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년 차 미남 배우 덜덜 떨게 한 인기 1위 영화 속 이 장면

올 하반기 흥행과 비평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죠.
한국영화계에 봄을 가져다준 작품 <서울의 봄>이 요즘 큰 화제입니다.

이 영화는 두 번 푹 빠져드는 매력을 통해 출구 없는 입덕을 선사한다고 하는데요.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황정민의 비주얼에 한 번, 너무나 멋있는 이 배우의 모습에 두 번 빠지게 만듭니다.

그 주인공은 언제 봐도 그 잘생김에 짜릿함을 느끼게 만드는 배우, 정우성입니다. 그가 연기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은 반란을 일으킨 보안사령관 '전두광’과 그 무리에 맞서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분투하는 강인함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불같이 타오르는 욕망을 보여주는 전두광 패거리를 상대로 물처럼 차분하게 대응하며 격조 높은 카리스마를 선보이죠. <헌트>에 이어 다시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으며 뜨거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Made by 정우성의 이태신인데요.

키노라이츠도 이 열풍에 동참하고자 배우 정우성을 만나봤습니다. 정우성 하면 떠오를 새로운 인생캐, 이태신에 대한 고민과 5번째 호흡을 맞춘 영혼의 파트너 김성수 감독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까지. 솔직해서 더 매력적인 남자 정우성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키노 🚦
<서울의 봄>이 대다수의 매체에서 호평을 받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정우성
영화계가 어려운 걸 다들 아는 듯해요. 합심해서 도와주려는 거 보면.(웃음) 많은 관객 분들께서 영화를 봐 주시면 좋고, 요즘 극장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보니까. 개봉하는 영화마다 목표가 손익분기점만 넘기자고 다들 그래요. 이 어려운 상황에서 간절한 바람입니다.

키노 🚦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정우성
다 기억에 남아요. 다들 너무 좋게 말씀해 주시니까. 사실 이런 반응들이 제가 늘 응원하고 사랑하는 김성수 감독님 작품에서 나와서 정말 반가워요. 감독님은 충분히 이런 반응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봐요. 배우로서는 이태신이라는 역할을 이렇게 좋아해 주시네 하는 놀라움도 있고요.

키노 🚦
이태신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실존인물을 배제하고 연기했다고 들었는데요.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정우성
감독님이 처음에 참고하라고 보내주신 자료가 제가 UN 친선대사로 있을 때 했던 인터뷰 영상이었어요. 이게 뭐하시는 거지? 뭘 바라시는 거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를 원하신 거 같더라고요. 친선대사이다 보니 단어 하나하나 신중히 택해야 했고, 굉장히 진중하게 임해야 했어요.

이태신이 극중 사태를 대하는 자세가 이랬으면 좋겠다 했던 게 있었던 거 같아요. 전두광 패거리가 불이라면, 이태신은 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저쪽이 사심으로 폭주할 때, 이태신은 좀 더 이성적으로 사태를 바라봐야 되겠다. 그런 생각으로 캐릭터에 접근했어요.

키노 🚦
이태신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부여한 의미가 있을까요?

정우성
이태신을 통해서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 하진 않았어요. 이태신은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 의미를 쫓는 캐릭터라고 여겨서요. 아마 우리 모두에게는 전두광 같은 면이 있을 수 있고, 우유부단한 장군 같은 면도 있을 수 있고, 이태신처럼 소신이 있는 부분도 있잖아요. 어떤 상황에서 내 어떤 자아가 발현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이 영화 안에서는 이태신이 본분을 지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자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발견해 더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키노 🚦
캐릭터를 만드는 데 있어 감독님, 황정민 배우와 함께 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정우성
감독님이 처음 이야기를 한 것을 떠올려 보면 불과 불의 뜨거운 대립을 상상하셨던 거 같아요. 그러다 점점 불과 물의 싸움이 되어야 되겠구나 하셨던 거 같고 말이죠. 그럼 물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태로 상황을 바라봐야 좋을까 하다가 좀 더 차분하고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봤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때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지만, 완성된 모습이 어떨지는 불확실해요. 그간 이태신만큼 불확실한 캐릭터는 없었어요. 답답한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지가 있으면서 사태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해요. 그 궁지에 몰린 심정을 보여주지 않고 감추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까, 영화가 끝나고 답답함이 해소된 게 아니라 계속 유지가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내가 잘한 거 맞나?’ 그런 질문이 계속 반복됐어요.

키노 🚦
상대 배우인 황정민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정우성
정민이 형 연기가… 놀랍지 않나요? 정말 징글징글 하더라고요. 하마터면 타 죽을 뻔했어요.(웃음) 부딪히는 신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괜찮았어요. 개인적으로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배우가 의상을 딱 입는 순간, 그 의상에서 나오는 힘이 있어요. 정민이 형은 분장에서의 기운이 도와주더라고요. 대립각에 있는 인물이라 기싸움이 부담되기도 하고, 계속 관찰도 하게 되고요. 전두광이 불이라면 이태신은 어떤 자세로 접근해야 할까 질문하다, 결국 감정적으로 폭주하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이태신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답을 내렸어요.

키노 🚦
이번 작품에서 이태신 캐릭터가 인생연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해요.

정우성
부담돼요. 떨쳐내야죠. 예전 <비트> 때랑 똑같다고 봐요. 그때 청춘 아이콘이라고 불렸는데 제가 민이 아니라고 여겼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이태신이 아니에요. 좋은 영화의 캐릭터는 관객 분들의 마음속에 남잖아요. 저는 그 캐릭터와 동일하게 남을 수 없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계속 찾아나서야 하는데 각인되는 캐릭터가 크면 클수록 뛰어넘기도 힘들어요. 앞으로도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키노 🚦
홀로 탱크를 막아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궁금해요.

정우성
그 장면은 이태신의 마음으로 간절함을 담아 연기했어요. 눈앞에 다가오는 탱크가 무섭다기 보다는 간절함이란 감정이 더 앞섰어요. 촬영할 때는 장비들을 한꺼번에 움직이고, 탱크를 세우고, 돌리고 하다 보니 시간이 엄청나게 걸렸어요. 스태프 분들의 노고도 눈에 보였고요. 그날 날씨가 쌀쌀했는데 이태신이 되어 있으니까 그보다 더 추운 한기를 느꼈어요. 온몸이 떨릴 정도의 한기 말이죠.

키노 🚦
클라이맥스의 바리케이드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요. 이 작품에서 포인트를 주고자 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우성
감독님이 저한테 ‘정우성 키 큰 거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해요. 제가 다리가 길어서 바리케이드를 막 넘어가니까.(웃음) 전 이태신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봐요. 인간이 각자의 소신이 있는 건데, 이태신은 군복을 입은 자기 직무 속에서 상황을 맞이한 거거든요. 앞에 몇 개의 바리케이드가 있든 이 직무에 합당한 일이라면 그냥 가는 사람이 이태신이고, 이것이 잘 형상화된 장면이 아닌가 싶어요.

정우성의 레전드 캐릭터에 대한
실제 관객 평가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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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
다수의 인물이 등장함에도 모두 개성을 보여준 캐릭터가 영화의 장점으로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정우성
이건 김성수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정말 잘한 거예요. 작품의 세계관과 캐릭터가 하나라도 톤앤매너가 맞지 않으면 좋은 협주가 될 수 없어요. 배우가 많을수록 위험요소가 높아요. 감독님이 그 시점에 있는 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관찰하고, 그 사이에서 접점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기억을 되살려 보면 배우들 미팅을 몇 시간씩 했어요. 그 많은 배우들을 말이죠.

키노 🚦
<서울의 봄>까지 김성수 감독과 다섯 작품을 함께 하셨어요.

정우성
감독님은 제 성장을 봤고, 전 감독님의 노화를 봤죠.(웃음) 감독님이 좋은 이유가 늘 공부를 하세요. 본인 연출부로 일했던 많은 감독들이 있잖아요. 그분들 작품을 볼 때 내 연출부였던 누구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가 생각하는 영화관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배우려고 하세요. 그런 감독이셨기에 20대의 젊은 배우였던 저를 동등한 위치로 대해줬고, 영화적인 동료로 성장시켜 주신 게 아닌가 해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죽이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웃음) <아수라> 때 감독님이 뛰어다니다가 발목이 부러진 적이 있는데 그때 정말 좋아했어요.(웃음)

키노 🚦
<헌트> 이후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들었어요.

정우성
<헌트>의 김정도와 <서울의 봄> 이태신이 모두 대척점에 있다는 점이 서로 비슷하다고 느껴졌어요. 관객들에게는 이태신에 몰입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허들이 될 수 있고, 불리한 게 아닐까 싶어 감독님에게 다른 배우 찾으라고 했어요. 대한민국에 좋은 배우도 많고 하니까요. 그런 형태적인 동일성 때문에 불리한 프레임을 안겨드리고 싶지는 않았어요.

키노 🚦
절친인 배우 이정재가 이번 작품을 보고 해준 말이 있나요? <태양은 없다> 때처럼 세 사람이 다시 호흡을 맞출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정우성
이정재 감독이 <헌트>에서 본인이 정우성을 가장 멋있게 찍고 싶었다고 했는데… 김성수 감독님이 더 멋있게 찍지 않았나요?(웃음) 이번에 감독님과 셋이서 시사회 때 함께 앉았는데요. <태양은 없다> 이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서 셋이 함께 앉은 거라 과거 회상이 절로 되더라고요. 저희는 함께하고 싶지만 아티스트(김성수 감독)의 생각은 항상 바뀔 수 있죠.(웃음)

키노 🚦
<웅남이>, <달짝지근해>, <거미집> 등 다수의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정우성
카메오는 거절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래요. 마음이 약하다 보니. 다들 저랑 작품으로 인연이 있는 분들이기도 했고요. 카메오가 잘못 출연하면 본편의 톤앤매너를 훼손할 수 있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참고로 카메오 출연 사실을 알면 화내는 감독도 있어요. 김성수 감독님처럼.(웃음) 우리 작품 촬영하면서 했다고 말이죠.(웃음)

키노 🚦
김성수 감독님이 본인의 페르소나는 배우 정우성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정우성
뭐, 감독님은 이해가 안 되시겠죠. 저처럼 잘생긴 사람이. 매일 거울로 자기 얼굴을 보면 제가 이해가 되겠어요.(웃음) 감독님 페르소나는 제가 아니라 정만식이에요. 이해가 되거든요.(웃음) 본인이 (페르소나를) 거절했으니 그런데, 페르소나로 언급되는 것만 해도 저한테는 영광이죠.

20대 때는 생각도 그렇고 사람이 딱딱하잖아요. 그런 젊은 친구를 영화적 동료로 받아들여주시고, 작품을 하실 때마다 첫 번째 배우라 생각하고 말씀해주시니. 그만큼 저도 정말 감사해요. 김성수 감독님께서 앞으로 몇 작품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