서 의결하건 뭘 해야 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어요. 권한을 준 적이 없죠. 권한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거죠. 이게 쉽게 얘기하면, 정리하자면 무자격자의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거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무면허 운전 한 겁니다.
◇ 김현정> 무면허 운전을 한 셈이다.
◆ 박문성> 면허가 없는 사람이 운전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이임생 이사가 그 권한을 가지고 면접도 하고 지금 다 그랬다는 거잖아요.
◆ 박문성> 그러니까 문제죠. 면허가 없는데 운전을 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홍명보 감독이 이거 계속 우리 일반 많은 분들이 가장 좀 사실 화가 났던 부분이죠. 공정성. 홍명보 감독은 왜 그렇게, 다른 감독들은 자료도 많이 받거나 여러 가지 면접도 제대로 하거나 이랬는데 집 앞에 11시에 찾아가서 그걸 이렇게 애원하듯이 부탁했다라고 하는 녹취록까지 나왔는데 그게 어떻게 공정한 면접이지? 비상식적이었다라고 하면서 이건 불공정하다라고 이야기를 했고요. 세 번째는 역시 똑같은 이사회를 형해화시켰다라는 표현을 썼던데 이번에.
◇ 김현정> 형해화라고 그러면 형태가 없어지는 걸 형해화라고 그러잖아요.
◆ 박문성> 그렇죠. 그러니까 내용은 없고 형태만, 뼈대만 남아가지고 그러니까 실제로 이런 거죠. 이사회를 거수기 노릇 시켰다. 진짜 중요한 이사회가 내용을 갖고 토의하고 결정해야 되는데 이사회는 그냥 우리가 다 하면 마지막에 손만 들어, 그런 식으로 해서 이사회를 거수기 노릇 시켰다.
◇ 김현정> 실제로 그렇게 된 거예요?
◆ 박문성> 실제로 그렇게 됐죠.
◇ 김현정> 그럼 빵집에서 면접하고 나서 그냥 정해진 거예요, 그렇게?
◆ 박문성> 사실상 된 거죠. 이사회는 나중에 그냥 땅땅땅 거수기만 한 거죠.
◇ 김현정> 정몽규 회장의 역할은 뭐였습니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그러면.
◆ 박문성> 정몽규 회장은 지금 그 과정에서는 지금 얘기되는 건 그 권한을 그런 식으로 얘기했었잖아요. 이임생 이사가 그렇게 무면허로 운전할 때. 그거를 축구협회의 논리는 회장과 부회장이 나에게 전권을 줬다 이겁니다. 그건 정몽규 회장이 줄 수 있는 전권이 아니에요.
◇ 김현정> 그 역시도.
◆ 박문성> 그거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사회가 결정해야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이렇게 이런 것들이 다 이번 감사 과정에서 확인이 됐다. 공식 확인이 됐다.
◆ 박문성> 그렇죠. 아주 굉장히 의미 있고 이번에 문체부 발표의 가장 큰 상징적인 사건이죠.
◇ 김현정> 이 문제를 좀 다각도로 짚어보기 위해서 시중에서 나올 법한 반론들도 한번 추려봤어요. 이를테면 이런 반론 어떻습니까? 아니, 정몽규 회장이나 이임생 이사가 무슨 자기 배 불리려고, 호위호식하자고 감독 선임 절차를 어긴 건 모르겠는데 그거 아니지 않느냐. 우리 축구계를 위해서 한 일 아니겠느냐. 특히 홍명보 감독의 경우는 클린스만이 떠난 자리에 별로 오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현직 K리그 감독을 데려오려고 하다 보니까 면접도 좀 은밀하게 하고 이렇게 한 거 아니겠느냐. 이 반론은 어떻게 보세요?
◆ 박문성> 항상 잘못한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를 하죠. 내가 좋은 일 하려고 했는데 좋은 일 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런 과정은 좀 생략하고 그렇게 하는 거야. 우리가 조그마한 모임도 요즘 그렇게 하면 문제가 생길 겁니다. 그런데 여기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이고요. 1년 예산이 1000억에서 2000억이 오갑니다.
◇ 김현정> 1000억에서 2000억이요?
◆ 박문성> 그리고 여기가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정말 엄청난 선수들입니다. 여기를 운영을 하는데 세워놨던 정관이나 원칙을 다 무시하면서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하는 건, 모르겠습니다. 과거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이런 큰 조직을 이끌어간다. 그런 리더다. 저는 납득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봅니다.
◇ 김현정> 내 배 불리려고, 내 주머니 채우려고 한 게 아니라 축구계를 위해서 한 일이야라고 하더라도 이게 절차를 따르지 않은 한 사람의 결정이라면, 독단적인 결정이라면 그 결정이 틀렸을 경우에 엄청난 후과가 따를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게 클린스만 감독 선임 후에 우리가 엄청나게 여러 가지 치욕스러운 경기를, 결과를 받아야 했던 그런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죠?
◆ 박문성> 그렇죠. 그런 후과에 대한, 예를 들면 그래서 위약금이 100억 원 가까이 됐다는 거 아니에요. 100억 원 안 된다는 얘기도 있지만 어쨌든 굉장히 큰돈을 위약금으로 무는 우리는 상처를 입게 됐죠. 또 하나는 저는 그 말에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나는 큰 대의를 위해서 했어. 그런데 그걸 꼭 그분들만 해야 되나요? 저는 그게 무서워요. 그러니까 한국 축구는 현대가나 정몽규 회장이나 홍명보 감독이 없으면 안 됩니까? 왜 꼭 그분들이어야만 되죠. 좀 무서워요. 나 아니면 세상이 멈출 것처럼 얘기하는, 이게 우리가 자연이 진공을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세상도 권력도 공백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다 나 아니어도 채워져요. 그게 나만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자꾸 저렇게 하니까 그게 결국은 독단이 되고 독선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지금 지적이 됐어요. 하지만 홍명보 감독을 그래서 어떻게 해임해라. 다시 감독을 뽑아라. 이거는 우리가 어떻게 하라 마라 할 수 없다는 게 어제 문체부의 발표였거든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 박문성> 그 지점이 사실 어제 그걸 지켜봤던 많은 분들의 공분을 샀던 거긴 합니다. 그 당시에는. 왜냐하면 이런 거잖아요. 명백한 규정 위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스스로 알아서 선택해 봐라, 이런 거였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 김현정> 협회가 알아서 해라.
◆ 박문성> 아니, 문제가 있는데 처벌까지 내려야지.
◇ 김현정> 그런 말씀 하셨죠.
◆ 박문성> 그걸 알아서 하라고 그러면 죄를 저지른 사람한테 네 죄형을 네가 알아서 해, 이렇게 하는 건데 그게 말이 됩니까? 물론 그 워딩만 놓고 보면 당연히 공분을 살 수 있고요. 또 문제가 있다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이거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될 이야기예요. 간단치가 않습니다.
◇ 김현정> 어떻습니까?
◆ 박문성> 예를 들면 지금 결국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몽규 회장의 월권, 홍명보 감독이 특혜, 그 모든 걸 포함을 한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문제가 있으니 물러나라라고 하면 결국 인사권의 문제가 될 수 있죠.
◇ 김현정> 그렇죠. 인사권.
◆ 박문성> 인사권의 문제에 만약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모양새가 되면 다른 논쟁에 휘말릴 수가 있어요.
◇ 김현정> 어떤 논쟁이죠?
◆ 박문성> 피파는 각 나라의 축구협회가 독립적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걸 얘기하죠. 그런데 거기 특히 하는 게 그런 인사권에 외부의 힘이, 특히 정치 사이드 쪽에서 뭔가를 들어와서 하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좀 심각하게 바라보는 게 있습니다. 제재를 내릴 때가 있죠. 그거를 문체부도 알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의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 우리는 여기까지다. 문제를 밝히는 데까지다. 그다음엔 알아서 해라, 이렇게 된 거예요?
◆ 박문성> 그래서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제가 앞에 드렸던 사실 어제 공식화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사회적 심판을 내린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축구협회가 이후에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좀 보긴 해야 되겠지만 어제 그 이후에 내놓은 어떤 반박문이나 이런 걸 보면 아직도 저는 이 심각성을 모르는구나 생각하긴 하는데, 축구협회가. 일단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니까.
◇ 김현정> 정신 못 차렸구나, 이런 생각이 드신다는 거예요?
◆ 박문성> 그런 생각이 좀 들긴 하는데 그런데 이게 사회적 심판이 됐고 어제 공식화가 됐기 때문에 어떠세요? 저는 이걸 들으시는 분들도 그렇고 이제는 이런 거잖아요. 아, 정몽규 회장 정말 문제가 많구나. 홍명보 감독, 이거 잘못된 절차로 선임된 잘못된 결과였구나. 이거 좀 인정하기 어렵네. 신뢰하기 어렵네. 저는 이미 심리적 해임.
◇ 김현정> 심리적 해임 상태.
◆ 박문성> 사람들이 더 이상 이게 축구협회의 사고방식을 들어보면 되게 옛날스러워요. 뭐냐 하면 지금 이렇게 우리가 욕먹고 좀 잘못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번 월드컵 예선 잘하고.
◇ 김현정> 결과 좋으면.
◆ 박문성> 결과 좋으면, 월드컵 본선 나가서 잘하면 사람들이 박수 쳐줄 거야. 안 그래요. 이게 정말 세상의 변화를 진짜 못 읽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심지어 이번에 감독이 바뀌어서 월드컵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 영향으로, 그렇더라도 이번에 바로잡고 가자는 게 축구계 전반의 여론입니까?
◆ 박문성> 네, 저는 그게 훨씬 더 크다고 봅니다.
◇ 김현정> 박문성 위원 개인적으로는 그러면 축구협회가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알아서 홍명보 감독을 해임하든 홍 감독이 자진 사퇴하든 해야 된다고 보세요?
◆ 박문성> 그럼요.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책임지는 게 상식이지 않습니까? 일반인의 눈이죠.
◇ 김현정> 홍명보 감독은 지금 매우 억울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좀 적어 보이는데요.
◆ 박문성> 이제 주장이나 목소리가 중요한 게 아니고요. 그래서 제가 계속 문체부에 어제 공식화를 하자는 거죠. 그러니까 문제가 있었다라고 공식적으로 결론이 났으면 만약에 진짜 억울하다고 한다면 이런 목소리나 주장, 생각을 얘기하지 말고요. 그거를 증명할 수 있는,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됩니다. 한 번도 제출하지 못하면서 계속 논리만 만들어 가지고 계속 그 주장하고 억울하다고 하소연만 하고. 어제 그 반박문을 보면 문체부가 발표한 다음에 축구협회의 동어 반복입니다. 그동안 해왔던 얘기를 똑같이 해요. 아니면 이걸 정말 협회가 썼나 싶을 정도로 궤변을 써놨습니다.
◇ 김현정> 이미 이 정도만 해도 정치 개입이다. 피파로부터 징계 받을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도 오늘 보도가 되고 있던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박문성> 사실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예상했던 축구협회의 대응입니다. 축구협회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예요, 그게.
◇ 김현정> 혹시 5분 정도 시간 더 되실까요?
◆ 박문성> 네, 괜찮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라디오 본방송 여기서 인사 나누고 유튜브로 조금만 더 마무리하겠습니다. 박 의원님 고맙습니다.
(이어서)
◇ 김현정> 라디오 청취자들과는 인사 나누고요. 유튜브로 조금만 더 이어가겠습니다. 하던 얘기를 좀 이어가자면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 본 보도예요, 저는. 피파가 우리 축구협회 쪽에다가 당신 이렇게 자꾸 우리 축구에 자꾸 정치가 개입하면 월드컵 출전이든 이런 거 다 우리가 제한할 수 있다. 문제 삼을 수 있다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거 지금 우리 이러다 월드컵도 못 나가는 거 아니야? 진짜 이거 피파가 지금 이 상황을 정치 개입으로 심각하게 보고 있는 건가, 조금 걱정이 됐긴 했거든요. 이 상황을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
◆ 박문성> 걱정도 되고 좀 무섭기도 하시죠.
◇ 김현정> 무섭기도 하죠. 월드컵 못 나가면 어떡해 이러다가.
◆ 박문성> 진짜 그러세요? 그렇게 그거 하라고 겁박한 거죠.
◇ 김현정> 어디가?
◆ 박문성> 협회가.
◇ 김현정> 축구협회가?
◆ 박문성> 그렇게 무서워하고 아이고,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니야라고 협박하고 겁박하는 겁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카드고 마지막 카드예요. 그래서 저는 어제 딱 저녁에 오후에 나오는 걸 보면서 협회가 정말 마지막 썼구나. 쓸 수 있는 카드를.
◇ 김현정> 그러면 박문성 위원이 추정하시기로는 그럼 피파 쪽에다 이 상황을 오히려 협회가 알려가지고 역으로 이런 내용이 흘러나오게끔 한 거 아니냐, 유도한 거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박문성> 상식적인 수준에서 당연히 얘기할 수 있는 건데 그러니까 이게 처음 지금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처음이 아니에요.
◇ 김현정> 그래요?
◆ 박문성> 그러니까 타이밍 맞춰서 계속 이거를 얘기를 합니다. 문체부가 감사 들어간다고 했더니 그때도 미디어에 이걸 흘리죠. 그다음에 또 한참 국회가 또 현안 질의한다 그래서 그때도 또 올립니다. 다음에 문체부 발표하는 날 또 끝나니까 그걸 또 흘리죠. 그러니까 제가 별로 이렇게 놀라지 않았다. 아니면 예상했던 카드다라고 했던 게 그런 거고요. 제가 이거를 왜 참 이걸 저는 보면서 진짜 이 사람들은 바뀌어야 되겠구나. 다시 한 번 좀 느꼈던 건 이게 일종의 약간 호도하는 거예요.
◇ 김현정> 호도요?
◆ 박문성> 그러니까 당연히 피파가 얘기하는 정치나 외부의 어떤 힘이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독립성을 훼손하면 문제를 삼는데 그것도 좀 엄밀히 놓고 보면 예를 들어서 지금 협회 쪽에서 얘기하는 건 쿠웨이트나 인도네시아 근래 사례를 얘기하고 있는데 쿠웨이트 같은 경우는 정부가 축구협회가 운영할 수 있는 걸 개입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어요.
인도네시아는 어떤 개최권을 얻었는데 피파 대회를. 그런데 거기 참가팀인 이스라엘을 종교 정치적 문제 다 아시겠죠? 이런 문제 때문에 거부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문제가 됐죠. 요약해드리면 지금 피파가 그런 외부의 힘이나 정치의 개입을, 그것 때문에 그런 시기, 피파 월드컵이나 이런 걸 제재를 세게 내릴 때는 뭐냐 하면 이런 겁니다. 정부가 축구협회를 강제 해산하거나 아니면 회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그다음에 인사권이나 돈, 재정 문제를 통제하는 법을 만들거나 이럴 때 이렇게 외부의 힘, 정부나 정치가 축구협회를 완전히 종속 지배할 경우입니다.
◇ 김현정> 부당한 걸 적발한 경우가 아니라 부당하게 하려고 개입했을 때 그걸 개입이라고 한다, 그 말씀이신 거죠?
◆ 박문성> 정확하십니다. 정확하십니다. 그래서 멀리 안 봐도 돼요. 우리도 사례가 있어요. 2005년이나 2011년에 당시도 축구협회의 잘못된 운영 때문에 국회가 불러서 따졌습니다. 피파가 뭐랬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그다음에 2010년엔 유럽의 프랑스가 그때 당시 프랑스 대표팀이 월드컵 나와 가지고 너무 못했어요. 선수단끼리 싸우고 난리 났습니다. 그래서 감독하고 축구협회장을 불러서 우리처럼 청문회를 합니다. 그랬더니 피파가 처음에 이거 성적이나 선수들 싸웠다고 이렇게 청문회 하면 좀 문제가 된다 그랬더니 대통령과 프랑스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아니, 내정 간섭하는 거야? 아니, 우리가 회장을 바꾸겠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사람으로 아니, 문제가 있어서 사람들이 궁금해해서 우리가 묻는다는데 그걸 해? 그랬더니 피파가.
◇ 김현정> 죄송합니다 하고 넘어갔어요?
◆ 박문성> 답하고 그냥 됐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지금 우리, 저는 이 논리로 가져가면 이거 보세요. 지금 문제를 누가 일으켰습니까?
◇ 김현정> 축협이.
◆ 박문성>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 김현정> 해결해야죠.
◆ 박문성> 그런데 해결할 의지가 있습니까? 해결할 능력이 있습니까? 그래서 팬들이 뭐라고 처음에 시작했어요? 팬들의 얘기를 듣습니까? 안 들어요. 그러면 더 많은 국민들이 얘기할 때 듣습니까? 안 들어요.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지난번 현안 질의하고 좀 있으면 또 국정감사도 할 텐데 얘기했더니 또 피파를 끌고 들어와요. 그러면 자기네들이 잘못한 거는 아까 공식화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잘못한 건 분명히 맞는데 팬들의 얘기도 안 들어, 국민들의 얘기도 안 들어요. 국회의원들의 얘기도 안 들어. 아무도 얘기하지 말래. 그러면 이 잘못은 어떻게 수정돼야 됩니까? 혹은 그럼 앞으로 계속 이렇게 뭔가 잘못할 때 부정하고 비리를 저지르고 부패할 때 어떻게 하면 됩니까? 이 논리는 너무나, 그래서 진실을 호도하는 거예요. 피파도 각 협회들이 이런 부정과 비리를 일으키게 되면 당연히 그거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파도 그런 거예요. 피파도 잘못하면 미국 검찰, FBI가 들어가고 스위스 검찰이 들어가서 유럽축구연맹이나 피파도 당연히 문제 제기를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치 피파가 다른 의미로 그러니까 종속되지 말고 그걸 너무 휘둘리지 마라고 했던 걸 마치 마술 지팡이처럼 휘두르려고 그래요. 자기네들이 잘못해도 성역처럼.
◇ 김현정> 성역처럼 건드리지 못하게.
◆ 박문성> 이러면 큰일 납니다. 그러면 안 돼요. 피파가 얘기하는 게 그게 아니에요.
◇ 김현정> 그래서 이번에 이러이러한 문제점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명보 감독을 재선임 할지 해고할지 이 문제는 알아서 하라라고 선을 그은 거죠?
◆ 박문성> 맞습니다. 그러니까 문체부가 그렇게 얘기한 거죠.
◇ 김현정> 홍명보 감독은 지금 내내 억울하다는 입장이에요. 그러니까 어쨌든 절차가 잘못됐든 어쨌든 공정하지 못했든 어쨌든 그거는 축협이 그런 거고 홍 감독은 가만히 K리그에서 잘 뛰고 있는 사람을 이렇게 데려다가 말하자면 사정한 거 아니야. 나 좀 해달라고, 여기 좀 맡아달라고 사정한 거여서 나는 우리 축구를 위해서 이렇게 간 것뿐인데라는 좀 억울한 입장이신 것 같더라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 박문성> 인간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겠다 생각을 하는데 저는 홍명보 감독 같은 경우는 계속 좀 지켜보면서 근래에는 어떤 생각을 했냐면 이분은 특혜를 일상화시켰구나. 그러니까 특혜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 되게 무감각해요. 선수 시절부터 정말 최고였죠. 그리고 선수 은퇴를 하고 나서 바로 코치를 하는데 원래 그 자격을 주면 안 되는데 월드컵 나간 우리 대표팀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특혜를 줘서 자격증을 줍니다. 그래서 지난번 국회의 현안 질의 때도 물어보죠. 이거 특혜 아니냐 했더니 결과적으로는 특혜이긴 하는데 제가 원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날 원해서 내가 된 건데 난 억울합니다. 항상 이런 식이에요. 특별한 혜택을 얻은 건 결론입니다. 내가 얼마나 원했냐 원하지 않았냐, 만약에 진짜 그걸 이건 특혜구나 인식을 했다면 받아들이지 말아야죠. 받아들여 놓고 제가 처음에 원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특혜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 이게 정말 잘못된 거구나라고 하는, 그래서 제가 특혜 일상화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계속 그래요. 계속.
◇ 김현정> 내가 그걸 적극적으로 해주세요 해서 한 게 아니다라는 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군요.
◆ 박문성> 그러니까 울산 팬들에게 바로 저 안 떠납니다. 저 믿으세요. 저는 여러분들과 영원히 갑니다. 얘기해놓고 일주일 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이제 저에게는 대표팀 축구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말을 바꿀 수 있죠?
◇ 김현정> 이제 문제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말씀을 하셨는데 홍명보 감독도 그만두는 게 맞다 하셨고 정몽규 회장도 연임 안 하고 그만두는 게 맞다라는 쪽으로 개인 의견 말씀하셨어요. 그럼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이 부분인데요. 축구를 많이 사랑하시는 분들 가운데도 이거, 이거 정리하고 이번에 털고 가야 돼까지는 맞는데 대안이 있는가라고 하면 좀 답답하다라는 분들도 꽤 계시더라고요. 어떻습니까, 위원님.
◆ 박문성> 그런 생각에 대해서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니까 왜 그러냐면 한번 보시죠. 우리는 정몽규 회장의 3선의 시대만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현대가의 30년을 축구협회가 사실상 사유화돼 있었죠. 30년이 하나의 조직, 하나의 세력에 의해서 쭉 왔는데 이게 저는 단번에 어떤 사람으로, 어떠한 세력으로 대체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축구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 느끼시겠지만 예를 들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처럼 맨유를 정말 오랜 세월, 20년 넘게 끌어가요. 위대한 지도자죠. 오랜 세월을 그렇게 모든 전권을 갖고 가져갔으면 그 사람이 물러난 다음에 쭉 산이 높았던 것처럼 골이 깊어집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거예요.
◇ 김현정> 골이 깊어긴다.
◆ 박문성> 저는 만약에 이번에 좀 누가 오냐 이거는 별로 저에게는 관심사가 아니에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누가 오든지 간에 분명히 과도기의 어떤 어려움을 분명히 겪을 거예요.
◇ 김현정> 골이 꽤 깊을 거라고 보세요?
◆ 박문성> 처음엔 그렇죠. 그런데 그거 무서우면 세상의 어떤 변화도 못해요. 항상 가만히 있는 게 편하죠. 원래대로 흘러가는 게 관성이 사실은 편해요. 그냥 왔던 대로 훅 가는 게. 그런데 결국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나 개혁을 해야 되는 건 그 순간은 힘들 수 있겠지만 더 큰 어떤 질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한 번쯤은 넘어야 돼요. 저는 그런 점에서 물론 그걸 최대한 짧게 하고 그런 골짜기를 좀 좁히기 위해서 노력은 더 많이 하고 그래서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행정가를 찾아보긴 해야 되겠지만 저는 그건 어느 정도는 좀 감내해야 된다.
◇ 김현정> 이것도 결국은 축구 팬들 중심으로 국민들이 수용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우리 좀 골이 깊더라도 좀 참고 이 기회에 이렇게 절차를 투명하게 하고 바꿔 가자라는 것에 전체적인 동의가 있다면 깊은 골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걸 텐데.
◆ 박문성> 저는 그런 분들이 훨씬 많으실 거라고 봐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게 따지면 어떤 변화를 선택하거나 이런 분들이 적을 텐데 그러지 않잖아요. 이번에 어딘가요? 여론조사를 봤더니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동시 사퇴에 대해서 지금 찬성한다가 70%에 육박합니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럼 왜 그럴까? 그러니까 지금은 우리가 어떤 결과적인 어떤 흥함, 결과적인 잘됨도 중요하지만 그거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절차도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사회라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 박문성> 우리가 얘기하는 민주주의는 결론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걸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의 서로의 의견들을 자유롭게 주고받는다는 거 아니겠어요? 말할 수 있는 자유죠. 저는 그런 것들이 지금 우리 살아가는 시대에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상식인데 야, 말하지 마. 박주호 의원한테 말하지 말라고 그러잖아요. 박주호 의원이 말했다고 해서 고소 고발하겠다고 그러잖아요. 이런 형편없는 리더 그룹이 어디 있습니까?
◇ 김현정> 그 얘기를 들으니까 언뜻 생각나는데 지금 박문성 위원이 가장 처음부터, 그러니까 클린스만 감독 문제 있다, 그 순간부터 가장 목소리 높여서 이런 문제점들 지적하고 계시는데 외부의 어떤 압박이라고 해야 되나 협박이라고 해야 되나, 이런 건 없어요? 전화 안 와요?
◆ 박문성>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잘 지켜주셔가지고요. 잘 버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물론 좀 걱정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그런데 또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요. 정말 요즘은 축구계를 포함을 해서 제 인생에서 이렇게 스쳐갔던 많은 분들이 가장 응원도 많이 해주시는 것 같고요. 저는 그리고 제가 지난번 현안 질의 때 했던 것도 그렇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니까 제 목소리가 아니잖아요. 사실은 저는 그냥 하나의 스피커가 됐던 거죠. 우리 팬들이 그동안 이야기했던 것들, 막 너무 답답해했던 것들을 너무 속상했던 것들을 저는 그냥 대리해서 제가 얘기한 거거든요.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쓰이면 된다. 하나의 도구이자 스피커이면 저는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기업들 중에 이 축구협회를 그럼 내가 맡겠소 하고 손 들 만한 기업이 없을 거라는 막 이런 얘기들도 좀 있던데.
◆ 박문성> 그런데 왜 기업이 돼야 되죠? 제가 하나 여쭤볼게요. 왜 기업이 돼야 돼요?
◇ 김현정> 아마 시중에서는 그래도 대기업이 지원을 해줘야지 좀 예산 같은 거 걱정 안 하고 우리 축구가 쓸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들을 언뜻 하시는 것 같아요. 양궁도 지원 엄청 빵빵하게 해줘서 선수들이 편하게 훈련하고 했듯이 그런 걸 좀 떠올리는 게 아닌가. 마찬가지로 배드민턴 같은 경우에는 그런 후원이 없으니까 선수들이 계속 고생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래서 뭔가 대기업 중에 누가 좀 손들고 지원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대기업이 없다. 이런 이야기도 들려서. 어떻습니까?
◆ 박문성> 배드민턴과 양궁 예를 들으셨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데 나가는 아마추어 종목들은 사실 돈을 벌기가 어려워요. 말씀드리면 아마추어니까. 그래서 여기는 기업들의 후원이 좀 절박합니다. 축구는 달라요.
◇ 김현정> 그래요?
◆ 박문성> 축구가 딱 한 20년 전까지가 아니면 10년 전, 이 정도까지가 그러니까 대체적으로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초반 때까지가 우리도 돈이 좀 없어서 대기업 회장님을 모셔서 총수 자리 드리고 회장 자리 드리고 광 내드릴 테니 돈 좀 주세요. 그 돈으로 운영했던 시절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회장이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박문성> 정몽규 회장 자기 포켓에서 돈 낸 적이 별로 없어요. 내면 이런 거죠. 자기가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의 스폰서십으로 가는데 그 돈이 절대적이냐, 그렇지 않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 그만큼 지금 축구가 인기가 좋으니까 협찬이 많이 붙고 이렇다는 얘기죠?
◆ 박문성> 손흥민을 내세워서 만약에 A매치 할 때 축구협회가 중계권을 팔고 스폰서십을 팔고 타이틀을 팔고 돈이 상당합니다. 더 이상, 그래서 저는 한마디로만 말씀드리면 이제 대기업 총수 옛날처럼 모셔서 돈 좀 주세요라고 하는 추대의 시대는 끝났어요. 그래서 축구협회장은 추대하는 자리가 아닌 지금 정몽규 회장 일주일에 한 번 나오거든요. 추대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는 그런 추대하는 회장이 아닌 주 5일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채용하는 자리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오케이. 여기까지 오늘 이야기, 대안까지 오늘 생각하고 나니까 좀 후련하네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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