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월급 반반 나누자” 대리입영 딱 걸렸네…병무청 설립 이후 처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군대 일반병 월급을 나눠 갖기로 모의하고 다른 사람의 명의로 대신 입대한 20대 남성이 적발됐다. 대리 입영이 적발된 사례는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처음이다.

1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춘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홍승현)는 지난 8일 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모씨를 구속기소했다.

조씨는 의식주를 해결하고자 입대를 앞둔 최모씨와 인터넷으로 공모, 군인 월급을 나눠 갖기로 합의하고 대리 입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7월 조씨는 최씨의 신분증을 들고 강원 홍천의 한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병무청 직원은 사병을 인도·인접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검사해 신원을 확인하게 돼 있는데, 직원이 조씨의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서 조씨는 대리 입대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건은 최씨의 자수로 인해 적발됐다. 최씨는 지난 9월 병무청에 ‘두렵다’면서 범행을 스스로 알렸다.

병무청은 즉각 조씨에 대한 조치를 진행했고, 3개월간 군 생활을 한 조씨는 육군 제1수송교육연대에서 체포됐다.

최씨는 경찰·검찰 조사에서 “대리 입영이 잘못된 것을 알았기에 겁이 나서 자수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군대에서 월급을 많이 주니까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입영했다”며 “명의자와 반반씩 나누기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경찰청은 병무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 지난달 말 조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고 최씨는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조만간 공범 최씨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대리 입영 사례가 적발된 건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최초다.

현재 일반병 입대 과정에서 병무청의 인도·인접 절차는 오직 신분증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현장의 직원들은 실제 입대할 사병과 신분증의 인물이 동일인인지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병무청은 대리 입영을 방지하기 위해 홍채 인식이나 안면 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