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난 감독, 대한항공에 ‘강팀 DNA’ 심다

대한항공이 2년 만에 프로배구 최강의 자리를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10일 인천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최종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18 25-21 19-25 25-23)로 현대캐피탈을 꺾고 우승했다. 지난해 챔피언전에서 맞붙어 패했던 현대캐피탈에 설욕하며 통산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대한항공은 또 컵 대회와 정규리그, 챔프전까지 모두 정상에 오르는 ‘트레블(Treble)’을 달성했다.
먼저 2승 후 2연패로 최종전을 맞은 대한항공은 홈 팬들의 응원 속에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와 끈끈한 수비,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를 흔들었다. 1, 2세트를 연달아 따낸 대한항공은 김진영과 신호진이 분전한 현대캐피탈에 3세트를 내줬고, 4세트 초반에도 9-12까지 밀렸다.
대한항공은 4세트 13-14에서 한선수와 정지석의 연속 블로킹 성공으로 15-14로 역전했고, 이후 엎치락뒤치락 1점 차 접전이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23-22에서 임동혁의 공격으로 24점에 선착했고, 김민재가 완벽한 속공으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내며 25-23으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의 우승 배경엔 이번 시즌 부임한 브라질 출신 명장 헤난 달 조토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있었다. 선수들의 사생활에 일절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훈련 때는 물 마실 틈조차 주지 않는 헤난 감독의 리더십이 선수단의 사기와 기량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7년간 세계 최강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었던 헤난 감독은 대한항공에 근력 중심의 ‘파워 배구’를 도입하고,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아닌 정지석, 정한용, 임동혁 등을 고루 활용하는 득점 루트 다변화로 팀을 단련시켰다. 이날 5차전에서도 대한항공은 마쏘(17점), 정한용(14점), 임동혁(12점), 정지석(11점)이 고루 득점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V리그 최고령 현역인 41세 세터 한선수는 헤난 감독의 근력 배구 프로그램으로 근육량을 3% 늘리며 전성기급 기량을 회복, 정규 시즌은 물론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절묘한 볼 배급으로 대한항공의 다채로운 공격을 조율했다.
정규리그 우승 후 팀의 주포였던 러셀을 내보내고 미들블로커 호세 마쏘를 영입한 ‘승부수’도 적중했다. 마쏘는 1차전 18득점(2블로킹), 2차전 15득점(2블로킹)에 이어 마지막 5차전에서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7점 최다 득점으로 ‘우승 청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헤난 감독은 “대한항공은 원래 강팀이었고 내가 와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목표였고, 모든 선수가 골고루 득점하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지가 우승의 요인”이라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먼저 2패를 당하고도 최초의 3연승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5차전에서 주포 레오(공격 성공률 36.4%)와 허수봉(공격 성공률 43.5%)의 난조가 뼈아팠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대한항공은 우승할 자격이 있다. 우리 팀은 오늘 체력적 한계가 보였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대한항공 주장 정지석(기자단 34표 중 17표)이 선정됐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프전 MVP 수상이다. 정지석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76점을 도맡았고, 이날 5차전에서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17개)와 디그(9개)를 했다. 정지석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감정을 누르고 이성적으로 경기를 하려고 집중했다”며 “쓴소리 하는 주장의 말을 잘 따라와 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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