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불꽃축제, 올해 첫 '유료화'…"편하긴 한데…글쎄"
오후 7시 25분부터 1시간 넘게 이어져
유료좌석 2500석…이용 시민들 "편한데 시야 가려"
전년 대비 안전 인력 28% 늘려…1200명 '한화봉사단'
"인력 많으니까 질서 유지되는 듯해"
"하늘에서 꽃이 피는 것 같아요"
서울 하늘에 아름다운 불꽃이 수놓아졌다. 5일 한강 저변에서 쏘아 올려진 불꽃이 하늘 높이 펑펑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서울불꽃축제 2024'는 처음으로 일부 좌석이 유료로 운영된 가운데 평소보다 많은 안전 인력이 투입됐다.
1시간 동안 서울 하늘에 펼쳐진 축제
잔디를 가득 메운 돗자리 위에서 게임을 하거나 간식거리를 즐기던 시민들은 불꽃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끝나자마자 함성을 터트렸다. 일교차가 큰 날씨 탓에 추워하는 아이에게 담요를 두른 채 걱정하던 장윤미(43)씨도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첫 불꽃을 보며 "아름답다는 말로는 이 광경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감탄했다.
올해 처음 어린 자녀들과 함께 여의도를 찾았다는 김모(39)씨도 터지는 불꽃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눈이 번쩍번쩍 하는데도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면서 "생각보다도 더 화려한 광경에 놀랐다"며 내년에도 방문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일본, 미국에 이어 한국의 불꽃놀이 쇼가 시작되자 "역시 한국이 최고다"라며 박수와 환호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별과 하트, 태극 문양의 불꽃이 하늘에서 터질 때마다 부모 곁에서 아이들도 손가락으로 불꽃 모양을 따라 그리며 밝게 웃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1시간 꼬박 버스를 타고 왔다는 김채우(18)군은 "확실히 눈으로 보니까 다르다"라며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마음이 벅차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료화 좌석 이용 시민들 "편한데 또 이용할지는…"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일부 좌석이 유료화된 가운데 이를 이용한 시민들은 대체로 "편하지만 불꽃놀이를 온전히 즐기긴 어려웠다"는 평가를 남겼다. 축제를 주최하는 한화그룹은 '안전 재투자' 일환으로 주차장 공간과, 강변, 잔디 공간 일부 현장에서 유료 좌석 2500석을 운영했다.
작년까지는 일찌감치 현장에 와서 자리를 맡으며 꼬박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즐겼다는 김모(24)씨는 "오늘은 여유롭게 6시에 왔고 확실히 편하긴 편하다고 생각했다"며 "일부 시야가 가렸지만 의자를 조금씩 이동해서 크게 불편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수변관람석은 높은 나무로 인해 시야가 가려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20대 대학생 두 딸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이모(55)씨는 "나무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서 불편했다"며 "다음에 또 유료 좌석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내와 함께 유료좌석을 이용했다는 황모(44)씨는 "앞에 펜스에 서 있는 사람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며 "미리 자리를 맡으러 오지 않아도 되는 점은 편하지만 다음에도 이 금액을 주고 좌석을 구입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안전 인력 확대됐지만…곳곳서 인파 몰려
이날 한화 임직원과 자원 봉사자들로 구성된 1200여 명의 '한화봉사단'이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현장 곳곳에 배치돼 질서 유지를 위해 현장을 통제했다. 한강공원에서 한강변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많은 인파로 정체가 발생할 때마다 관리자들은 "멈춰 있으면 안 된다. 앞으로 이동해 달라"고 외쳤다.
안전관리자들의 지시에 따라 줄을 맞춰 걸어가는 시민들도 "이번에 확실히 안전 인력이 많아져 질서가 지켜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매년 딸과 함께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꼭 방문한다는 김영숙(62)씨는 "인파가 많이 몰린 것 치고는 위험한 상황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 같다"며 "여기저기 안전요원들이 많으니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행사 당시 일부 낮게 떠오른 불꽃이 나무와 천막 등에 가리자 시민들이 시야가 확보되는 장소로 대거 이동하며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축제가 끝날 무렵부터 먼저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과 이동통로에 서서 불꽃놀이를 감상하는 시민들이 충돌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축제가 끝나고 한강공원을 벗어나는 좁은 오솔길에도 인파가 몰리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안전 인력들은 "두 줄로 이동해 달라"며 퇴장하는 인파를 관리했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이날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은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창의 총괄 지휘 하에 영등포‧용산‧마포‧동작경찰서장은 권역별 책임자로 지정돼 안전관리가 이뤄졌다. 경찰인력만 약 2천 명을 동원해 인파 관리 등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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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은 기자 castle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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