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9%는 아는데…" 알고 보니 국내산은 한 마리도 없다는 '국민 생선'

국내 어획 0마리... 90% 수입 의존하며 금값된 '명태'
명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한때 흔하디흔한 국민 생선이었던 명태가 이제는 ‘금태(金太)’라 불린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시장이나 마트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었던 명태는 이제 한 마리 가격이 4천 원, 5천 원을 훌쩍 넘는다. 고환율과 물류비 상승, 그리고 수입국의 공급 제한까지 겹치며 명태는 식탁에서 점점 멀어졌다. 한때 국민 밥상을 책임졌던 생선이 ‘귀한 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북태평양의 차가운 바다를 누비는 명태

명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명태는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는 냉수성 어류로, 차가운 북태평양이 주요 서식지다. 주로 수심 100~300m 정도의 차갑고 깨끗한 바다에서 서식하며, 겨울철이 산란기다. 한국에서는 동해 북부와 함경도 연안에서 대량으로 잡히며 ‘동태’, ‘생태’, ‘황태’, ‘코다리’, ‘노가리’ 등 가공 형태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생태는 갓 잡은 신선한 명태를 그대로 조리하는 것이고, 동태는 냉동한 상태로 유통된다. 겨울철 찬바람에 말리면 황태, 반쯤 말리면 코다리, 아주 어린 명태는 노가리로 불린다. 하나의 생선이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전 국민의 식탁을 책임져온 사례는 드물다.

명태는 100g당 단백질이 약 20g에 달하고 지방은 1g도 되지 않아 담백하다. 비타민 B군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특히 간에는 비타민 A와 D가 많아 피로 해소와 면역 유지에 도움이 된다. 지방이 적어 소화가 잘되고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명태는 수온에 민감한 어종이다. 평균 1~5도의 찬물에서 잘 자라지만, 수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산란이 어렵다. 실제로 한국 연안의 수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명태의 서식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한국에서 ‘금태’가 된 이유

명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명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20만 톤 이상 잡히던 대표 어종이었다. 강원도 속초나 양양, 동해시의 항구는 명태로 활기를 띠었고, 겨울이면 트럭마다 동태를 싣고 다녔다. 그러나 2019년에는 아예 국내 포획이 금지됐다. 환경부는 ‘명태 자원 고갈’을 이유로 명태 금어 조치를 시행했고, 그 이후 한국에서 잡히는 명태는 사실상 ‘0마리’에 가깝다.

결국 한국에서 소비되는 명태는 수입에 의존하게 됐다. 수입의 대부분은 러시아산으로, 러시아 극동 해역에서 잡힌 명태가 냉동 상태로 들어온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물류 체계가 불안정해졌고, 선박 운항 비용과 보험료가 치솟았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 명태의 단가가 급등했다.

명태는 주로 블록 형태로 냉동 수입되는데, 해체·가공 과정에서 드는 인건비와 물류비가 전체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시기엔 가격이 폭등하고, 수입량이 줄면 시장에 품귀 현상이 생긴다. 이런 요인들이 맞물리며 명태는 서민이 부담하기 어려운 ‘고급 생선’이 됐다.

주요 어획국인 러시아와 북미에서는 명태가 여전히 값싼 생선으로 취급된다. 미국에서는 ‘알래스칸 폴락(Alaskan Pollock)’이라는 이름으로, 어묵과 맛살 같은 가공식품 원료로 쓰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명태의 ‘가공 전 형태’ 자체가 귀해지면서 생태탕, 황태구이 같은 전통 음식의 재료로서 가치는 오히려 상승했다.

명태,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을까

명태 국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명태는 상태에 따라 맛과 식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생태는 신선할수록 단맛이 진하고 살이 부드럽다. 맑은 국물의 생태탕은 명태 본연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대표 메뉴다. 반면 동태는 냉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 살결이 단단해진다. 김치와 두부를 넣고 끓이는 동태찌개는 국물에 깊은 맛을 더한다.

황태는 겨울철 영하의 찬바람과 햇빛에 수차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완성된다. 그 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난다. 구워 먹으면 고소하고, 해장국으로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다. 코다리는 반쯤 말린 상태로 양념구이나 찜 요리에 어울린다. 젓갈로 담가도 감칠맛이 깊다.

명태는 머리부터 내장, 알, 곤이까지 버릴 게 없다. 알은 명란으로, 곤이는 곤이탕의 주재료로 쓰인다. 특히 명란은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밥 반찬뿐 아니라 파스타, 김밥 등 다양한 요리에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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