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올리는 음식, 당뇨병만의 문제 아냐

정제 탄수화물과 단 음료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이 당뇨병은 물론 폐암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4일 국제학술지 ‘가정의학 연보’에 실린 이번 연구는 중국 충칭대병원 연구팀이 수행했다. 미국의 대규모 암 검진 프로그램인 PLCO에 참여한 성인 10만 1732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설문 조사로 수집한 뒤, 약 1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발생한 폐암 사례는 병리검사를 통해 확인됐으며, 이후 각자의 식단에서 당지수와 당부하 수치를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폐암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혈당 빠르게 올리는 음식, 폐암 위험도 높인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 대비 폐암 발생 위험이 약 13% 높았다.
당지수가 높다는 것은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흰 빵, 백미, 설탕이 포함된 가공식품, 탄산음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고 흡수되면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가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일어나는 등 대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폐암 유형에 따른 차이도 크지 않았다.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 모두에서 당지수 높은 음식 섭취와 폐암 발생 위험 사이에 비슷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혈당 조절보다 식단 구성이 중요하다

반대로 당부하가 높은 식단을 유지한 그룹에서는 폐암 발생 위험이 약 28% 낮게 나타났다. 당부하는 식품의 혈당 반응만을 따지는 당지수와는 개념이 다르다. 같은 음식이라도 섭취량, 다른 식품과의 조합, 식사의 전체 구성까지 함께 고려해 혈당에 미치는 총 영향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흰 빵이나 국수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도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단백질과 함께 섭취하면 당부하 수치를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단일 식품의 특성만이 아니라 식사 구성 전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암 발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지수를 낮추는 방법

폐암 위험을 줄이려면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음식 섭취를 줄이고, 당부하를 낮출 수 있는 방식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식사 시 흰 빵이나 흰쌀밥처럼 정제된 탄수화물보다 잡곡밥, 고구마, 귀리 등 천천히 흡수되는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단백질 식품을 함께 곁들이면 혈당 상승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
또한 탄산음료, 과일주스처럼 당분이 높은 음료는 피하고, 수분 섭취는 물 위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의 비중이 높은 간편식보다는, 식재료 본연의 형태가 살아있는 조리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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