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디스크 쓰는 세상 오나

블루레이(Blu-ray) 디스크 2000장에 해당하는 방대한 정보를 다이아몬드에 저장하는 기술이 중국에서 개발됐다. 다이아몬드를 저장 매체로 사용하는 기술은 가성비 문제가 걸림돌이었는데, 신기술은 부피당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중국과학기술대학(USTC)은 다이아몬드 1㎝³당 1.85테라바이트(TB)의 정보를 저장하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고 최근 발표했다. 다이아몬드는 정보를 실온에서 수백만 년 동안 안전하게 저장하는 매체로 주목을 받았으나 기존 기술은 부피당 저장 용량이 작아 문제가 됐다.

실험 관계자는 "다이아몬드를 활용, 각종 정보를 다른 매체에 비해 보다 오래 저장하는 기술은 이미 있다"면서도 "저장 매체로서 다이아몬드는 가성비가 너무 떨어졌지만 레이저를 이용한 신기술은 단점을 극복했다"고 전했다.

1㎝³ 부피만으로 블루레이 디스크 2000장에 해당하는 정보를 저장하는 다이아몬드 디스크가 개발될지도 모른다. <사진=pixabay>

USTC 연구팀은 얇게 가공한 다이아몬드 판에 레이저를 쏘아 표면의 탄소 원자를 제거했다. 이때 작은 구멍들을 만들고 여기에 다른 레이저를 쏘아 일정 수준의 휘도를 부여했다. 이를 정보로 읽어내는 방식으로 다이아몬드를 기억 매체로 활용할 가능성이 실험에서 확인됐다.

실험 관계자는 "읽기 정확도는 99% 이상으로 수백만 년간 유지보수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 실험을 거듭해 다이아몬드 판을 블루레이 디스크 크기로 제작하면 블루레이 2000장 분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디스크는 예쁘게 가공된 보석류와 달리 얇은 판으로 제작된다. <사진=pixabay>

2000년 일본 소니가 개발한 블루레이 디스크는 최저 저장 용량이 25GB다. 이 블루레이 디스크의 장당 가격은 12월 현재 650원 수준이다. 2000장 분량이면 5만GB, 즉 49테라바이트나 되는데, 블루레이 2000장 가격(130만원)보다는 다이아몬드 디스크가 저렴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에는 다이아몬드 디스크의 개념을 실증했을 뿐 필요한 기자재가 부족하고 개발비용이 아직 비싸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이아몬드를 저장 매체로 쓰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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