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가족이라며 당원 실명·신상·탈당일 뿌린 장동혁號…친한 “불법·인격살인”
韓 처가·딸 특정 주소·연락처 암시, 실명·탈당일 공개…공보 안 거쳐 지라시式 확산
“당원명부는 당의 알파요 오메가, 당 목숨” 간데없이 개인정보보호법·정당법 리스크
우재준 “이호선 감사위원장 法근거 설명 없으면 조치” 박정하 “정보침해·인격살인”
장동혁에 親韓 폭발 “엔간히 하라” “통일교게이트 덮는 좌우합작” “사쿠라 정치인”
“당원명부는 당의 알파요 오메가다. 우리 정당의 목숨과도 같다…끝까지 지키겠다”(송언석 원내대표)라던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당대표의 가족 명의라며 특정 당원의 실명, 주소지와 전화번호 일부, 탈당일 등을 유포했다. 작년 11월 익명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전 대표 본인과 가족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올렸다는 강성 친윤(親윤석열) 유튜버 등의 주장대로 지도부가 감사 공세를 시작한 셈이다.
해당 정보는 이른바 “기자단 긴급공지”를 가장했지만 국민의힘 출입기자단 공지 등 중앙당 공보를 거치지 않았다. 브리핑이나 자료 배포 일정이 예고된 바 없이 9일 오후 4시30분을 전후해 당무감사위원회 명의로 기습 유포됐다. 감사위 별도의 기자단 공지 시스템이 운영됐는지 불분명한 가운데 소위 ‘지라시’처럼 정치권에 확산됐다. 공보실이 정보 유포 관련 입장을 직접 공지한 사례는 없다.
친한(親한동훈)계에선 유포 명의자이자 주체인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 당원게시판을 매개로 한 감사 공세를 예고한 장동혁 대표 등을 향해 “인격살인”이자 정당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법적 리스크를 제기하는 등 강도높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이호선 위원장은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4인의 실명을 거론했다.

한 전 대표의 부인(A), 장모(B), 장인(C), 딸(D)로 알려진 4명의 이름을 직접 적시한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의 가족 이름과 동일 이름을 사용하는 A, B, C의 경우 같은 서울 강남구병 선거구 소속”이라며 “휴대전화 번호 끝 4자리 동일”, “D의 경우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이라고 공개했다. 또 “탈당일자 거의 동일한 시기”라며 D는 2024년 12월 16일, B와 C는 12월 17일, A는 12월 19일로 가리켰다.
개인 사찰 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는 당원게시판 시비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발하기 전 진실공방 소모전으로 비화한 바 있다. 당시 친(親)용산 유튜버와 강성정치인 위주로 의혹이 제기되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적과 직책이 있음에도 홈페이지에 가입하지 않아 회원자격을 가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게시판 내 ‘한동훈’ 명의의 작성자가 8명으로 알려졌지만 전부 동명이인이었단 것.
지난해 11월 주진우 당시 법률자문위원장은 “고발하려다 보니 팩트체크를 했다”며 “대통령 내외 상대로 ‘개목줄 채워서 가둬야 한다’ 등 발언은 20대 이모씨란 당원과 다른 나이대의 한동훈 당원이었다”, “(의혹 제기 측은) ‘극단적 선택을 하라고 했다’는 예시를 제시하기에 한 대표 가족 명의 글에도 그런 내용이 있는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욕설이 없었다”면서 사설·기사·격려글 등이었다고 밝혔다.
당무위 공지글 확산 이후 당 청년최고위원인 우재준 의원은 “당원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23조에 따라 보호되며 무단유출 시 법령 7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해당한다”며 “이 위원장이 당게 사건 조사한답시고 당원들의 소속 당협과 탈당정보를 공개했다. 도대체 무슨 법적 근거로 함부로 공개한 건지 충분한 설명이 없을 시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정당법의 취지상 당원의 정보는 엄격히 보호되는 정보이기에 지난 특검(김건희특검의 통일교 불법자금 수사)의 압수수색에서도 모든 당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압수수색을 저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무감사위의 징계 추진 표적이 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SNS로 장 대표를 겨냥 “한동훈을 먹잇감으로 던져줘 극우들을 만족시키고 언론 관심이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무감사위 회의는 원래 23일 오후 2시로 예정됐었는데 오늘 갑자기 이 위원장이 실무자에게 연락해 공지를 작성해 발표했고 11일 오후 4시 회의를 소집·지시했다고 한다”며 “발표 내용은 한 전 대표 가족과 이름이 같은 사람들이 당원이었다가 탈퇴했단 것이 전부다. 그 사람들이 익명 게시판에 올렸단 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비판적인 신문 사설과 칼럼 등”이라며 정치적 저의를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그들의 소속 당협과 실명을 과감히 공개했다. 당원 이름은 공개하면 안 된다는 정당법을 어겨가면서. 때마침 (윤 전 대통령 1호 청년참모였던 주류) 장예찬씨를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으로 내정했단 기사가 나온다”고 했다. 또 “사면초가가 된 장 대표는 이런 식으로 탈출구를 찾나보다”면서 “주호영·윤한홍 의원 등의 비판선언으로 속타는 건 알겠는데 엔간히 하시라”고 경고했다.
한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박정하 의원도 민주당과의 필리버스터 대치 도중 ‘당 내분’ 보도에 불쾌감을 표하며 “법적 문제가 있다면 응당 그 책임도 져야한다”고 이 위원장을 겨눴다. 그는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 진행 중’이라면서 가족 이름과 동일하다며 자녀 이름까지 거론했다.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운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명백한 인격살인”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 체제의 대변인을 지낸 박상수 변호사는 같은 날 “통일교 게이트를 덮는 좌우합작”이라고, 송영훈 변호사도 “상대당과 내통해 상대를 이롭게 하는 정치인을 지칭하는 ‘사쿠라’의 어원”을 ‘소고기에 섞인 말고기’로 소개한 글을 SNS에 올려 장 대표의 정치를 비판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도 “쿠팡은 해킹당해 개인정보 유출됐는데 국민의힘은 당직자가 개인정보 자진노출한다”며 “장 대표는 쿠팡 혼내지 마시라. ‘똥 묻은 개’가 겨묻은 개 욕하면 그렇잖나(민망하지 않나)”라고 가세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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