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서 좋아했는데, 비행기 놓칠 판”…명절 국내선 무료주차 대혼돈 예고
국내선 주차장 무료 개방
전국 공항 147만명 몰리는데
공항 인근 교통 체증 불보듯
주민들 “대표적 탁상행정”
11일 오전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M빌라 앞에서 만난 김모씨는 정부가 추석 연휴에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요금을 무료화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공짜 주차가 가능해지면 주차난이 공항 인근 지역으로 번질 것이 뻔한데도 정부는 국민 이동 편의를 이유로 공항 주차장을 무료 개방했다”면서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선 손님만 무료라고 하던데 국제선은 왜 유료로 놔뒀는지도 형평성 차원에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정부가 추석 민생 대책 일환으로 전국 14개 지방공항의 국내선 주차장을 14일부터 18일까지 무료로 개방하기로 하면서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선 여객들이 5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아낄 수 있는 무료 주차 혜택을 보려 차를 많이 가지고 나올 경우 공항 주차장은 물론 인근 지역에까지 ‘주차 전쟁’이 벌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교통체증은 물론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11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김포·제주·김해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 국내선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
추석 연휴 전날인 13일부터 18일까지 147만여 명이 이들 공항을 이용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내선 여객은 112만 명에 달한다.
공사는 국내선 무료 주차 시행으로 차량 이용 여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엔 하루 평균 2만4000대가 무안·양양·포항경주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 주차장을 이용했다. 올해는 이보다 18.7%(약4530대)가 더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공항 무료 주차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추석 연휴라 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국내선 여객은 ‘무료 주차’에 유혹을 느낄수 밖에 없는 데다 주차면도 한정돼 있어 주차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말 한 승객이 김해공항 도착층 진입로 커브 길에 차를 세우고 출국해 휴가철 공항을 진입하는 차들이 큰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국내선 허브 역할을 하는 김포공항은 공항 내 도로에 진입한 뒤 주차하는 구조라, 차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공항 주변 진입도로 정체가 불가피하다. 탑승 시각에 쫓긴 여객들은 인근 골목 등에 ‘민폐 주차’를 할 가능성이 크고, 무자격 대리 주차 요원에게 웃돈을 주고 차를 맡기는 불법행위도 예상된다.
김포공항 롯데몰 인근에 사는 이모씨는 “추석 연휴나 휴가철이 되면 김포공항 주변은 주차 전쟁으로 몸살을 앓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무료 주차까지 된다면 대목을 노린 불법 주차 대행이 기승을 부리고,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한 차량들이 인근 대형 마트나 아파트 주차장을 찾는 일이 빈번할 것이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인터넷에는 공항 주차장 만차에 대비해 공항 주변 주차 공간을 알아보고 출발하라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무료 주차는 정부 정책에 따라 국내선 여객만 할 수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 전국 7개 지방국제공항 국제선 여객은 기존처럼 주차요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제선 여객이 국내선 주차장에 차를 댈 경우 이를 식별할 방법이 없어 국내선 주차 대란을 부추길 수 있다. 이번 연휴 7개 지방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35만 명으로 추산된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주차지연·만차·터미널 혼잡 등에 대비해 13일부터 18일까지 본사와 전국 14개 공항에 특별교통대책본부를 운영한다”면서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충분한 여유 시간을 두고 공항에 도착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사는 주차 혼란을 막기 위해 티맵(TMAP)·카카오 내비·네이버와 협업해 공항 주차장 잔여 면수·만차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각 지방공항 홈페이지와 공사 ‘스마트공항 3.0’앱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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