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80원 빠지자 개미 "이때다" 달러 곱버스 ETF 처분
긴축 경계감 고조…"경기 침체에 달러 선호 계속"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개월 사이에 80원 넘게 떨어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달러선물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처분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최근 1개월(10월18~11월18일)간 달러선물에 투자하는 인버스 레버리지(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일제히 순매도했다.
개인은 해당 기간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를 1400억원 순매도했으며,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와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도 각각 49억원과 26억원을 순매도했다.
달러선물인버스2X ETF는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달러선물 지수의 하루 변동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환율이 떨어져야 수익을 낸다.
개인은 고강도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선물인버스2X ETF를 사들였다.
실제로 올해 개인은 지난달 18일까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2041억원 순매수했다. KOSEF는 83억원, TIGER는 5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환율 하락에 기대를 걸어왔으나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쉽게 잡히지 않는 탓에 긴축 강도는 더 강해졌고,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등으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개선되며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흘러나왔고 달러도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달러인덱스는 최근 1개월 사이 112.13에서 106.93으로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은 지난 18일 1340.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8일 1422.7원에서 82.4원(5.8%)이 빠졌다.
지난 14일에는 환율이 장중 1308.5원까지 떨어지며 지난 8월17일(저가 1308.0원) 이후 63거래일 만에 장중 1310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환율 하락에 달러선물인버스2X는 KOSEF(13.7%) KODEX(13.6%) TIGER(13.1%) 등 1개월간 상승세를 보였다.
개인이 빠져나가며 올해(1월1일~11월18일) 개인 순매수 규모는 KODEX 658억원, KOSEF 34억원, TIGER 34억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 확대로 달러가 단기적으로 재차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잇달아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어 긴축 경계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켄터키 루이지애나에서 열린 강연장에서 연준이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해야 하며 최종금리는 5.0~5.25%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에서 인플레이션 갭과 경제성장률 갭을 고려한 테일러 준칙을 적용하면 적정 금리 수준은 5.0%~7.0% 범위라는 자료도 내놓았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는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연준이 설사 금리 인하에 나서도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이미 환율 반등을 예상하고 레버리지 상품을 담고 있다.
개인은 지난 1개월간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를 45억원을 순매수했으며 TIGER과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각각 4억원과 3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곱버스 ETF 순매도 규모와 비교하면 매수세가 강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환율 방향성 자체는 아래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환율 관련 노이즈가 꾸준히 생기고 있어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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