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어떻게 피해” 자동차 과실 70%라는 오토바이 접촉사고

이륜차 사고 치명률, 승용차의 10배
과실 불리하게 적용돼...
전면 번호판 실시한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이륜차 등록 대수는 270만 대를 넘어섰고, 배달업에 종사하는 라이더 수는 약 40만 명에 달한다. 같은 해 이륜차 교통사고는 총 16,567건 발생했으며, 이 중 사망자는 39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승용차 사고보다 치명률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륜차의 구조적 특성과 운행 방식이 사고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도심 내에서의 과속, 신호 무시, 인도 및 횡단보도 질주 등은 대표적인 난폭운전 행위로 지적된다.

원인 제공은 오토바이, 과실은 자동차?
사진 출처: 연합뉴스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른 배달을 위해 도심 곳곳에서 오토바이의 난폭운전이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자들이 오토바이와의 사고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과실 비율을 적용받는 사례가 있어 운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퇴근길에 겪은 사고를 떠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차선 변경을 마친 뒤, 뒤따라오던 배달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리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해당 오토바이는 박 씨 차량 앞에 바짝 붙어 신호 대기 중이었고, 운전자는 박 씨를 노려보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녹색 신호가 켜지자, A 씨는 정상적으로 출발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의 발이 차량에 부딪히며 대인 사고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대 오토바이 사고에서 자동차 측이 70%, 오토바이 측이 30%의 과실 비율을 가진다.

상대적으로 단속 어려워...
사진 출처: 연합뉴스

문제는 이러한 난폭운전에도 불구하고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오토바이에는 후면에만 번호판이 부착돼 있어, 블랙박스나 CCTV 영상으로 운전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번호판이 전면에 없으면 영상으로도 식별이 어렵고, 단속에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시 오토바이 운전자의 난폭운전이 명백하더라도, 자동차 운전자에게 더 높은 과실 비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차선 변경 중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운전자에게 최대 90%까지 과실이 부과되는 사례도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핵심 쟁점은 세 가지였다. ① 차선 변경 시 안전거리 확보 여부, ② 녹색 신호 시 출발 동작의 적법성, ③ 오토바이의 정차 위치와 행동의 적절성이다. 하지만 현행 판례와 과실 기준은 자동차 운전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묻는 구조다. 교통법 전문가 김태훈 변호사는 “자동차는 차체가 크고 충돌 시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더 엄격한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라며 “오토바이 운전자의 위협적 운전이 있었더라도, 자동차가 회피하지 못했다면 더 큰 책임을 지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면 번호판 도입, 단속 강화될까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전면 스티커 번호판 시범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손해보험협회는 20세 이하 성인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하고 서울 시내 8개 지점의 이륜차 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9%는 오토바이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으며, 응답자의 91.8%는 오토바이 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는 데 찬성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륜차 전면에 번호판을 부착하면 단속 효율성이 높아지고, 난폭운전 억제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면 번호판은 스티커 형태로 제작되며, 시범 사업은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우선 실시된다. 이후 효과 분석을 거쳐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전면 번호판이 도입되면 블랙박스나 CCTV 영상으로도 오토바이 운전자를 식별할 수 있어, 사고 책임을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자들 “억울함 줄어들길”
사진 출처: 연합뉴스

자동차 운전자들은 이번 정책이 실질적인 억울함 해소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배달 오토바이와의 접촉 사고에서 반복적으로 높은 과실 비율을 적용받는 현실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다. 앞으로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난폭운전도 제대로 단속되고, 사고 책임도 공정하게 나뉘길 바라는 운전자들의 바람이다. 전문가들은 운전자 스스로도 사각지대 확인, 방향지시등 사용, 안전거리 확보 등 기본적인 운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토바이와의 사고는 단순한 접촉이라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