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유행하는 타공판 인테리어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100m2(약 33평)의 오래된 네덜란드 학교는 스탠다드 스튜디오(Standard Studio)를 만나면서 고루하고 획일적이던 지루함을 벗어나, 현대적인 세련미를 덧입은 아파트로 변신했다.
다섯 명의 가족을 위해 특별하게 변신한 이 공간은, 수업이 끝나면 라운지에서 함께 어울리던 우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가족 구성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아이디어를 들여다본다.
" 수납 효율을 높이는
가구의 맞춤 제작 "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던 기존의 학교 교실은 맞춤형 가구를 통해 주방, 거실, 식당, 오피스,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나뉘었다.
자칫하면 죽은 공간이 될 뻔 한 계단 밑의 애매한 공간 역시, 맞춤 수납장을 통해 세 자녀들의 장난감 보관함으로 변신했다. 또한 벤치의 역할까지 수행함으로써 게스트들을 위한 사교의 장이 되었다.
" 높은 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간 구성 "
스탠다드 스튜디오는 집안에 밝은 기운을 불러오기 위해 창문을 높게 설치했다. 덕분에 아늑함은 물론 사계절을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풍경까지 덤으로 얻었다.
뿐만 아니라 비어있던 상부에 두 가지의 업무를 보는 것이 가능한 별도의 장소를 만들었다. 아이들 개개인을 위한 공부방, 부부를 위한 서재는 기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복층 주택은 최근 국내 주택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개성 있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집안의 에너지 절감율을 50% 높일 수 있는 자재를 사용해, 이전보다 뛰어난 단열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벽체의 경우, 친환경 단열재 (e.g. 훈탄, 볏짚보드 등), 이보드, 혹은 에너백(Enervac)으로 마감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 단판 유리 위에 로이 필름 (Low-E Film)을 부착하여, 고가의 로이 유리가 가진 열 손실 방지와 동일한 효과를 반영구적으로 누릴 수도 있다.
" 콘크리트와 자작나무
베니어판의 만남 "
건물 골격이 그대로 살아있는 콘크리트 바닥재와 철강 구조물, 그리고 계단이 주는 묵직함. 이 아파트만의 특별한 개성이 느껴지는 메인 구조는 학교다. 하지만 이 요소들을 주거 공간에 그대로 대입하기엔 지나치게 상업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기존의 차갑고 삭막하던 네모난 콘크리트 박스를 중화시키는 주 요소로 나무를 선택했다. 특히 목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밝은 기운에 어울리는 자작나무 베니어판(Birch-Plywood)을 활용했다.
베니어어판(자작나무)은 미색과 뛰어난 강도, 포름알데히드가 방출되지 않는 강점이 있다. 또한 자연친화적이고 안전하기 때문에 의료기관 및 노인이나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안심하고 사용하는 만큼, 아이가 있는 집에는 최적의 선택이다.
다이닝룸에는 원목 식탁으로 중심을 잡아, 대부분의 가구에서 느껴지던 시각적인 가벼움에 안정감을 주었다.
" 타공판이 이렇게 멋있었나? 함께하는 열린 주방으로 변신 "
일반적으로 우리가 미디어에서 흔히 접하는, 가족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할 때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가족 중 한 명은 부엌에 한정된 동선을 유지한다. 이후 모든 식사 준비가 완전히 끝나면 모두의 얼굴을 마주하고, 비로소 식사가 시작된다.
이러한 단점을 줄이고자 과감히 벽을 없앤 주방은 특유의 열린 공간이 주는 트인 시야가 강점이다. 덕분에 다른 공간에 있음에도 단절된 느낌 없이, 가족끼리 실시간으로 편한 소통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 역시 이러한 열린 컨셉을 이어가도록 임스 스타일(Eames Style)을 채택했다. 특히, 테이블의 경우 원목이 주는 묵직함에 유려한 곡선을 더해 보다 생동감 있는 연출이 완성되었다.
주방 역시 집안 가구의 주자재로 쓰인 자작나무를 활용해 맞춤 제작했다. 찬장의 경우, 오픈 컨셉의 연장선으로 페그보드 (Peg-board - 타공판)를 활용했다.
그로 인해 기존의 답답했던 닫힌 형태의 일반 캐비닛과 달리, 각각의 오브제가 주는 개성을 강조할 수 있었다.
또한 집주인의 기분에 따라 수납장 배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각적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것도 페그보드가 가진 강점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가족과의 대화가 줄어드는 현상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에 치여 눈 코 뜰 새 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족’은 어느새 ‘동거인’이 되는 순간이 온다.
이제야말로 개개인의 프라이버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 ‘같이’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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